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없는 전사님의 글에 댓글로 달려다가, 너무 길어져서 따로 본글로 작성하는 것을 양해바랍니다. 님의 모든 것을 쏟아붓는 장문의 글을 쓰셨으니, 저도 모든 것을 쏟아붓겠습니다. 


첫번째, 운지에 대하여

님의 주장에는 <일베는 사회적 암덩어리이므로, 일베가 주로 사용하는 모든 비하어는 금지대상으로 삼아야한다> 라는 아주 단선적이고 위험한 견해가 담겨 있습니다.  

제가 파악하건데, 일베는 대략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는 사이트입니다. 

1. 새누리당 지지와 야권에 대한 적극적인 반대
2. 박정희 전두환 등으로 상징되는 극우적인 입장 지지.
3. 김대중 노무현을 비롯하여 야권정치인 및 유명인사들에 대한 조롱성 비난. 대표적으로 운지와 핵팽귄
4. 여성 장애인등의 사회적 약자들과 호남지역민들에 대한 반인륜적 반사회적 비하와 조롱
5. 기타

위 열거한 것들 중에서, 적어도 1. 2. 3은 <결코 간섭해서는 안되는 일베회원들의 자유와 권리>에 속합니다. 만약 일베에 1. 2. 3에 해당되는 발언들만 존재한다면. 일베는 아무 시비거리가 될 일도 없고, 그들을 '반드시 폐쇄해야만 하는 패역한 무리들'로 규정해야 할 아무런 이유도 없습니다. 그저 보수성향 네티즌들이 주로 모이는 건전한(?) 정치유머사이트 정도가 되겠죠. 

그런데 아크로 다수 회원들이 일베를 <반드시 폐쇄해야만 하는 반인륜 반사회적 사이트>로 규탄하는 이유는 바로 4번 때문인거죠. 즉 1 2 3은 문제 없고 4번이 문제다 이런겁니다. 그런데 님은 이런 식의 아무런 개념정리도 없이 막무가내로 <니들 일베는 폐쇄해야 마땅하다며? 그런데 왜 니들은 일베충들이나 쓰는 운지에는 왜그렇게 관대하냐고. 이게 말이 돼?> 라는 우기기를 하고 계시죠. 3번과 4번을 그렇게 아무런 근거없이 본인 맘대로 섞어버리면 안됩니다.  

즉 님께서는 일베의 4번에 분노하고 반대하는 사람들을 교묘한 논지로 혼란스럽게 한 뒤, <왜 니들은 3번(운지)을 봐줘야 한다고 하지? 그런 당신들이 4번(홍어)에 화낼 자격이 있어?> 라는 아주 이상한 주장을 하고 계신겁니다. 4번에 분노한다고 해서, 반드시 3번에도 분노해야만 할 조금의 인과관계라도 있어서 이러시는 건지 정말 궁금합니다.  

본인의 <운지 사용 반대> 라는 주장을 관철하기 위하여 이런 식의 불합리한 논지전개를 남발하시면 안됩니다. 모순은 현재 님이 범하시고 계신거죠.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저는 만약 일베가 다른 이유가 아니고 운지드립때문에 부당한 탄압을 받는다면, 당연히 그때는 일베의 편에 서서 싸울 것입니다. 제가 아무리 그들을 미치도록 증오한다고 하여도, 표현의 자유는 결코 훼손되어서는 안되는 원칙이기 때문이죠. 아마도 님께서는 지난 통진당 분당사태 때 아크로에서, 제가 일베충만큼이나 싫어하는 통진당 당권파들 편에 서서 보름여 동안 댓글 싸움을 벌였던 것을 기억하실겁니다. 저는 분명히 그렇게 합니다. 아무리 주사파라도 사기를 당해야할 의무는 없으니까요. 잔인무도한 연쇄살인범 유영철에게도 변호사를 선임할 자유와 권리는 마땅히 보장되어야만 한다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아닌 것은 아닌 것이죠. 

그리고 제가 보니까 님께서는 <모든 비하어는 그것을 듣는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므로 모두 동급이다. 따라서 운지와 홍어는 동급의 비하어이다> 라는 괴상한 주장을 하고 계시는데, 그거 아주 잘못된 견해입니다. 비하어에 의한 상처에도 분명히 범주와 성격들이 다른 것이고, 적어도 운지는 노무현지지자들이 마땅히 감수해야할 상처입니다. 박정희지지자들에게 박정희의 죽음에 대한 비하와 조롱이 마땅히 감수해야할 상처인 것과 전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즉 운지는 비하어의 성격 자체가 여타의 것들과는 아예 다르고, 차라리 서울뺀질이가 운지보다 훨씬 악질인 비하어입니다. 서울뺀질이라는 말을 들을 때 받는 사람들의 상처가 제아무리 미약하다 한들, 그것은 어디까지나 마땅히 감수해야할 상처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범주 자체가 건널 수 없는 넘사벽이라는 말씀. 하물며 홍어이겠습니까? 



