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에 대한 두 가지 편견이 있다. 하나는 남들이 만든 거고 다른 하나는 내가 만든 것이다.

 

첫 번째 편견은 호남사람은 배신을 잘 하고 범죄자가 많고..... 빨갱이가 많다.” 같은 굳이 반론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의 황당하고 근거가 없는 편견이다. 호남지역에서 10년을 넘게 살고 있는 내 개인적인 경험으로 판단하더라도 일고의 가치도 없는 편견이다.

 

이런 편견이 생긴 기원과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이론들이 있는데 정설은 없는 것 같다.

시대순으로 말하면
, 삼국통일 이후 신라에 대항한 백제인에 대한 정치적 보복과 차별이라는 기원설부터 시작한다.

 

또한, 고려를 세운 왕건은 후백제의 견훤에게 크게 패한 경험이 훈요십조 8항에 나타나 호남편견의 원인이 됐다는 기원설도 있다. 훈요십조 원문은 其八曰, 車峴以南, 公州江外, 山形地勢  趨背逆, 人心亦然, 彼下州郡人, 參與朝廷, 與王侯國戚婚姻, 得秉國政, 則或變亂國家, 或銜統合之怨,  生亂, 且其僧屬官寺奴婢, 津驛雜尺, 或投勢移免, 或附王侯宮院, 奸巧言語, 弄權亂政, 以致 變者, 必有之矣, 雖其良民, 不宜使在位用事인데해석하면 차령이남 금강 밖은 산형과 지세가 거꾸로 달리니 인심도 역시 그러하다. 그 아래에 있는 주나 군의 사람이 조정에 참여하고 왕후·국척과 혼인하여 권력에 결탁하게 되면 국가에 변란을 초래하거나 통합당한 원한을 품고 임금을 범하는 난을 일으킬 것이니 비록 양민이라 할지라도 그 지역 출신들은 관직에 임용하지 말라.

 

조선시대에는 정여립의 모반사건이후 전라도는 반역향으로 낙인 찍히고 동학혁명으로 반역성향이 확인되어 전라도는 역모와 모반의 고장으로 인식되게 됐다는 기원설도 있다.

 

일제 이후 한반도에 산업화가 일어나고 일제에 의한 토지의 강탈에 의해 농민들의 이농현상이 시작됐는데 농지와 농민의 비율이 높았던 호남이 특히 심했다. 5.16 쿠데타 이후에는 수도권과 영남에 산업시설이 집중 되었기에 영남보다는 호남출신 농민들의 이농현상이 더 심했다. 호남출신들은 이동과 구직과정에서 현지인들과 주거와 일자리를 놓고 부딪칠 수밖에 없었고 그 과정에서 부정적 차별과 편견을 겪기 시작했다는 산업화와 관련된 기원설도 있다.

 

6.25 한국전쟁과 관련된 기원설도 있다. 남한군이 낙동강 이남으로 후퇴하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지역출신들이 피난을 경상도 지역으로 간 반면, 호남은 지리적 여건상 피난을 못 갔다. 피난지에 모인 전국의 지역출신들이 호남인이 없거나 소수인 틈을 타 호남인들의 흉을 보고 왕따를 시켰다는 기원설이다.

 

마지막으로, 비교적 최근의 현상으로 영남정권에 의한 호남인들에 대한 차별설이 있다. 독재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박정희 도당과 후예들이 영남인들을 결집시키고 정권에 도전하는 호남정치세력을 물리치기 위해 호남에 대해 악의적인 편견을 조장하고 차별했다는 기원설이다.

요약하면, 위에 열거된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호남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형성됐다고 볼 수 있다.

 

호남에 대한 두 번째 편견은 비교적 근래에 현대정치사를 통해 만들어진 편견이다. “호남인들은 진보개혁적이고 정의롭다라는 편견이다. 이것은 내 스스로 만든 편견이지만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꽤 있을 것으로 본다.

 

내가 이 편견을 가진 것은 나름대로 근거가 있다. 동학혁명이라든가, 광주학생운동 같은 일제하의 항쟁, 5.18 민주화항쟁, 그리고 95% 이상 나타나는 반수구적 투표성향에 근거를 두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이 편견을 폐기해 버릴 정도는 아니지만 상당히 과대평가 됐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됐다.

 

2002년 대선 때 이회창에게 4.9%밖에 표를 안 줬던 호남이 2007년 대선 때는 이회창보다도 못한 이명박에게 9%나 투표했다. 이회창에게 간 3.6%를 합치면 두 자리 숫자다. 안철수가 나오기 전에는 독재자 딸 박근혜의 지지율이 20%가까이 근접했었다. 지금 박근혜의 똘만이 이정현이란 자는 광주 서구을에서 선두를 달린다고 한다. 놀라운 일이다.

 

정치권에서도 진보개혁성이나 투쟁성에서 친노보다도 못한 정치인들이 적지 않다. 게다가 호남출신으로 보이는 요즘의 아크로 논객들을 보면 수구성향이 강하다. 그들의 관심은 대의적 정의보다는 오로지 호남의 지역이익이다. 소위 닝구들이 노빠들의 개혁성에 뒤지기 시작한 것일까? 이런 현상들은 호남의 수구화가 진행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들이 예외적 소수라고 안심을 해야 하는 것일까?

 

ps: 내가 호남정신에 대해 언급했더니 몇몇 호남출신들이 흥분해서 반론하더군. 5.18 등의 투쟁이 호남만을 위한 것이었던가? 호남정신이 그런 지역이기주의의 발로였다면 내가 호남정신을 존중할 필요가 하나도 없다. 그리고, 호남정신은 호남정신을 계승할 사람들의 것이지, 단지 호남에서 태어난 사람들의 것이 아니다 출신만 호남이고 정신은 수구속물적인 사람들은 호남정신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말고 부끄러우니 호남출신이라 내세우지도 말기를 바란다. 지역 연고로 따져도 호남 떠난지 10년이 넘은 사람들보다는 호남에서 산지 십년이 넘은 내가 호남과 호남의 이익에 대해 더 할 말이 많다. 다만 나는 호남의 이익보다 전체의 이익이 우선돼야한다는 대의적 호남정신을 잘 알고 있기에 호남의 이익만을 내세우지 않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