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학교 동창중에 동성애자가 있습니다. 그 친구를 대하는 제 느낌은 "나는 마징가제트가 좋은데, 쟈는 세일러문이 좋다네?" 라는 정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마징가제트를 좋아하든 세일러문을 좋아하든 지 알아서 하기 나름. 다만 친한 사이에 '남자새끼가 여자처럼 세일러문이 뭐냐. 마징가제트가 짱이지' 정도는 말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세일러문을 좋아한다해서 혐오나 차별을 당하는게 용인되는 사회라면 이해하기 어려운 상식 이하의 사회가 맞겠고 정상이라 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동성애도 이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동성애건 동성애자건 혐오하는 분들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세일러문을 좋아하는 성향을 혐오한다고 하면 이상하지 않겠어요? 



2. 제 딸래미가 묻습니다. 

"아빠는 마징가제트가 좋아? 세일러문이 좋아?" 

"아빠는 마징가제트가 좋아. 세일러문은 재미 없어서 싫어"

"에이. 나는 세일러문이 더 재밌고 좋은데" 

"그래? 아빠랑 너는 다른가부네"

부녀간의 이런 대화가 과연 비정상일까요? 한쪽은 딸에게 본인의 가치관을 주입하려는 나쁜 아빠, 한쪽은 세일러문을 좋아하는 비정상 딸을 방치하는 아빠라며 공격하는 양극단이 있습니다. 우리가 싸워야할 대상은 마징가제트와 세일러문을 차별하는 이 사회이지, 단순히 마징가제트가 세일러문보다 더 좋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굳이 시비를 걸 대상을 찾자면 마징가제트를 더 좋아하는 이유쯤이 되겠죠. 이 차이를 구분못하면 동성애자들과 그 지지자들은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3. 어떤 남자아이가 있습니다. 이 아이는 머리카락을 자르는 것을 극도로 싫어합니다. 그래서 여자아이보다 더 긴 생머리가 치렁치렁합니다. 부모는 그 아이가 못마땅합니다. 그래서 어찌하든 달래고 윽박질러서 보통의 남자아이들처럼 이발을 시키려고 합니다. 당연히 이런 말도 하겠죠. "남자가 머리가 그렇게 길면 좋지 않아". 이 장면에서 그 부모를 비난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아이가 동성애자라는 당황스러운 사태앞에서 보통의 부모가 보일 수 있는 당연한 반응까지 공격적으로 비난하는건 자칫 월권일 수 있습니다. 적어도 동성애 문제에 있어 필요한 것은 합리적인 설득이지 공격적인 비난이 아닌 것 같습니다. 



4. 가끔 그 남자아이의 긴 머리카락 선호가 선천적인지 후천적인지가 중요한 분들이 있습니다. 그게 뭐가 중요하다고. 후천적이면 강제로 이발소로 데려가서 함부로 잘라버려도 되는 걸까요? 동성애 논쟁이 벌어질 때 저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입니다. 아무래도 이 부분은 동성애 반대론자들의 함정에 찬성론자들이 걸려드는 모양새입니다. 동성애 반대론자들이 '동성애는 후천적이고 어쩌고 블라블라' 썰을 풀 때, 굳이 선천적이라는 걸 강변할 필요가 없죠. 막상 동성애가 선천적이라해서 물러설 사람들도 아니구요. '그래서 뭐. 종교도 후천적인데 그럼 종교의 자유도 없애버리고 멸시해도 괜찮다는 거냐"라고 받아치는게 정답이죠. 



5. 어떤 성인이 이성을 좋아하든 동성을 좋아하든 평생을 독신으로 초식남으로 초식녀로 살든 여자 남자 여러명이 같이 살든 말든 남에게 피해주는 것 없으면 지들 인생 지 알아서 할 일이고 개인의 애정사에 원칙적으로 국가나 사회가 간섭해서는 안된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저는 당연히 간통죄도 폐지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다만 제가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것은 동성혼 부부의 법적 지위입니다. 국가의 자원을 개인의 능력치에 따라 차등 배분하는 것은 국가의 권리일 수 있습니다. 이것이 부정되면 운영비의 상당 부분이 세금인 국립 서울대학교나 사법연수원처럼 개인의 능력치에 따라 국가 자원을 차등적으로 배분하는 제도들을 모두 부정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