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희 2003년 대선자금수사때 삼성비자금 알고도 덮었다”

김용철 ‘삼성을 생각한다’서 저술…“수사대상이 아니어서 그런 듯” “입장 못낸다”

세월호 참사 정국에 기습적으로 이뤄진 국무총리후보 인선과 관련해 안대희 새 총리후보가 11년 전 대선자금 수사 당시 삼성 비자금 사건도 알고 있었으나 이를 덮었다는 주장이 나와 진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오후 김용철 변호사와 김 변호사가 저술한 <삼성을 생각한다>에 따르면 김 변호사는 (지난 2003년) 대선자금 수사를 맡은 안대희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현 대법관)가 자신과 부산에서 함께 근무한 인연을 들어 “그는 청렴하고 강직한 검사였다. 한번 수사를 시작하면 외압에 아랑곳하지 않는다”면서도 삼성 비자금에 대해서는 수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안 후보에 대해 “그는 삼성 비자금에 대해서는 어떤 수사도 한 적이 없다”며 “대선자금 수사의 특성 때문”이라고 썼다. 김 변호사는 “대선자금 수사는 기업의 협조를 받아서 하는 수사인 까닭에, 어쩔 수 없는 면이 있다”며 “대선자금의 출처인 비자금 문제를 건드리면, 결국 재벌 비자금 수사가 되는데 이렇게 되면 검찰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김 변호사는 “안대희는 삼성이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을 알면서도 덮었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22일 오후 인터뷰에서도 “아마도 당시엔 대선자금 수사를 하다보니 수사대상이 아니었을 것”이라면서도 “안 후보자가 대검 중수부 수사를 할 땐 내가 삼성그룹에 있을 당시였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글을 쓴 데 대해 “(그 이상) 자세한 설명은 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또한 김 변호사는 2007년 말 검찰 요직 인사에 앞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과 함께 삼성으로부터 돈 받은 인사를 공개하는 기자회견을 할 무렵 안대희 당시 대법관으로부터 ‘신중하게 잘 하라’는 전화를 받은 일에 대해서도 책에 기재해뒀다.

 

김 변호사는 “지난 2007년 11월 12일 서울 제기동성당에서 열린 사제단의 3차 기자회견에서 사제단이 당시 검찰총장 후보자였던 임채진(현 검찰총장), 당시 국가청렴위원장이었던 이종백(현 부산고등검찰청장),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었던 이귀남(현 법무부 차관) 등이 삼성으로부터 금품을 받아왔다고 밝혔다”며 “삼성 돈을 받은 공직자가 주요 공직에 오르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게 사제단의 의도였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검찰청장 등 권력기관 수장 후보로 오르내리는 사람이 삼성의 관리 대상이라는 점을 국민들에게 반드시 알려야 한다고 여겼다”며 “그 무렵 안대희 대법관이 내게 전화를 걸어 내게 ‘신중하게 잘 해라’라고 말했던 게 기억난다”고 썼다.

 

김 변호사는 인터뷰에서 “아마도 내게 행동을 자중하라는 뜻이었을 것”이라고 기억했다.

 

김 변호사는 이번 총리인선에 대해 “청문회 통과될 만한 사람을 선택한 것 같다”며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인사”라고 평가했다. 김 변호사는 “문제는 왜 자꾸 검사나 법조인을 쓰는지 모르겠다”며 “엄정한 법집행을 본인이 아닌 타인에게 하고, 사정과 개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밝혔다.

 

안대희 총리 후보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와 휴대폰 메시지를 전달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성수영 국무총리 비서실 공보과장은 “아직 후보로 임명된지 얼마안 돼 연락도 잘 안되고 있는 상태”라며 “의혹사항에 대해 청문회팀이나 본인을 통해 확인해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22일 오후 세월호 사고를 통해 드러난 잘못된 관행과 공직사회의 적폐 척결 등을 위해 새 국무총리에 안대희 전 대법관을 내정했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민 대변인은 안대희 국무총리 내정자에 대해 “대법관과 서울고검장,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등을 역임하면서 불법 대선자금과 대통령 측근 비리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 등을 통해 소신을 보여줬다”며 “따라서 앞으로 공직사회와 정부 조직을 개혁하고 비정상의 정상화를 강력히 추진해 국가 개조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남재준 국가정보원장과 김장수 안보실장의 사표도 수리했다고 민 대변인은 전했다.

 

안대희 총리 후보자는 22일 오후 5시 총리실 브리핑룸을 찾아 “청문회 통과 봉사할 기회 주어진다면 국가와 국민에게 받은 혜택과 사랑을 되돌린다는 마음으로 갖고 있는 모든 것을 바쳐 최선 다하겠다”며 “이번 세월호 사건에서 드러난 것과 같이 우리 사회 만연 물질 만능주의 자본주의 탐욕이 국가 사회 흔들 수 있다. 비정상을 근절하고 국가가 바른길로 가도록 대통령에 직언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한정애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지금 이 시점에서 김기춘 비서실장의 교체 없는 인적 쇄신은 무의미하다”며 “정홍원 총리에 이어 검찰 출신을 연속 기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는데, 이는 국민화합, 국민통합 그리고 세월호 참사로 인해 아파하는 국민들의 눈물을 닦아주기를 바랬던 국민적 기대를 철저하게 외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대변인은 “세월호 참사로 상처받은 민심을 추스르기에 적절한 인사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박지원 새정치연합 의원은 22일 인터뷰에서 “인적 청산 하라고 했더니 선거 개시일과 임박해, 검찰 공화국을 만드려는 인사를 했다”며 “국면전환 치고는 혹독하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모든 국민의 관심을 세월호에서 인사 문제로 돌리려는 의도”라며 “오늘 하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