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은 어떨까. 희생자들에겐 애도를 보내지만, 어린 생명들을 수장시킨 선박 승무원들과 무능한 구조당국, 한국 정부의 대응에 대한 세계의 평가는 싸늘하다.

■커져가는 비판과 대통령의 사과

세월호 참사를 시시각각 보도해온 외국 언론들은 29일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에 대해서도 일제히 보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박대통령이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아 애도한 것과 국민들 앞에 사과한 사실을 전하며 "군부 독재자(military strongman)의 딸인 박(근혜)에게는 치욕적인 순간(humbling moment)'이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박대통령이 지난해 2월 집권한 이래로 북한의 위협 등에 맞서 강철같은 리더십을 보인 것으로 유명하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라이브 화면 캡쳐

CNN방송도 박대통령의 사과발언을 전하며 "페리호 침몰에 대한 비판이 갈수록 커지자 대통령도 결국 분노(heat)의 일부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평했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박대통령이 분향소를 찾아가자 "몇몇 분노한 유족들이 소리를 지르며 사과를 요구했고, 박대통령은 10분 동안 유족들의 이야기를 들은 뒤 떠났다"고 전했다.

미국 시사주간 타임은 "한국 정부에 대한 압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정홍원 총리의 사퇴선언도 "정부의 위기관리에 대한 비판을 잠재우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박근혜 정부의 세월호 사고 대응을 2005년 미국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악명 높은 허리케인 카트리나 대응에 비유했다. "한국은 빌딩 붕괴에서 항공기 추락까지 재난의 역사를 지닌 나라이지만 이번에 여객선이 서서히 침몰한 사건은 '카트리나 모멘트(Katrina moment)'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발전과 성공의 강박증에 걸린 이 나라가 능력시험에서 떨어진 것"이라면서 "수십년의 개발로 서구식 생활수준에 도달했지만 세월호 사건이라는 '제3세계'의 징후를 가진 재난이 일어났다"고 꼬집었다.

한국 민주주의의 시험대

이번 사건의 배후에 있는 한국의 구조적 문제점에 대한 해외 언론들의 비판은 더욱 신랄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 "세월호 참사로 한국의 안전미비가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배에 탔던 학생들의 침몰 직전 동영상 내용을 소개한 뒤 승무원들의 무책임을 지적했다. 동시에 사고 초기 선장 등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살인 같은 행위'라고 단죄하듯 발언함으로써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위협하는 듯한 행동을 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기초적인 안전훈련도 받지 않은 승무원들이라면 그런 행동을 한 게 놀라울 것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라고 소개했다.

FT는 지난 27일에는 "한국 민주주의의 힘이 엄중한 시험에 부딪쳤다"는 기사를 실었다. 이 신문은 세월호 사망·실종자 가족들의 청와대행 행진을 당국이 막은 것과, 비슷한 시기에 장애인 시위대에 경찰이 최루액을 쏜 사건을 언급했다. 신문은 "이 두 사건은 한국의 민주제도의 힘에 대한 광범위한 우려를 낳게 한다"고 보도했다.

FT는 한국이 27년전까지 군사독재정권하에 있었던 나라라며 그 독재체제를 구축한 인물이 박근혜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임을 상기시켰다. 신문은 "박정희에 대한 향수는 박근혜의 집권에 도움이 됐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야당은 박정희 시절의 인권침해를 들며 박근혜 대통령도 권위주의자라 비난하고 있다면서, "박근혜 정부의 몇몇 조치는 권위주의라는 비판에 기름을 부을 만 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대선 당시 국정원의 소셜미디어(SNS) 여론조작 사건을 그런 예로 거론했다.

■경쟁에 내몰린 '안전'

앞서 지난 23일에는 FT에 "나쁜 문화가 아니라 나쁜 정책이 페리 참사를 불렀다"는 칼럼이 실렸다.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킬링은 "과도한 성적경쟁(educational rat race), 높은 자살율, 성장과 이윤 중심의 경제모델, 시민복지보다는 '주식회사 한국(Korea Inc)'을 우선시하는 것, 특히 학생들을 '복종'으로 몰아간 위계질서에 대한 집착" 등을 한국의 문제점으로 꼽았다. 그는 한국의 안전 기록이 개발된 나라들 중에서는 터키 다음으로 나쁜 수준이라며 "한국은 원전에도 위조 부품이 사용됐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한국사회의 병폐를 기존 서구학자들의 시각처럼 유교 문화 등에서 찾아서는 안 된다는 점을 지적하며 개발 중심의 정책들에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앞서 22일 사설에서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한국의 안전 불감증을 짚으며 "효율과 이익을 우선시하며 자만하지 않았는지, 성장과 경쟁 논리 때문에 안전대책을 뒷전으로 미룬 것은 아닌지" 물었다. 로이터통신도 같은 날 "학생들 대다수는 객실에서 기다리라는 방송을 그대로 따랐다가 희생됐다"면서 "위계적인 한국사회에서 자란 그들은 복종의 대가로 목숨을 지불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은 앞서 21일자 칼럼에서 "위기 때 정부가 삼류라면 경제가 일류인 것은 의미가 없다"며 "박대통령이 자주 거론한 안전, 원칙, 책임이 이번 위기에선 모두 대단히 모자랐던 것같다"고 썼다.

■노란빛 추모 물결

한국 사회의 추모 물결도 외신을 타고 전파됐다. CNN방송은 '노란 색이 된 나라(Nation in yellow)'라며 오랜 기다림의 의미를 지닌 노란 리본이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 사람들의 희망과 애도를 담은 상징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방송은 진도와 안산 거리를 장식한 노란 리본들과 추모 물결을 전하며 "세계에서 가장 정보화된 나라답게 노란 리본 운동도 온라인에서 먼저 시작됐다"고 소개했다.

< 구정은 기자 ttalgi21@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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仲尼再生 " 夜 의  走筆  " 취임사

 

저를 아크로 주필로 추천하시는 회원여러분의 글을 읽고, 오늘 본인은 본인의 향후 거취를 놓고 깊이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프루스트의 '가지 않은 길'을 끝없이 되뇌며, 다수 회원의 요청대로 아크로 "밤의 주필" 직을 기꺼이 수락하기로 결심했던 것입니다. 내 일신의 안녕 만을 위한다면 봉급 한 푼 못 받는 이 명예직을 수락할 수 없었겠지만, 이미 공인 아닌 공인이 된 몸으로서 이 위기의 시대에 역사가 제 어깨에 지운 이 짐을 떠맡기로, 본인은 이 아름다운 밤 위대한 결단을 내렸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