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과학을 믿건 말건 그건 그 사람의 자유지만 제발 '모든 교인'들에게 믿으라는 강요 좀 그만해라! 창조과학을 믿으면 그 사람은 나무랄 데 없이 모범적인 기독교인이고 진화론을 받아들이면 기독교를 부정하는 반기독교인인가? 

도대체 창조과학이 얼마나 대단하길래 기독교 신앙의 본질까지 규정할 수 있는지 난 도통 이해를 할 수가 없다. 믿고 싶으면 지들이나 실컷 믿을 것이지 진화론을 믿는 기독교인들을 타락했느니 신앙을 배신했느니, 자유주의자니 하는 딱지를 붙여야 직성이 풀리는 모양이다. 그래, 그렇게 하니 좀 직성이 풀리시나? 

내가 만난 어떤 목사 왈, 나보고 위험한 길로 가고 있으니 조심하라고, 사탄의 유혹에 빠지는 지름길이란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이제 기독교계의 지나친 경직성에 아주 기가 질렸다. 아래 글을 보라!

"백현주 총무는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의 매년 고교 졸업자는 50-60만명에 달하는데, 서구의 기독교를 무너뜨린 교과서 속 진화론이 국내에서도 해마다 이들에게 무신론 및 자연주의 세계관을 세뇌시키고 있다”며 “이단 및 사이비 종교에 빠진 사람이 2백만명이라는데, 이것도 놀라운 숫자이지만 전 국민에게 무신론을 세뇌시키는 교과서의 영향력에 비하면 차라리 미미하다는 생각”이라고 우려했다."

“진화론·창조론 모두 ‘신앙’인데, 왜 진화론만 교과서에?”
http://www.christiantoday.co.kr/view.htm?id=257689

다시 말하자면 '진화론에 대한 세뇌'가 '이단 및 사이비 종교' 보다 더 우려할 일이라는 거다. 안봐도 뻔하지만 진화론을 믿는 나 같은 기독교인은 그들 눈에 이단 및 사이비 종교보다 더 위험한 사람으로 보일게 분명하다. 아마 나를 '진화론에 세뇌된' 사탄의 하수로 몰지도 모르겠다. 마녀사냥도 이보다 더한 마녀사냥이 있을까?

아마도 그들의 목표는 '기독교 = 창조과학'이라는 등식을 모든 사람들 머리에다가 세뇌시키고 싶은 것일 텐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아직도 한국 교회의 상당수는 이 프레임에서 못 벗어나는 듯 싶다. 교회에서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것조차 사탄의 생각으로 몰린다면 누가 용기있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그런 식의 마녀사냥이 계속된다면 공동체에서 무슨 화합과 발전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내가 소위 '창조과학 운동'을 싫어하는 이유는 그들의 주장이 단지 과학적이지 않기 때문이 아니다. 창조과학의 진정한 문제는 그들과 생각이 다른 사람 모두를 적으로 모는 사고방식에 있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그들이 그렇게 싫어한다던 도킨스와 같은 무신론 운동가들과 그들이 별로 다르지 않게 보인다. 그러고도 기독교인의 사랑을 온누리에 전한다고? 누가 거기에 감동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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