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 진중권은 한국의 보수적인 기독교인들이 동성애를 죄악시하는 것에 짜증을 낸다.

 

소돔과 고모라를 들먹이며 동성애가 죄악이라고 성토를 하고 있었다. 우리 사회에서는 개신교마저 이렇게 보수적이다. 정말 짜증난다. 자기들이 뭔데 신을 참칭하는가?

(『시칠리아의 암소』, 진중권, 207)

 

그런데 이런 문제에 대한 진중권의 해결책은 성경책을 처음부터 읽는 것이다. 기독교인이 감히 “가끔은 성경을 무시하라”라고 대놓고 이야기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가끔은 주의 종이 딴소리를 하실 때도 있다. 주님의 목소리를 전하는 인간 스피커도 때로 삑사리를 낸다. 이해해야 한다. 그럴 때는 짜증내지 말고 조용히 앞에 놓인 성경책을 펼쳐서 창세기부터 읽어나가라.

(『빨간 바이러스』, 진중권, 132)

 

진중권에 따르면 성경 자체가 아니라 성경에 대한 해석에 문제가 있다.

 

언제나 그렇듯이 문제는 성서가 아니라 그것에 대한 해석, 즉 성서의 해석을 독점하는 자가 바로 신이 되는 것이다.

(『폭력과 상스러움』, 진중권, 162)

 

 

 

그럼 성경에서 동성애에 대해 뭐라고 하는지 하나씩 살펴보자. 우선 구약을 보자.

 

여자와 자듯이 남자와 한자리에 들어도 안 된다. 그것은 망측한 짓이다.

(레위기 18:22, 공동번역개정판)

 

너는 여자와 동침함 같이 남자와 동침하지 말라 이는 가증한 일이니라

(레위기 18:22, 개역개정판)

 

 

 

여자와 한자리에 들듯이 남자와 한자리에 든 남자가 있으면, 그 두 사람은 망측한 짓을 하였으므로 반드시 사형을 당해야 한다. 그들은 피를 흘리고 죽어야 마땅하다.

(레위기 20:13, 공동번역개정판)

 

누구든지 여인과 동침하듯 남자와 동침하면 둘 다 가증한 일을 행함인즉 반드시 죽일지니 자기의 피가 자기에게로 돌아가리라

(레위기 20:13, 개역개정판)

 

It's disgusting for men to have sex with one another, and those who do will be put to death, just as they deserve.

(Leviticus 20:13, CEV)

 

반드시 죽이라고 한 구절이 눈에 띈다.

 

 

 

이번에는 신약을 보자. 죽이라는 구절은 없는 듯하지만 남색을 하면 즉 남자가 남자와 성교를 하면 천국에 가지 못한다는 구절이 있다.

 

인간이 이렇게 타락했기 때문에 하느님께서는 그들이 부끄러운 욕정에 빠지는 것을 그대로 내버려두셨습니다. 여자들은 정상적인 성행위 대신 비정상적인 것을 즐기며 남자들 역시 여자와의 정상적인 성관계를 버리고 남자끼리 정욕의 불길을 태우면서 서로 어울려서 망측한 짓을 합니다. 이렇게 그들은 스스로 그 잘못에 대한 응분의 벌을 받고 있습니다.

(로마인들에게 보낸 편지 1:26~27, 공동번역개정판)

 

이 때문에 하나님께서 그들을 부끄러운 욕심에 내버려 두셨으니 곧 그들의 여자들도 순리대로 쓸 것을 바꾸어 역리로 쓰며 그와 같이 남자들도 순리대로 여자 쓰기를 버리고 서로 향하여 음욕이 불 일듯 하매 남자가 남자와 더불어 부끄러운 일을 행하여 그들의 그릇됨에 상당한 보응을 그들 자신이 받았느니라

(로마서 1:26~27, 개역개정판)

 

 

 

사악한 자는 하느님의 나라를 차지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모르십니까? 잘못 생각하면 안 됩니다. 음란한 자나 우상을 숭배하는 자나 간음하는 자나 여색을 탐하는 자나 남색하는 자나 도둑질하는 자나 탐욕을 부리는 자나 술주정꾼이나 비방하는 자나 약탈하는 자들은 하느님의 나라를 차지하지 못합니다.

(고린토인들에게 보낸 첫째 편지 6:9~10, 공동번역개정판)

 

불의한 자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할 줄을 알지 못하느냐 미혹을 받지 말라 음행하는 자나 우상 숭배하는 자나 간음하는 자나 탐색하는 자나 남색하는 자나 도적이나 탐욕을 부리는 자나 술 취하는 자나 모욕하는 자나 속여 빼앗는 자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하리라

(고린도전서 6:9~10, 개역개정판)

 

Don't you know that evil people won't have a share in the blessings of God's kingdom? Don't fool yourselves! No one who is immoral or worships idols or is unfaithful in marriage or is a pervert or behaves like a homosexual will share in God's kingdom. Neither will any thief or greedy person or drunkard or anyone who curses and cheats others.

