Anne Fausto-Sterling은 진화 심리학자들이 “정액 생산이 난자 생산보다 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을 보여주는 실제 데이터”를 제시하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진화 심리학자들에게는 남자와 여자에 대해 들려줄 이야기가 있다. 그들의 말에 따르면 남자는 정자를 거의 연속적으로 그리고 대량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 (사실 이들이 남자 생식 계통의 비범한 생산력에 대해 열변을 토할 때가 자주 있다.) 반면 여자는 한 달에 난자를 하나씩 만들어내며, 만약 임신하면 9 개월 동안 품고 있어야 한다. 남자는 (그럴 만한 여자들을 찾아낼 수만 있다면) 여러 개의 난자가 아기가 되게 만들 수 있으며 에너지 생산의 측면에서 볼 때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든다. 정액 생산이 난자 생산보다 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을 보여주는 실제 데이터를 전혀 제시하지도 않고—사실 남자는 정자뿐 아니라 에너지가 풍부한 보조 분비액도 같이 사정한다—진화 심리학은 남자가 가능한 많은 짝과 수 많은 짝짓기를 추구하도록 선택되었을(selected, 자연 선택을 말한다) 것이라고 추론한다. 한 번의 사정에는 거의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 많은 자식을 만들어내는 것이 남자의 전략이다. 반면 난자의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아주 질이 높은 소수의 자식들을 길러서 번식 연령에 도달할 때까지 생존하도록 만드는 것이 여자의 전략이다. 따라서 여자는 짝을 더 신중하고(prudent) 까다롭게(choosy) 고르도록 선택되었다(진화 심리학자들은 의미심장하고(operative) 함축하는 바가 큰(fully loaded) ‘수줍은(coy)’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왜냐하면 각각의 자식에게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바치기에 질이 낮은 남자와 짝짓기를 하면 재앙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예컨대 여자는 부실한 남자가 제공해서 유전적 결함이 있는 자식을 위해 난자와 9 개월의 임신이라는 값비싼 비용을 치를지도 모른다.

 

Evolutionary psychologists have a story to tell about human males and females. Males, they suggest, can produce sperm more or less continuously and in large numbers. (In fact these writers often wax eloquent over the prodigiously productive nature of the male reproductive system). In contrast women produce one egg monthly, and, if impregnated, must incubate it for nine months. Males can start a lot of eggs on the road to babydom (if they can find the females to carry them) and it costs them relatively little to do so in terms of energy production. Without ever offering actual data to show that semen production is less costly than egg production (after all, men don’t ejaculate individual sperm free from energy-rich supporting fluid), evolutionary psychology reasons that men must be selected to seek numerous matings with as many partners as possible. Since each ejaculation costs them little, the male strategy is to produce as many children at as low a cost as is possible. In contrast, because they put their eggs in only a few baskets, the females’ strategy is to raise fewer, but very high-quality children and see to it that they make it to reproductive age. Thus women should have been selected to be more prudent and choosy about their mates (evolutionary psychologists use the operative and fully loaded word ‘coy’) because given the large amount of energy and time devoted to each offspring, mating with a low-quality male could have disastrous consequences. A woman, for example, might spend her costly egg and nine months of pregnancy on a child bearing a genetic defect contributed by a sickly male.

 (Beyond Difference: Feminism and Evolutionary Psychology, Anne Fausto-Sterling, Alas, Poor Darwin: Arguments Against Evolutionary Psychology, Hilary Rose & Steven Rose 편집, 176)

 

 

 

만약 진화 심리학자들이 정자(또는 정액) 생산에 비해 난자 생산 비용이 더 크기 때문에 여자가 남자보다 성교 상대를 더 까다롭게 고르도록 진화했다는 가설을 제시했다면 “정액 생산이 난자 생산보다 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을 보여주는 실제 데이터”부터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은 의미가 있다.

 

정자 하나는 난자 하나보다 훨씬 값싼 자원이다. 하지만 남자가 성교를 할 때 정자 하나만 달랑 사정하는 것은 아니다. 수억 개 또는 그 이상을 사정하기도 한다. 게다가 정액 속에는 정자 말고도 다른 물질들도 들어 있다. 따라서 정액 생산 비용이 난자 생산 비용보다 작다고 단정할 수 없다. 이런 문제를 연구한 사람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정액 생산 비용이 난자 생산 비용보다 훨씬 커 보인다.

