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덕은 모든 것이 적응이라고 보는 적응만능론(적응만능주의) 또는 범적응론(panadaptationism)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사회생물학과 진화 심리학이 적응만능론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따라서 최종덕에 따르면 사회생물학과 진화 심리학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그렇다면 적응으로서 진화를 설명하는 데이비드 윌슨을 다시 보기로 하죠. 그는 많은 진화생물학자들이 그러하듯이 진화의 현상을 전부 적응의 결과로 본단 말이죠. 다 그럴 만하니까 그러는 거다라는 설명방식을 취한다면 어떤 현상도 적절한 설명을 만들 수 있을 거예요. 예를 들어 사람이 거짓말을 하는 현상도 진화론적으로 다 그럴 만하니까 거짓말하게 적응되었다는 식으로 설명하려는 태도를 말합니다. 이런 태도를 저는 적응만능주의라고 불러요. 저는 적응이 진화의 중요한 메커니즘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모든 진화를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은 지나친 일반화의 과욕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종덕, 『찰스 다윈, 한국의 학자를 만나다』, 최종덕 지음, 휴머니스트, 2010, 207)

 

진화론의 다양한 해석들 중에서 우리에게 잘 알려진 것이 도킨스와 윌슨의 책들일 겁니다. 저는 그런 입장이 마치 진화론 전체의 입장인 양 이야기되고 있다는 점을 조금은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그들의 입장이 주류이긴 하지만요. 그들의 입장은 모든 건 다 적응된 결과라는 거죠. 우리의 형질이나 성격도 적응된 결과이고, 우리의 코가 이렇게 높은 것도, 머리카락 색깔이 검은 것도, 손가락이 다섯 개인 것도 생명진화의 적응 결과라는 거예요. 이렇게 전부 적응주의로 진화론을 설명하는 태도죠. 그런 설명이 부분적으로는 맞긴 하지만, 모든 인간의 형질들을 적응주의의 결과로 설명하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에요.

(최종덕, 『찰스 다윈, 한국의 학자를 만나다』, 최종덕 지음, 휴머니스트, 2010, 406)

 

 

 

진화 심리학자와 최종덕이 이 문제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면 대략 다음과 비슷할 것 같다.

 

최종덕: 진화 심리학계에서는 모든 것을 적응으로 보는데 이런 적응만능주의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진화 심리학자: 진화 심리학계에서 동성애를 적응으로 보는 의견도 있었지만 대다수 진화 심리학자는 동성애를 적응으로 보지 않습니다.

 

최종덕: 진화 심리학계에서는 모든 것을 적응으로 보는데 이런 적응만능주의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진화 심리학자: 강간이 적응이라고 보는 진화 심리학자도 있지만 부산물이라고 보는 진화 심리학자도 있습니다. 예컨대, A Natural History of Rape: Biological Bases of Sexual Coercion(강간의 자연사: 강제 성교의 생물학적 기반)』의 두 저자 중 한 명은 강간의 적응 가설을 지지하지만 한 명은 강간의 부산물 가설을 지지하죠.

 

최종덕: 진화 심리학계에서는 모든 것을 적응으로 보는데 이런 적응만능주의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진화 심리학자: 대다수 진화 심리학자들은 콘돔 사용이 적응적이지 않다고 봅니다. 특히 복지 제도가 발달한 선진 산업국에서 콘돔을 사용하여 자식 수를 심각하게 제한하는 것은 적응적 관점에서 보면 바보 같은 행동이죠.

 

최종덕: 진화 심리학계에서는 모든 것을 적응으로 보는데 이런 적응만능주의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진화 심리학자: 컴퓨터가 적응이라고 보는 진화 심리학자는 없습니다. “사냥-채집 사회에서 컴퓨터를 잘 만들었던 우리 조상들이 컴퓨터를 잘 만든 덕분에 더 잘 번식했기 때문에 인간이 컴퓨터를 잘 만들도록 진화했다”는 식의 주장이 바보 같다는 점은 모든 진화 심리학자들이 잘 알고 있죠.

 

최종덕: 진화 심리학계에서는 모든 것을 적응으로 보는데 이런 적응만능주의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진화 심리학자: GG.

 

 

 

최종덕 같은 논객은 천하무적이다. 논쟁에서 절대로 이길 수 없다. 빨리 GG 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다.

 

그런데 최종덕 말고도 이런 식으로 우기는 사람이 상당히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