(1 Corinthians 6:9~10, CEV)

 

 

 

여기서 알아두어야 할 것은 율법이 올바른 사람들을 위해서 제정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율법을 어기는 자와 순종하지 않는 자, 불경건한 자와 하느님을 떠난 죄인, 신성을 모독하는 자와 거룩한 것을 속되게 하는 자, 아비나 어미를 죽인 자와 사람을 죽인 자, 음행하는 자와 남색하는 자, 인신매매를 하는 자와 거짓말을 하는 자, 위증하는 자와 그 밖에 건전한 교설에 어긋나는 짓을 하는 자들을 다스리기 위해서 율법이 있는 것입니다.

(디모테오에게 보낸 첫째 편지 1: 9~10, 공동번역개정판)

 

알 것은 이것이니 율법은 옳은 사람을 위하여 세운 것이 아니요 오직 불법한 자와 복종하지 아니하는 자와 경건하지 아니한 자와 죄인과 거룩하지 아니한 자와 망령된 자와 아버지를 죽이는 자와 어머니를 죽이는 자와 살인하는 자며 음행하는 자와 남색하는 자와 인신 매매를 하는 자와 거짓말하는 자와 거짓맹세하는 자와 기타 바른 교훈을 거스르는 자를 위함이니

(디모데전서 1: 9~10, 개역개정판)

 

We also understand that it wasn't given to control people who please God, but to control lawbreakers, criminals, godless people, and sinners. It is for wicked and evil people, and for murderers, who would even kill their own parents. The Law was written for people who are sexual perverts or who live as homosexuals or are kidnappers or liars or won't tell the truth in court. It is for anything else that opposes the correct teaching

(1 Timothy 1: 9~10, CEV)

 

 

 

나는 성경에서 동성애 억압과 차별에 반대한다고 분명히 밝힌 구절을 하나도 읽어보지 못했다. 혹시 아는 분이 있으면 알려 주시기 바란다.

 

 

 

물론 진중권도 이런 구절이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동성애자를 매도하는 근거로 이들은레위기로마서를 든다. 주의 말씀을 글자 그대로 따르고 싶은가? 그럼레위기에 쓰인대로 동성애자를 돌로 쳐죽일 일이다. 뭐 하는가? 당장 쳐죽이지 않고. 그뿐인가? 죽이는 김에 바람피운 자도 쳐죽이고, 멘스중에 섹스한 자도 쳐죽이고, 미아리 점쟁이들은 아예 집단학살을 해버려야 한다. 그뿐인가? 미안하지만 목사님들 중에 눈이 멀거나, 다리를 절거나, 팔 다리가 상한 분들, 그리고 결혼할 당시 처녀가 아니었던 사모님을 둔 목사님들도 조용히 교단을 떠나셔야 한다.

(『빨간 바이러스』, 진중권, 138)

 

성경 말씀대로 하다가는 사람 죽이다 날 샐 것 같으니까, 또는 현대의 기준으로 보면 너무 야만적으로 보이니까 동성애를 죄악시하면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른 것이다.

 

 

 

언제 야훼가 남들 눈치 보면서 살라고 했나? 까라면 까라는 것이 야훼의 뜻이다. 성경 열심히 읽어봐라. 아브라함처럼 자기 외아들을 번제물로 바치라는 지극히 황당한 명령에도 복종해야 야훼가 좋아한다.

 

진중권이 그 자리에 있었다면 이삭을 바치려고 하는 아브라함의 멱살을 잡고 “너 미쳤냐?”라고 한 마디 던질 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야훼는 아브라함의 편이다. 진중권이 그리도 애지중지하는 성경에는 그렇게 써 있다.

 

 

 

성경 말씀대로 하다가는 도덕적으로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성경을 무시하자”라는 결론에 이르러야 한다. 그리고 실천적으로 볼 때 진중권은 적어도 동성애 문제에 대해서는 성경을 무시하고 있다.

 

문제는 합리성과 일관성에 대해 그렇게 떠들어대던 진중권도 성경 이야기만 나오면 “성경을 무시하자”라는 말을 감히 하지 못하고 “열심히 읽고 제대로 해석하자”는 식으로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도대체 위에 나온 구절을 어떻게 제대로 해석한단 말인가? 진중권의 해석 신공을 한 번 구경하고 싶다.

 

 

 

사악한 성경 구절(내 기준으로는 사악하지만 야훼 기준으로는 멋진 구절이겠지)을 만났을 때 자유주의적 기독교인들은 실천적으로는 그 성경 구절을 그냥 무시한다. 그러면서 그 구절을 (거의) 곧이곧대로 지키려는 근본주의적 기독교인들을 보고 “제대로 해석하시지”라는 황당한 말을 한다.

 

어떤 면에서 보면 근본주의적 기독교인이 자유주의적 기독교인보다 더 일관성이 있다. 물론 일관성 있게 못된 짓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자유주의적 기독교인은 자신이 성경 구절을 무시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성경 구절을 무시하는 것은 곧 기독교에서 멀어지는 것임을 인정해야 한다. 나는 그들이 성경 구절을 무시하는 것을 환영한다. 하지만 그런 무시를 “진정한 기독교의 길”로 포장하는 것을 보면 짜증이 난다.

 

야훼가 시키는 일을 거역하는 것이 어떻게 진정한 기독교의 길이 되나? 야훼가 그렇게 생각할 것 같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