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세에 부의 재분배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는 파리경제학교 교수로 있는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이 선풍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합니다. 폴 크루그먼은 '피케티 혁명'이라고 했군요. 아직 한글 번역은 나오지 않은 책 <21세기 자본론>에 관한 시사인의 기사입니다. 


[시사인] 자본주의 복고선언?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20172


이 중 일부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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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자본론(Capital in the Twenty- First Century)>의 저자인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는 이 대목에서 19세기 초의 프랑스가, 스스로 일하기보다 상속받아야 잘살 수 있는 ‘세습 자본주의(patrimonial capitalism)’였다는 사실을 읽어낸다. 21세기 초의 현대 자본주의가 19세기로 복귀할 조짐이 농후하다는 것이 피케티의 견해다.


2013년 프랑스에서 출간된 <21세기 자본론>이 지난 3월 미국에서 영역본으로 출간되면서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뉴욕 타임스> <뉴요커> 등 진보 성향 언론은 물론 <파이낸셜 타임스> <포브스> <포천> 등 시장주의 노선의 매체들까지 연일 관련 기사와 인터뷰를 쏟아낸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 대학 교수, 마틴 울프 <파이낸셜 타임스> 수석 논설위원,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 대학 교수 등 세계적 석학 역시 이 책에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피케티는 사회적 불평등의 심화로 경제성장까지 지체된다는 이야기가 간간이 나오던 미국 사회에 제대로 된 의제를 던진 것이다.

<21세기 자본론>이라는 제목은 당연히 카를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흉내 낸 것이다. 피케티는 프랑스 사회당을 지지했던 좌파 경제학자다. 그러나 마르크스와 가장 중요한 지점에서 다르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가 발전하면 할수록 ‘이윤율(이윤/자본)’이 떨어진다고 주장(이윤율의 경향적 저하 법칙)했다. 자본가들은 이윤을 벌어들이기 위해 자본을 투자한다. 이윤율이 계속 떨어진다면 자본 측은 어느 시점에서 더 이상 투자하지 않고 경제성장 역시 중단될 것이다. 이렇게 체제의 동력이 사라지면서 노동자 계급의 혁명이 일어난다는 것이 ‘자본주의 종언’에 대한 마르크스의 유명한 예언이다. 

 [21세기 자본론]은 사회적 불평등의 심화로 경제성장까지 지체된다는 이야기가 나오던 미국 사회에 제대로 된 의제를 던졌다. 
[21세기 자본론]은 사회적 불평등의 심화로 경제성장까지 지체된다는 이야기가 나오던 미국 사회에 제대로 된 의제를 던졌다.
그러나 피케티는 <21세기 자본론>에서 “마르크스의 ‘이윤율 저하 경향’은 완전히 틀렸다”라고 단언한다. 오히려 자본주의는 생산성 상승 및 인구 증가(인구가 늘어나면 이에 따른 각종 상품에 대한 수요 역시 늘어나면서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경향이 있다) 덕분에 일정한 성장률을 계속 유지해왔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1700~2012년의 300년 동안 세계경제 성장 중 절반 정도가 인구 증가로 인한 것이다. 

그러나 피케티 역시 자본주의가 본질적으로 불평등한 체제라고 믿는다. 경제성장론 부문에서 세계적 대가인 쿠즈네츠나 칼도 등은 경제성장에 따라 자연스럽게 불평등이 완화될 것이라고 생각했다(42~43쪽 딸린 기사 참조). 그러나 피케티는 자본주의 체제 자체는 불평등 경향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지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경제학계에서는 1945~ 1975년의 30여 년을 ‘자본주의의 황금기’라고 부른다. 높은 경제성장과 불평등의 완화를 동시에 성취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피케티는 이 30년이 오히려 “자본주의 역사에서 예외적인 시대”였다고 주장한다. 