 

 

 

어쨌든 정액 생산 비용과 난자 생산 비용을 비교하는 것은 지금 이야기하는 맥락에서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이 맥락에서 진짜로 중요한 것은 임신과 수유이기 때문이다. 진화 심리학자 데이비드 버스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보자.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이 투자하는 현상은 난자에 국한되지 않는다. 부모 투자의 핵심 요소인 수정과 임신은 여성의 몸 안에서 일어난다. 남성은 한 번 성교하는 것만으로 부성(父性) 투자를 다할 수도 있지만, 여성은 그 한 번의 성교 때문에 다른 짝짓기 기회가 완전히 봉쇄된 채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9개월 동안의 의무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 출산한 후에도 수유라는 짐은 여성에게만 부과되며, 길게는 3~4년 동안 계속된다.

(『욕망의 진화』, 데이비드 버스 지음, 전중환 옮김, 사이언스북스, 2007, 54)

 

Women’s greater initial investment does not end with the egg. Fertilization and gestation, key components of human parental investment, occur internally within women. One act of sexual intercourse, which requires minimal male investment, can produce an obligatory and energy-consuming nine-month investment by the woman that forecloses other mating opportunities. Women then bear the exclusive burden of lactation, an investment that may last as long as three or four years.

(The Evolution of Desire, David M. Buss, Revised edition, Basic Books, 2003, 19~20)

 

 

 

남자는 운이 좋다면 한 번의 사정만으로도 자식을 볼 수 있다. 반면 여자는 9개월 동안 임신을 해야 한다. 그리고 분유가 없었던 사냥-채집 사회에서는 몇 년 동안 여자가 젖을 먹여야 한다.

 

여자가 임신과 수유에 들이는 시간과 생리적 에너지에 비한다면 정액이나 난자의 생산 비용은 새 발의 피다. 따라서 정액 생산 비용과 난자 생산 비용을 비교할 필요가 없다.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이 투자하는 현상은 난자에 국한되지 않는다라는 버스의 말은 좀 이상하다. 마치 정액 생산 비용보다 난자 생산 비용이 더 큰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문장에 오류가 있다 하더라도 “여자가 왜 짝짓기 상대를 더 까다롭게 고르나?”라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때에는 대세에 지장이 없다.

 

 

 

그런데 Fausto-Sterling는 “9 개월 동안 품고 있어야 한다”, “9 개월의 임신이라고 썼다. 즉 임신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Fausto-Sterling은 정액이나 난자의 생산 비용에 비하면 9개월의 임신에 들어가는 비용은 새 발의 피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래서 “정액 생산이 난자 생산보다 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을 보여주는 실제 데이터”를 제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것이 아니라면 왜 “정액 생산이 난자 생산보다 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을 보여주는 실제 데이터”에 집착하는 것일까?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Fausto-Sterling에 따르면 진화 심리학자들은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 많은 자식을 만들어내는 것이 남자의 전략이다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많은 남자들이 자식을 위해 정자 말고도 많은 비용을 치른다는 점을 진화 심리학계에서는 부정하지 않는다. 인간은 결혼을 하는 종이다. 이것이 인간과 침팬지의 중대한 차이점 중 하나다.

 

진화 심리학자들은 남자의 질투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한다. 남자는 자신의 아내가 바람을 피우면 질투를 한다. 그리고 오쟁이를 지면(아내가 외간 남자와 성교를 하면) 남편이 남의 유전적 자식을 위해 엄청난 노력을 허비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남자의 질투가 진화했다고 진화 심리학계에서는 설명한다. 만약 남자가 침팬지처럼 정자 제공 말고는 자식을 위해 하는 일이 거의 없다면 아내와 관련된 남자의 질투는 필요가 없을 것이다.

 

 

 

“진화 심리학자들은 의미심장하고(operative) 함축하는 바가 큰(fully loaded) ‘수줍은(coy)’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는 말도 문제가 있다. 수십 년 전이라면 모를까 요즘 진화 심리학자들은 이런 맥락에서 “수줍은(coy)”이 아니라 “까다로운(choosy)”이라는 단어를 주로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