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300명 죽었는데 ‘박근혜 눈물홍보’ 동영상 배포

5분짜리 중 눈물 장면만 2분, 나머지는 위로장면 뿐…항의·진실 요구 장면 누락 “정상인가”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34일째를 맞아 대국민 담화를 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집중적으로 반영한 홍보 동영상을 청와대가 별도로 제작해 홈페이지를 통해 소개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박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한 다음날인 20일 홈페이지에 게시한 것으로 나타나있는 ‘세월호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동영상은 박 대통령이 진도현장에 방문해 실종자 가족들을 만난 장면, 유가족과 청와대에서 위로하는 모습, 분향소를 찾아가 위로하는 모습, 대국민 담화 때 눈물을 흘리는 장면 위주로 구성돼있다.

 

특히 모두 5분2초 분량 가운데 앞 부분의 30초와 마지막 뒷부분의 1분20초 등 약 2분 가까이를 대국민 담화 도중 박 대통령의 눈이 글썽거리거나 눈물을 흘리는 모습으로 채워져있다.

하지만 진도체육관과 안산 분향소에서 실종자가족과 유가족들이 박 대통령에게 격렬히 항의하는 모습이나, 청와대 면담 당시 사건의 진상규명을 비롯해 대통령도 조사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한 요구사항 등은 일체 빠져있다. 청와대 대통령의 홍보를 위해 가장 중요한 진실을 누락하는 방식으로 왜곡된 영상을 제작한 것이다.

 

이를 두고 사고 수습은커녕 참사의 진상과 책임규명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본인 스스로 밝힌 대통령이 마치 자신은 잘한 것처럼 영상을 제작해 배포한 것이 도리에 맞느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 등을 하는 장면을 중심으로 청와대가 제작한 '홍보성' 동영상. 사진=영상 캡처

 

박광온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23일 “사고가 수습되지도 않았는데, 청와대에서 홍보용으로 보이는 동영상을 올려서 마치 대통령의 치적을 자랑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세월호 참사 초기 정부의 대응이 얼마나 무능했으며, 그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는지, 그리고 아직도 차가운 바다 속에서 가족들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분이 얼마나 많은지를 안다면 일러도 너무 이른 조치”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청와대 관계자가 정상적인 판단력과 양식을 갖고 있다면 도저히 실행에 옮길 수 없는 일”이라며 “대통령과 청와대, 정부가 초기 100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 어떤 조치를 취했고, 재난시스템은 왜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청와대가 이 홍보동영상에 대해 해명하려 하지 말고, 즉각 내리는 것이 유가족과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대변인실과 국정홍보비서관실 관계자들은 여러차례 전화통화에서 담당자가 자리에 없으며 자신은 아는 게 없다며 아무런 해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민경욱 대변인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 영상물 제작 책임자인 국정홍보비서관은 현재 공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