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SBS의 <그것이 알고싶다> 일베 편은 아무리 봐도 실패한 방송 같다.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해서 본 것은 아니지만, 중간 정도부터는 제대로 볼 수 있었다.

 

이 방송이 말하고자 한 것이 무엇일까? 결론은 애매하다. 내 느낌을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일베 하는 애들도 불쌍한 애들이니 너무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오히려 애들이 바뀔 수 있도록 우리가 고민을 좀 해야하지 않겠나?"

 

대충 이런 메시지였던 것 같다.

 

일베를 향한 저 따스하고 인류애 넘치는 시선... 졸라 감동이다. 이럴 때는 나도 일베 애들이 즐겨쓴다는 표현을 차용하고 싶어진다.

 

씹선비질 그만 좀 해라

 

광주학살 당시 처절하게 죽어간 희생자들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는 역사의 비극이라거나 심지어 폭도들의 자업자득이라는 식으로 몰아갔던 인간들이

 

당시 진압과 학살에 참여했던 공수부대원들에게는

'

그들 역시 끔찍한 비극에 본의 아니게 참여하게 된 희생자 운운'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지난 대선 때 5.18 하루인가 앞두고 공수부대 군복 쳐입고 격파 코스프레 하던 문저리 같은 아그들도 크게 보면 이런 무리에 포함된다.

 

이번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로 느껴졌던 것은,

 

일베에서 저질러지는 인종주의적 패륜 행태와 그것들이 만들어내는 메시지의 형식성만을 문제삼았다는 점이다.

 

즉, 이 시대의 권위 파괴라는 문화적 코드 문제로만 일베 현상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건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이 일베가 이 사회에 미치는 해악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거나 아니면 의도적으로 알면서도 외면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일베의 가장 큰 문제는 거짓 정보를 기반으로 인종주의적 메시지를 광범위하게 퍼뜨린다는 점이다.

 

어제 방송에서 일베가 퍼트리는 광주항쟁 폄하, 윤창중의 호남 출신설 등등이 거론되면서도 저런 메시지가 철저한 거짓 정보에 기반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섬노예 사건을 예로 들면서도 부산 형제복지원에서는 그것과 비교할 수도 없이 잔인하고 폭력적인 범죄가 지역민 차원의 묵인과 외면 아래에서 진행됐다는 사실을 거론하지 않았다. 심지어 섬노예를 공급하는 것은 부산 지역 등의 인신매매 업자이고, 신안의 염전주인들은 선택권이 없다는 것도 언론에 이미 보도된 사실인데 외면하고 있다.

 

즉, <그것이 알고싶다>가 말하는 일베는

 

1. 팩트에 근거해서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2. 그것이 기존 세대의 소통 방식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방식이어서 사람들의 거부 반응을 불러일으키지만

 

3. 무조건 일방적인 비방은 해답이 아니고 좀더 지켜봐야 하지 않겠나...

 

이런 정도의 결론이었다.

 

황당하다. 아예 일베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해 기획한 방송 아닐까 싶은 느낌이다.

 

내 의견과는 차이가 있지만,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어제 방송에 대해서 지적한 포스팅 가운데 하나를 링크한다.

 

http://seethrough.tistory.com/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