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제 농약급식 논란과 관련하여 짧은 글을 올리고, 서울시 친환경유통센터가 허용치 기준 이상의 잔류농약이 검출된 농산물을 학교급식 식재료 공급한 사실 자체보다는 박원순의 거짓 해명이 더 문제라고 지적했었습니다.

http://theacro.com/zbxe/free/5059243

그런데 어제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에서 박원순이 한 발언을 보니 박원순은 거짓말이 습관화되어 있는 듯한데다 책임을 다른 쪽으로 전가하는 파렴치함마저 보이는 것 같습니다.

박원순은 어제 토론회에서 "감사원의 보고서 전문에는 각주에 그런 표현이 있지만, 서울시에 통보한 처분 요구서에는 해당 내용이 전혀 없다"며 "감사원 스스로 서울시에 알릴 필요가 없다고 결론을 내린 것 아니겠느냐"고 거듭 주장하고, "감사원이 왜 이 내용을 알리지 않았는지는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서 "미량이라든지 위반 정도가 약하다든지 (통보하지 않은) 이유는 우리도 알 수 없다. 다시 당선되면 종합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정 후보가 '사죄 요구'한 것과 관련해서는 "감사도 우리가 요청한 것"이라며 "감사원에서 조사해 우리에게 통보한 게 중요한 것 아니냐. 일절 (통보가) 없는데 뭘 어떻게 사과하라는 것이냐"고 일축했지요.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14052908530436495

박원순은 어제 토론회에서도 감사원에서 일절 (통보가) 없었는데 뭘 사과하라는 것이냐고 마치 감사원이 서울시에 감사결과를 통보하지 않은 것처럼 이야기하고, 허용치 기준 이상의 잔류농약 농산물이 공급되지 않았으며, 그런 지적도 받은 적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2013년 12월 16일 서울시장실에서 관련자 11명이 참석하여 가졌던 <친환경무상급식 숙의 계획>을 보면 박원순이 새빨간 거짓말을 하고 있음이 드러납니다. 아래는 서울시의 홈피에 올라와 있는 당시의 문건입니다.

http://opengov.seoul.go.kr/section/439037

이 내용을 보시면 알겠지만, 이 회의는 감사원 감사결과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음을 알 수 있고, 감사원의 감사결과를 서울시가 이미 통보받았음도 확인이 됩니다. 숙의 중점 내용이 <감사원 감사의 지적사항에 대한 조치 및 대응방안 등 (센터의 식재료 안전성검사 및 학교 공급가격 결정, 학교급식 식재료 배송업체 등 선정 관리 실태 등)>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서에서 지적한 내용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는 자리임이 분명했습니다. 이 회의의 말미에 박원순이 10분 정도 총평을 했음도 나와 있는 것으로 보아 박원순도 이 자리에 참석했음이 분명하여 감사원 감사결과나 숙의내용을 모를 리 없다고 봅니다.

만약 박원순이 감사원 감사결과와 그 대응책을 논의한 숙의 내용도 모른다면 5개월 전에 했던 회의의 내용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뜻인데, 이런 기억력이나 건강상태로 어떻게 1천만 수도 시민의 시정을 책임질 수 있겠습니까?

저는 박원순이 변호사이고 아직 50대인 점을 볼 때, 기억력이 나쁘거나 건강상의 문제는 크게 없을 것으로 봅니다. 그렇다면 박원순은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공개된 방송에서 서울시민들에게 새빨간 거짓말을 한 것이고, 그것도 모자라 감사원에게 책임을 돌리는 후안무치한 행위를 한 것입니다.


저는 진짜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박원순이 이 문제에 대응하는 방식과 태도입니다. 앞의 글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정몽준이 자신이 아직 파악하지 못했거나 모르는 사실로 공격해 들어오면 확인을 해 보고 그것이 사실이면 시정조치 하겠다고 하면 될 것을 왜 저런 거짓말로 서울시민들을 기만하려 했는지 아직도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자기는 전지전능해야 하고 완전무결해야 한다는 강박감이나 결벽증이 있는 것일까요?

농약급식이 박원순의 자충수로 서울시장 선거의 막판 변수로 떠올랐고 정몽준과 새누리당이 이것을 쟁점화시켜 맹공을 펼칠 것으로 보입니다. 광우병으로 촛불집회까지 한 마당에 농약급식의 위험성을 과대 선전하는 정몽준이나 새누리당에게 선전선동하지 말라고 반박해 보았자 씨알도 먹힐 것 같지 않습니다.

저는 솔직히 박원순의 저런 뻘짓으로 친환경유통센터가 자신들의 잘못이나 과오보다 더한 비난을 받고 책임을 추궁당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솔직히 농산물에서 잔류농약이 나온 케이스는 전체량에 비해 얼마 되지 않습니다. 감사원의 지적사항을 수용하고 시정조치하여 재발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보완하면 될 일이죠. 2013년 12월에 서울시가 이에 대해 숙의계획을 하는 자리를 가진 것은 잘한 일입니다. 그런데 일이 이렇게 확대되고 보니 이번 사건과 무관한 친환경유통센터를 통해 농산물을 공급하는 생산업체나 친환경무상급식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이번 사태로 곤혹을 치르지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