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지방선거의 최대의 수혜자가 누구일까요. 아마 다들 박원순이라고 동의하지 않을까 하네요.

제가 몇일 전에 올린 글에서는 정치공학적 판단없이 그냥 여론 지지율만 보고서, 아마 안철수는 저물고 박원순과 안희정이 뜰 것 같다고 변변치 않은 예상을 드렸습니다만 실제 선거가 끝나고 나니 더 명백해지네요.

물론 안철수는 상당한 체면 치레를 했습니다. 그런데, 인천과 경기가 망하면서 박원순이 신승을 한 것은 예상보다 훨씬 박원순을 차기 대권주자로 돋보이게 해주는 것 같아요. 충청도에서 대승을 거두면서 안희정이 뜨는 것과 아주 상반되면서 재미있는 현상인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서 경기도를 새민련이 이긴 상태에서 박원순이 동반으로 이긴 것보다는 박원순이 혼자 수도권에서 승리한 것이 박원순을 돋보이게 합니다. 그리고, 대전이나 충북에서 새민련이 진 상태에서 안희정만 혼자 이긴 것보다 충청에서 전부 다 승리하면서 안희정이 이긴 것이 안희정을 상승시키는 것 같고... (이것 참 희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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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각설하고, 지금 이글에서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정치인의 이미지가 어떻게 선거를 통해서 확대되는가에 대한 제 사견입니다. 이 점은 평소에 정치에 관심이 많은 아크로 유저들 같은 사람들이 아니라 평소에는 정치에 관심이 그리 많지 않지만 조금만 발화점을 주면 선거에 참여할 확률이 아주 높은 중도층의 움직임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지 않을까 해서입니다.

정치인 - 특히 상대적으로 정계에 최근에 들어온 박원순같은 신인들 - 은 선거를 승리하면서 이미지를 굳혀서 중도층으로 외연을 넓혀가는 것 같다가 선거 후의 제 소감입니다. 

제 생각에는 중도층은 두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첫째는 선거때마다 보수와 진보를 크로스 오버를 하는 사람, 즉 어떻게 보면 현재나 좀 직전까지 안철수를 지지했던 그 중도층입니다. 경우에 따라 새누리를 찍기도 하고 새민련을 찍기도 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둘째는 대체로 진보/보수 어느쪽에 투표할 지 성향은 이미 결정되어 있는데, 때에 따라서 투표에 참여하기도 하고 아닌 사람들도 중도층으로 구별해야한다고 봐요. 지방선거는 투표율이 60%가 안되지만, 대통령 선거는 80% 가까이 갑니다. 저는 바로 이 15%에서 20%를 왔다갔다 하는 사람들중에 대부분이 이 후자의 중도층이라 봅니다. 물론 전자와 후자가 오버랩이 있기도 하겠지만 제 생각에는 극히 적다고 봅니다.  이번 선거 막판에서 새누리에서 도와달라고 생쑈를 하고 다녔는데, 이 생쑈의 타겟이 바로 새누리 성향 중도층이 아니겠습니까. 저는 상당히 그 전략이 성공했다고 봅니다.


늘 제 아내가 자주가는 아줌마들 싸이트를 간접적으로 눈팅을 해보게 되었는데, 박원순에 대한 찬양이 극을 달리더군요. 제 와이프 같은 경우를 보면 평소에는 정치에 무관심하거든요. 선거철에는 관심을 슬쩍 나타내다가 끝나면 바로 정치에는 관심을 뚝 끊는.... 즉 두번째 타입에 해당하는, 또는 투표율을 좌지우지 하는 중도층에 들어가는 사람이죠. 그런 이 중도층께서 오늘 선거 결과를 저랑 이야기하면서 아줌마들 싸이트에서 보고 세뇌되온 박원순에 대한 찬양(?)을 하더라구요.

제가 물론 그냥 지나치지는 않고, 아크로에서 이미 한참 논의 되었던 박원순의 보여주기 행정에 대한 비판을 좀 해주었더니, 어 그렇냐고 고개를 끄덕였지만 제 생각에는 몇년 지나면 제가 했던 비판은 기억 저편으로 날라가고 지금 승리의 박원순에게 쏟아지는 찬양에 대해서는 훨씬 오래 기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번뜩 든 생각이 성향은 결정되었지만 투표를 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는 중도층이라는 사람들이 앞으로 투표를 어떻게 하게 될 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더군요. 이게 제 오늘의 감상이었습니다. 물론 저도 제 생각에 확신이 안들어서 이글을 정치 카테고리에 넣지 않고 사회 카테고리에 넣었지만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