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올라온 세월호 추모시를 옮겨 봅니다.

 

숨쉬기도 미안한 사월

 함민복

배가 더 기울까봐 끝까지

솟아오르는 쪽을 누르고 있으려

옷장에 매달려서도

움직이지 말라는 방송을 믿으며

나 혼자를 버리고

다 같이 살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갈등을 물리쳤을, 공포를 견디었을

바보 같이 착한 생명들아! 이학년들아!

  

그대들 앞에

이런 어처구니없음을 가능케 한

우리 모두는…….

우리들의 시간은, 우리들의 세월은

침묵도, 반성도 부끄러운

죄다

 

쏟아져 들어오는 깜깜한 물을 밀어냈을

가녀린 손가락들

나는 괜찮다고 바깥세상을 안심시켜주던,

가족들 목소리가 여운으로 남은

핸드폰을 다급히 품고

물속에서 마지막으로 불러보았을

공기방울 글씨

엄마,

아빠,

사랑해!

  

, 이 공기, 숨쉬기도 미안한 사월

봄이 끝날 무렵 

나무와 달

 진도에서 바라보는 먼발치의 봄

사위어가는 사월의 바람이 날카롭다

 

가녀린 허리가 눈부신

여리디 여린 꽃의 뼈가 한창 익어갈 나이

 연분홍 볼이 붉어지던

새싹 같은 날들이

뜨거운 손가락 틈새로 빠져나가고

 

꽃잎들이 뭉텅 떨어진다​​

비늘 조각 같은 시간

가슴 풀어헤친 물은

푸르게 푸르게 흘러가겠지만

계절 다 채우지 못하고 떨어져내리는

 

꽃의 속

누가 채워줄까

그래서 사월은 잔인하다

 

아직도 봄바다는

날 생선 같은 싱싱한 추억들로 퍼덕이는데

 

 




세월아 

어느 누가 그 어리고 작은 민들레 씨앗에 

물을 뿌려 뿌리를 죽여놓았느냐

 

내 손 위에있던 그 작은 생명들 

작지만 뭉쳐 꿈을 이루려 

이제 새싹의 마지막을 지으려 

막 세상밖으로 나가려던 이들에게  

누가 물을 끼얹었느냐

 

 세월에 갇혀 어미아비얼굴도 보지못한 채 

그렇게 너네는 떠나가는구나 

 

숨이 막혀 한치앞도 안보이는 

그 어두컴컴한 물 속에서도 

너네는 부모를,친구를,사랑하는 이를 

울부짖었으리라

 

나는 죽지 않겠다 

다시금 다짐하며 

촛농조차 없이 다 꺼져가는 초처럼 

그렇게 희미해졌으리라

  온 국민들이 너희를 기다리고 

모두가 너희의 소식을 기다리며 

너희의 신호라 여기던 많은 사진들을 믿으며 

괜찮으리라 단 한명 너라도 살아나오리라 

굳게 믿어왔으리라.

  

사흘이 지난 오늘 

너넨 그렇게 희미해져 가는구나 

사람의 이기심과 

푸른 진흙탕물,

 탁한 윗물에 맑은 아랫물 마져 

그 아랫물이 너희의 뿌리를 지키려 했건만 

결국 탁한 윗물이 너희를 죽였구나.

  

어느 누가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했던가. 

세월에 갇힌지 사흘후인 오늘, 

예상대로라면, 세상에 나아가려던 너희들이

 

여행에서 돌아와 부모품에 안겨 

나른한 일요일을 보냈을 오늘 

나는 비로소 푸른 진흙탕물을 보게 됐다.

  

기적이라는 말이 있기에 

기적또한 존재한다 믿었거늘 

푸른 진흙탕물에 너희조차 사그러들었구나.

  

절대 잊지않으리라. 

너희의 죽음이 헛되이 되지않게하리라 

내꼭약속하마






이 땅에 꽃 피거든 나 , 떠났다고 슬퍼 말아요

내 갈 길이 조금 더 멀어 먼저 떠났다고 생각해 주오

 바람처럼 빠르게 지나 온 날들이

 너무 짧아 마음이 아프겠지만

 살아서 못 다 이룬 내 소원 하나

 이 땅에 봄이오면 꽃이 되어 피어나

 살아서 못 전한 마음들 향기로 답 하리다

 

 , 떠났다고 슬퍼 말아요 

, 없다고 울지 말아요 

봄이 오면 나 항상 찾아오리다

 

그대 못 잊어 그대 보고파서 

꽃이 되어 찾아 오리다 

 

그대 숨결 느끼며 옛 추억 기억하며 

살아서 못 전한 사연들 향기로 전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