두번째, 스카이넷에 대하여. 

아주 쉽게 일베와 스카이넷을 동급인 것처럼 단순 비교하시는데, 이 것 역시 아주 개념없는 주장입니다. 일베를 악의 무리로 규정하고 폐쇄해야 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그 사이트에 단순히 홍어나 통구이같은 반인륜적 패드립들이 다수 등장해서가 전혀 아닙니다. 그렇게 알고 계시면 그건 님의 오판이죠. 홍어나 통구이는 포털다음 아고라에도 자주 등장하고, 심지어 청와대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등장합니다. 그럼 아고라도 폐쇄하고 청와대 홈페이지도 폐쇄해야만 할까요? 이건 말이 안돼는거죠. 그럼 왜 말이 안될까요? 바로 일베와 그 사이트들은 질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일베와 그 사이트들을 가르는 결정적이고 질적인 차이는, 그런 반인륜적 게시물들이 추천게시물로 권장될 수 있는 운영시스템이 첫째이고, 홍어나 통구이같은 반인륜적 패드립에 대한 삭제와 발언자의 징계요청을 회피하는 운영이 두번째입니다. 아무런 자정작용이라는게 존재하지 않고, 결국 법률소송말고는 그들의 패악질을 견제할 수단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으로써 비로소 일베가 반사회적 사이트로 분류될 수 있는 것이고, 폐쇄하라는 여론이 들끓는 것입니다. 

님은 과연 이런 것들에 대한 고민을 단 1초라도 하시고서 그런 글을 쓰신건가요? 과연 스카이넷이 그 기준들을 만족합니까? 

님이 스카이넷을 끌고 와서 이러쿵 저러쿵 시비거는 것은, 아고라에 출입하는 회원들에게 시비거는 것과 다른 것이 없어요. 스카이넷과 아고라가 질적으로 다른 차이가 하나라도 있나요? 아고라에도 자주 등장하는 홍어나 통구이에 아무 반응을 안보인다 해서 그 회원이 이중잣대의 소유자가 되는 것은 아닌 것처럼, 스카이넷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님의 주장은 그저 스카이넷에 대한 혼자만의 편견이 빚어낸 착시에 불과합니다. 

하다 못해 솔직히 요즘 아크로를 뜨겁게 달군 어떤 분의 <나는 일베를 구경하면 웃기고 재미있다> 비슷한 드립을 스카이넷을 상대로 친 회원이 있어요? 아니면 어떤 분처럼 <일베는 펙트로만 말한다> 드립을 스카이넷을 상대로 치기라도 하던가요. 님이 비판하는 회원들 중에 스카이넷을 긍정적으로 표현한 사람이 한명이라도 있던가요? 

스카이넷에서 하도 아크로의 글에 대한 이런 저런 품평회가 벌어지니 대체 뭔 소리를 하나 가끔 가서 들여다보는 것 밖에 없고, 이상한 오해나 이런게 있으면 지적해주는 것이 전부입니다. 아닌 점이 있나요? 

스카이넷의 문제는 그곳에서 따지시기를 바랍니다. 


마무리 

이건 솔직히 다시 꺼내기 싫은건데, 님의 <영남의 호남비하드립은 친구들끼리 가볍게 즐기는 일종의 유희와 같은 것이니 너무 그러지 마시라>라는 말씀이 <나는 일베를 구경하면 웃기고 재미있던데 일베를 너무 미워하지 마시라> 라는 어떤 분의 말씀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 말씀일까요? 님께서 본인의 그 발언을 변호하기 위해 수개월에 걸쳐 치열하게 반론하고 반박하고 그랬던 것은 과거지사니까 다 잊기로 하십니다. 

그러나 님의 글을 보니까 님은 여전히 <당시 내 말이 저 사람들에게 얼마나 상처가 되었을까?> 라는 아무런 공감도 없으신 것 같습니다. 그런 분이 <운지>를 들을때 느끼는 본인의 상처에 대한 공감을 이렇듯 당당하게 요구하시면 안돼죠. 님이 여전히 노무현지지자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은 님들이 당연히 감수해야할 상처에 불과해요. 그런데 당연히 감수해야 할 이유가 손톱만큼도 없는 홍어를 끌고 와서, 운지는 홍어와 동급의 비하어이니 금지합시다라는 사기성 주장을 그리도 길고 쌈빡하게 하시면 곤란하죠. 

아무리 님의 글을 다시 읽어봐도, 운지드립을 듣기 싫은 본인의 개인적 정치성향의 만족을 위하여, 일베에 대한 공중의 정당한 분노를 이용해먹는 굉장히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분이라는 생각을 피할 수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