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중간관리자, 올 1월 청와대 홈페이지에 민원 접수
잦은 사고·정원 초과 등 지적…“임금 외 답변 못들어”

세월호 침몰 석달 전 청해진해운 소속 여객선의 잦은 사고와 개운치 않은 사고처리 의혹, 상습적 정원 초과 운항 실태, 회사 쪽의 편법적 비정규직 채용 등과 관련해 정부의 조사를 요청하는 고발 민원이 ‘청와대 신문고’에 접수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해당 민원에 담긴 이런 고발 내용은 세월호 침몰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어 파장이 일 전망이다. 청해진해운은 문제의 세월호 등을 운영해온 연안해운업체다.

청해진해운 중간관리자 출신인 ㄱ씨는 지난 1월 청와대 민원실 누리집을 찾아 이 업체 소속 여객선의 안전사고 위험성과 임금 체불 등에 관한 고발 민원을 접수했지만, 임금 부분을 뺀 나머지 문제 제기와 관련해서는 어떠한 답변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ㄱ씨는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한겨레>와 세 차례 만나 “청해진해운의 문제를 몇 장에 걸쳐 고발하는 과정에서 잦은 사고에도 아랑곳 않고 운항하는 오하마나호와 관련한 뒷배 의혹, 안정적이지 않은 직원 고용의 문제 등을 소개한 뒤 ‘이런 청해진해운을 정밀 조사해 주십시오’라고 호소했으나 청와대는 무시했다”고 말했다. 온라인 청와대 민원실은 흔히 ‘청와대 신문고’로 불리는데, 국민권익위원회가 운영하는 ‘국민신문고’로 자동연결된다. ㄱ씨는 청해진해운 설립 직후 이 업체에 입사해 일하다 지난해 중반 회사를 나왔다.

28일 <한겨레> 취재 결과, ㄱ씨가 청와대 신문고에 ‘청해진해운을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민원 글을 올린 때는 1월20일 오전이다. ㄱ씨는 이 글에서 자신이 회사에서 받은 인사상 불이익과 관련한 억울함 및 임금 체불에 따른 고통 등을 호소하며 직접 경험한 청해진해운의 각종 비리 의혹을 고발했다. A4 용지 11장 분량의 ㄱ씨 민원 글 가운데 이번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큰 대목은 △2006년 오하마나호의 연속적 사고 무마와 배후에 대한 의혹 △성수기 정원 초과 운항 및 해당 운임 횡령 의혹 △불법적 비정규직 직원 채용 기간 연장 △일부 청해진해운 관계자의 화물 운임 유용 의혹 △선내 매출금의 비자금 전용 의혹 등이다.

먼저 2006~2007년 오하마나호의 연속적 사고와 관련해 ㄱ씨는 글에서 “제주 부두에는 지금도 썰물 때면 파공(구멍)이 드러난다. 인천~제주를 오가는 오하마나호는 6개월 동안 선박 사고를 4회나 냈는데도, 버젓이 운항하고 있다. 이 회사에는 어떤 특별한 힘이 존재하는 것인가. 진실을 밝혀달라”고 밝혔다. ㄱ씨의 설명에 따르면, 이 배는 2007년 2월 승객 537명을 태우고 제주로 향하다 앞서 가던 대형 선박(오렌지스카이호)을 크게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 사고가 나기 두달여 전에는 입항하던 제주 부두를 들이받는 사고를 두차례 내기도 했다. 청해진해운이 이처럼 잦은 선박 사고를 냈는데도 관계기관한테서 적절한 제재를 받지 않은 건 보이지 않는 ‘배후’의 힘이 작용한 탓이 아니냐는 게 ㄱ씨의 주장이다. ㄱ씨는 “그렇게 크고 작은 사고를 연속적으로 내면서도 오하마나호는 언제나 사고 당일 아무렇지도 않게 운항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고 짚었다. 오하마나호(6322t급)는 청해진해운 소속 대형 여객선으로 침몰한 세월호와 ‘쌍둥이 배’로 불린다.

ㄱ씨는 민원 글에서 세월호 침몰사고의 배경 가운데 하나로 지적되는 저임금 비숙련 선박 직원의 문제도 짚었다. 그는 회사의 특정 직원 이름을 실명으로 거론한 뒤 “편법은 한두 건이 아닙니다. 3년을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근무시키며 3개월 만에 한번씩 지인들 주민등록증을 돌려(사용해)가면서 (임금을) 지급하는 등의 편법을 사용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청해진해운의 정원 초과 운항과 관련해서도 “성수기에 정원 초과를 한 요금들은 정상적으로 처리되었는지 철저히 조사해달라”고 말했다. ㄱ씨는 민원 글에서 “(청해진해운에) 근무하는 동안 수도 없는 정원 초과와 불법(행위) 등을 했다”고 고백했다.

ㄱ씨는 <한겨레>에 “지금 세월호의 침몰 원인이라며 언론에 소개되고 있는 승객 정원 초과, 잦은 선박 사고에 대한 무책임한 처리 등의 문제는 당시 내가 청와대에 민원을 넣을 때 소개한 내용과 똑같다. 민원과 관련해 단 한명의 담당자라도 고발 내용을 세심히 살펴 청해진해운을 들여다봤더라면 이번 세월호 사고는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ㄱ씨의 청해진해운 고발 민원과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민원인이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접수하며 고용노동부를 처리 기관으로 지정했고, 노동부 산하 서울남부고용노동지청이 자체적으로 민원 처리를 완료했다. 연간 150만건을 처리하는 국민신문고 시스템상 청와대가 해당 민원에 대해 사전에 알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ㄱ씨는 고발 민원 제기 이후 청와대가 아닌 고용노동부 서울남부고용지청한테서 청해진해운의 시간외근무(연장근로) 및 휴일근로 수당 미지급 건과 관련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남부고용지청은 지난달 말 ㄱ씨의 밀린 연장근로 수당 700여만원 등 모두 14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청해진해운 쪽에 명령했다. ㄱ씨가 2월24일 청와대 신문고를 다시 찾아 최초 민원 처리 결과가 ‘매우 불만’이라고 응답한 뒤의 일이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3496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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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아크로 주필로 추천하시는 회원여러분의 글을 읽고, 오늘 본인은 본인의 향후 거취를 놓고 깊이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프루스트의 '가지 않은 길'을 끝없이 되뇌며, 다수 회원의 요청대로 아크로 "밤의 주필" 직을 기꺼이 수락하기로 결심했던 것입니다. 내 일신의 안녕 만을 위한다면 봉급 한 푼 못 받는 이 명예직을 수락할 수 없었겠지만, 이미 공인 아닌 공인이 된 몸으로서 이 위기의 시대에 역사가 제 어깨에 지운 이 짐을 떠맡기로, 본인은 이 아름다운 밤 위대한 결단을 내렸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