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님이 쓴 <영남패권 어떻게 없애냐구요?> 의 제 댓글에 달린 답글을 오늘 오후에 보았습니다. 약 서너번을 읽어보았고 재차 답글을 달고자 하였으나 업무가 바빠 글을 쓰지 못하고 이제야 님의 댓글에 대한 소감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그 댓글을 보니 님을 비롯한 정통 민주당 지지자의 노무현 전 대통령과 그 열혈 지지자들에 대한 적개심이 생각보다 깊음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 아크로에서 왜 님을 비롯한 몇몇 호남분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과 그토록 싸우는지 조금은 이해가 되었습니다. 님의 글에 따르면, 노무현과 그 추종자들이 호남의 상징자산을 결정적으로 훼손하고 호남에 대한 악의적인 왜곡과 적대감을 보였고 지금도 그 행태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자신들의 행위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고 호남이 '민주화에 대한 헌신을 통해 대한민국의 발전에 기여했다'는 사실을 올바르게 인정하지 않으면 PK를 중심으로 한 노무현 추종자들은 공존의 대상이 아니라 타도의 대상이라는 생각을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일정한 애정도 가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결국 님을 비롯한 정통 민주당 지지자들과 노무현 전 대통령 추종자들의 관계는 애증이 함께 하는 관계인 것 같네요. 그래서 내부적으로 치열하게 헤게모니 쟁탈전을 벌이지만 선거와 같은 외부의 적을 맞아서는 단결하기도 하고. 일종의 국공합작같은 느낌입니다.

그런데 제가 좀 의문을 갖는 것은, 님이 호남(또는 진보진영)의 상징자산을 훼손한 사건으로 들고 있는 '대북송금특검'과 '민주당 분당'인데요, 대북송금특검을 한 것이 왜 호남의 상징자산을 훼손한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국민들 모르게 이루어진 대북송금은 명백한 불법행위이고 통치행위로 무마할 수 있는 사건이 아니었거던요. 그 이전의 정부들도 북한에 많은 지원을 했지만, 현금으로 수천억원을 무상으로 지원한 경우는 없습니다. 가장 많은 대북지원을 했다고 하는 김영삼 정부도 거의 다 경수로 지원금이었지 현금으로 북한정권을 지원한 것은 아니었단 말이죠. 그런데 김대중 대통령은 현금으로, 그것도 국민들 모르게 자금세탁을 거쳐 북한정권에 지원했다는 사실은 아무리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통치행위의 일환이었다고 주장해도 국민들(특히 보수적인 국민들)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들었죠. 따라서 김대중 정부의 대북송금은 반드시 털고가야할 문제였다고 보여집니다. 만약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대북송금특검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노무현 대통령은 통치를 하기가 어려웠을지도 모릅니다. 이 점은 노무현 대통령의 자서전<운명이다>에 분명히 나와 있습니다. 그 책을 보면 노무현 대통령은 대북송금에 대해 너무나 많은 의혹이 제기되어 수사를 하지 않으면 도저히 수습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당시 한나라당이 발의한 특검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 할수도 있었지만 검찰 수사까지 막기는 어려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의 입장으로서는 전방위로 벌어질 검찰 수사보다는 인력과 활동범위가 제한된 특검에 맡기는 것이 낫다고 판단을 했기에 특검을 수용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그 목적을 달성했구요. 그리고 대북송금특검의 전후 사정도 김대중 대통령과 박지원에게도 다 설명을 했고 김대중 대통령도 이해를 했다고 했습니다. 또 김대중 대통령도 자서전에서 대북송금특검이 '당시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한 것으로 보아 차후 노무현 대통령의 입장을 이해한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대북송금특검이 호남의 상징자산을 훼손한 사건이라고 말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것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두번째로, 민주당을 분당시켜 열린우리당을 창당한 사건인데요, 제 생각에도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당을 분당시킨 것은 대단히 큰 실수이고 정치도의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저는 민주당 분당이 결정적으로 호남을 배신한 사건으로 판단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은<성공과 좌절>에서 "전국정당'을 만들어야 할 당위가 있었기 때문에 열린우리당을 창당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민주당 내에서 전국정당을 지향하기가 어려웠으며 자신이 후보일 때 외부의 적(정몽준을 뜻하죠)과 내통한 사람들이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당의 개혁을 반대했기 때문에 열린우리당을 창당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정치개혁이 중요하다고 해도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 당을 깬다는 것은 정치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제가 좀 의아하게 생각하는 것은, 당시 민주당의 분당에 정동영, 신기남, 천정배 등 호남의 대표적인 정치인들이 앞장 섰다는 사실이죠. 그러니까 호남정치인이 호남을 배신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물론 내막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언론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그렇습니다. 따라서 민주당 분당을 전적으로 노무현 대통령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타당하지 않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민주당 분당이 호남의 상징자산을 훼손했다는 님의 얘기에 의문을 갖게되는 것입니다. 제 생각이지만 민주당 분당의 큰 책임은 당시 흔히 얘기하던 '천신정'에게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열린우리당 창당 후 당의 실권을 장악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열린우리당은 3년 만에 해체되었으니 결과적으로도 노무현 대통령과 그 추종자들이 민주당을 분당시키면서까지 열린우리당을 창당한 것은 잘못된 것으로 증명이 되었다고 해야겠지요. 이상으로 님의 댓글에 대한 저의 소감을 간략하게 피력했습니다. 

저는 님의 '영남패권'의 해소방안에 조금 관심이 있습니다. 그래서 님의 후속 글이 올라오기를 기다리고 있지요. 구체적으로 어떤 방안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 방안들이 영남인인 제가 보기에 실천가능한 것인지, 아니면 도저히 실현불가능한 탁상공론에 불과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미트라고라님은 영남패권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먼저 영남패권의 실존부터 인정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사실 저는 '패권'이라는 용어가 좀 거슬렸습니다만 영남인들이 타 지역에 비해 사회적으로 생활하기에 좀더 유리한 측면이 있음을 부인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패권' 운운할 정도로 압도적인 위치에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을 뿐이죠. 또 제 개인적으로 봐도 경상도 사람이라고 해서 특별히 친한 척 하거나 또 회사에서 능력이 떨어지는데도 불구하고 인사상 이익을 준 경우가 없습니다. 그리고 어제도 얘기했지만 제 군대 동기 중에는 광주 출신도 있구요( 그 친구 때문에 광주를 서너번 간 적도 있죠). 많은 사람들이 현 박근혜 정부의 요직에 영남 사람들이 등용되기 때문에 영남패권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사실 제가 보기엔 박 대통령이 영남인이기 때문에 중용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생각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기준은 첫째가 능력이고 둘째가 충성심이라고 하더군요. 이 점은 이정현 홍보수석이 수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직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아 인정되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능력과 충성심만으로 사람을 뽑아서도 안 되겠지요. 적절한 지역안배도 필수적 요소라는 점도 인정합니다. 제 생각이지만 아마 앞으로는 지금보다는 좀더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또 차기 대선에서 새민련이 승리한다면 더욱 많은 변화가 있겠지요. 저는 차기 대선에서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새민련이 승리할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권이 10년을 하면 국민들도 조금 지겨워하고 변화를 원하는 경향이 높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