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트위터리안이 유언비어를 퍼뜨렸나보군요. 
http://www.hktimes.kr/read.php3?aid=139933440151197003
사실관계에 대한 출처도 없는 원글을 보면 판단능력을 다같이 비웃고 넘어가면 되는데 왜 굳이 이런 말이 화제가 되고, 그렇다고 수사까지 하는지 모르겠네요. 자연스럽게 연관되는 생각들을 정리해보죠.


국가가 시민을 대하는 태도

착석사과, 대국무위원사과, 사과예고를 통해서 유감표명의 신기원을 열어가는 청와대가 며칠전 유언비어 타령을 반복했어요. 저는 다시 원칙을 묻고 싶습니다. 잘못된 정보가 야기하는 피해는 걱정거리가 맞습니다. 적절한 지적이고요. 그 파급효과로 사고수습에 지장이 생기는 것을 방지해야죠. 그렇기 때문에 민간단체의 공신력과 정부의 공신력을 비교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영향력은 정부가 압도적이죠. 무엇을 더 조심해야 하는지는 뚜렷해요. 정보혼란은 사실 자체의 오류도, 사실 간 관계맺기의 오류도, 기술평가나 가치판단의 오류도 모두 포괄합니다. 잘못된 생각은 올바른 생각으로 대체하는 일을 정부가 맡아야죠. B가 아니고, C가 아니고, D가 아니라고 할 것이 아니라, A가 맞다고 그에 대한 합리적 설명을 부연하면 됩니다. 그러나 그런 충분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습니까? 도리어 많은 의혹에 대해서 일단 부정 후 인정의 상황이 반복되고 있죠. 저들이 잘못된 정보를 경계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부담이 되는 정보를 경계하는 것은 확실합니다. 그러면 진실은 점점 멀어집니다.

상식을 묻습니다. 책임은 어디서부터 따져야 합니까? 권력으로부터 주변부로, 공직으로부터 민간으로, 다수로부터 소수로, 책임은 그렇게 묻는 것이죠. 나로부터 이웃으로 향하는 건 기대하지도 않습니다. 그런데도 공무원의 정보왜곡을 반성하는 건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구명조끼를 입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듭니까?' 아이들이 선체 밖으로 나왔다는 보고체계, 유언비어의 당사자들을 시급히 문책해야 합니다. 허위정보를 유포한 관료와 정무직들을 경질해야 맞습니다. 정부에 대한 신뢰는 의무가 아니며, 권력에 대한 견제는 권리입니다. 국가권력이 할 일은 스스로 의심을 해소하여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지, 반대를 처벌하므로써 의문을 봉쇄하는 것이 아니죠. 정보제공이 의무인 국가와 의견표출이 권리인 국민의 관계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충분치 못하니 불신하고, 불신하니 비판에 동조하는 매커니즘을 모릅니다. 이게 현 정권의 수준이에요. 우리는 책임을 대리할 위임자를 선택했지, 떠받들고 모실 국모를 추앙한 게 아닙니다. 대통령 주제에 건방지게 시민 탓을 하고 있습니다.

실종자와 대화했다거나 실종자이니 구출해달라는 명백한 거짓말은 비호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러나 합리적인 의문을 통해 다뤄지는 문제제기는, 그것이 해명될 때까지 저는 그들의 편입니다. 당국이라고 모든 정보를 완벽하게 제공할 수는 없어요. 그러나 노력은 보여야 했습니다. 기존에 보았던 공공부문의 고압적 자세의 근거 -성취에 기반한 자부심, 전통적인 권위주의, 무의식적 경로의존성- 는 저절로 변화하지 않죠. 대통령이 먼저 낮은 자세로 임해야 합니다. 내 탓이오가 먼저고, 내 잘못이다가 먼저고, 내 책임이다가 먼저입니다. 전 다른 방법은 알지 못합니다. 그것이 민주정부 두 지도자의 자세였고, 본받아야 마땅할 태도입니다. 그렇게 국가에 대한 신뢰는 축적되었죠. 그렇게 얻은 신뢰를 이젠 권리라고 말하고 있네요. 철학이 없는 것인지, 양심이 없는 것인지 둘다 없어보이는 무능정부 2기에 걸쳐서 우리는 도리어 시민을 감시하고 단속하는 행패를 목도하고 있습니다. 채증을 하고 고발을 합니다. 입을 막고 불이익을 주죠. 권력의 행태가 이렇다면 나의 대답은 분명합니다. 의심하고 의심하라.


시민이 국가를 대하는 태도

일부에선 이렇게 형편 없다는 이유로 탄핵이나 하야를 요구합니다. 시민은 그런 얘기를 할 수 있죠. 정치가 어디에나 있듯, 정치적 목적도 어디에든 있습니다. 그건 그냥 그래도 됩니다. 책임 있는 공직자가 조심하면 될 일이죠. 그러나 직위해제 주장에 동의하진 않습니다. 그것은 이치에도 실리에도 맞지 않다고 생각해요. 

대통령 하나 해고하는 걸로 책임을 벗어날 수 있을까요? 아니, 우리에게 할당된 책무는 그보다 큽니다. 박근혜는 공직자이며 대통령이기에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또한 보통의 한국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외면해선 안됩니다. 박근혜를 제쳐두어도 또다른 박근혜는 나옵니다. 이명박을 제쳐두어도 또다른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듯이. 그들의 권력이 어디서 오는가를 보십시오. 아직도 많은 시민은 저들에게 힘을 실어줄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우리는 마주친 상대를 직시해야 합니다. 물론 국민은 이런 선택을 할 수 있죠. 사람들은 각자의 삶을 통해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책임을 지고 살아갑니다. 이들에게 정치적 의무까지 따질 순 없어요. 그저 소통할 수 있을 뿐입니다. 선거 전엔 박근혜가 무지하고 새누리당이 무능하고 기득권 세력이 무책임한 줄 왜 몰랐습니까? 우리는 알았어야 했어요. 참사는 저들의 역량을 드러냈을 뿐입니다. 헌법에 대한 직접적인 위해가 없다면 저런 역량 부족은 국민이 견뎌야 할 몫이죠. 그것이 투표용지란 계약서의 조항이었습니다. 이 정부는 시작부터 무능했고, 끝까지 무능할 것입니다. 더 많은 사람이 알아가야 합니다.

우리는 어리석은 자가 어리석은 짓을 해도 어리석은 사회가 되진 않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눈 부릅뜨고 잊지 말고 정말 시스템을 바꾸도록 살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집권하면 어떻게 바꿀 것인지 새정치민주연합에게 물어야 합니다. 지금 끌어내리고 민주진영의 지도자를 세운다고 바로 해결될 일이 아닙니다. 그러면 또다른 김대중, 또다른 노무현은 더 불안하게 되어 있어요. 훨씬 더 작은 일에도 훨씬 더 크게 흔들릴 것입니다. 늘 승리할 순 없지만 정의는 약자의 편이죠. 기득권에 대항하는 이들에게 원칙은 무척 유용한 무기입니다. 규칙을 확고히 할수록 강자의 임의성은 제한될 것이고, 그렇게 저들의 힘은 축소되어 갈 것입니다. 원칙대로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