이대로 가면 ‘세습 자본주의’가 온다 


그런데 이렇게 불평등이 심화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체 소득 가운데 ‘일해서 버는 돈(노동 소득)’보다 ‘주식·채권·예금·주택 등을 소유하기 때문에 들어오는 돈(자본 소득)’이 점점 더 커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div align=right /><font color=blue>ⓒAP Photo</font>토마 피케티(파리 경제대학 교수) 
ⓒAP Photo
토마 피케티(파리 경제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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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년 당시, 유럽의 소득 순위 상위 10%는 총자본(전체 부의 규모)의 90%, 소득의 45%를 장악하고 있었다. 이 중에서도 상위 1%는 총자본의 60~70%를 소유했다. 이런 자본에서 나오는 배당금·이자·임대료 등의 소득이 일부 계층에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에 사회적 불평등 정도가 매우 높았던 것이다.

이런 비율이 1914년부터 급격히 변화되기 시작한다. 두 차례에 걸친 세계대전과 러시아 등 동구권의 사회주의 혁명, 그리고 ‘예방 혁명’으로서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이 부유층에 중과세를 하면서 복지국가를 건설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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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런 경향은 1980년대, 영국과 미국을 진원지로 하는 대처와 레이건의 ‘보수 혁명’ 이후 다시 반전된다. 

피케티에 따르면 오늘날 선진자본주의 국가의 자본/소득 비율은 500~600%로 치솟았다. 소득 상위 10%가 전체 자본(부) 중 60~70%(1%는 20~30%)를 보유하고 있다. 하위 50%는 자본(부)을 전혀 소유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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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케티는 현재 추세대로라면 21세기가 저물기 전에 중산층이 몰락하고 18~19세기풍의 세습 자본주의가 도래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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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추세에 따라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높아지면, 자본 측에서도 힘들게 사업을 운영하고 혁신을 할 필요가 없다. 일하지 않고 ‘과거의 돈이 낳는 돈’에 의탁하려고 할 것이다. 이에 따라 경제성장은 더욱 지체되고, 자본/소득 비율은 더 상승하는 악순환이 벌어진다. 더욱이 자본의 분배는 소득의 분배보다 더욱 불평등하다. 소득 상위 1%는 19세기의 프랑스처럼 상속을 통해 상류 계급을 형성하면서 정치 영역과 결탁해 사회를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재구조화할 것이다. 피케티에 따르면, 이런 1%가 프랑스나 영국의 경우엔 50만~60만명, 미국에서는 300만명에 이른다. ‘세습 자본주의’의 재등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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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케티 혁명’ 성공할 수 있을까?


물론 적절한 불평등은 자본주의 경제의 발전에 필수적일 수 있다. 그래야 경제 주체들이 부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혁신할 것이며 이에 따라 전체 사회의 부가 증가될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보았듯이 세습 자본주의는 오히려 사회와 경제 전체의 활력을 떨어뜨린다. 


그래서 피케티가 제안하는 대안은 ‘자본(부)에 대한 진보적 세금제도(progressive tax on capital)’를 통해 자본수익률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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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크루그먼은 <21세기 자본론>에 대한 <뉴욕 타임스> ‘북 리뷰’에서 ‘피케티 혁명’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우리는 앞으로 부와 불평등에 대해 더 이상 지금까지의 방식으로는 이야기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이 책의 아이디어는, 우리 사회가 단지 19세기 수준의 소득 불평등으로 회귀하고 있다는 이야기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는 ‘세습 자본주의’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체제에서는 재능 있는 개인이 아니라 족벌 왕조가 경제 시스템의 사령부를 통제하게 된다.”

피케티는 최근 <뉴레프트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미래에 대해 특별히 낙관적이지 않다. 과거에서 배운 교훈에 따르면, 형식적 민주주의는 불평등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그러나 나는 우리가 과거의 혼란에서 배운 것을 통해 자본주의를 더욱 평화적이고 지속 가능하게 조절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믿고 싶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