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건이 터진 후 류현진 선수가 등판하여 투구를 할 때 '경기 해설 아나운서'가 '조국을 위해 던진다'...라고 하고 류현진 선수도 라커룸 앞에 ‘SEWOL 4.16.14’...라고 하고 일억원을 쾌척했는데요.....


물론, '모든 다저스 선수들'이 그렇지는 않았겠고 또한 '사고 당사 국가'가 아니라는 입장 차이는 있겠지만 '아, 이런 의식의 차이가.... 어디서 연유되는 것일까?'라고 생각해 봅니다.


“다저스 선수들이 묻습니다. 한국의 재난구조체계에 대해서”

이번 주의 일기는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대한민국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제가 미국에서 시즌 3승을 올린 게 무슨 도움이 될까 싶기도 했고, 그래도 열심히, 잘 던져서 승리를 거두는 게 패하는 것보다는 나을 듯 했고, 또 비통함에 빠져 손 놓고 있는 것보다는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그렇지 않은 것보다는 바람직한 일이라고 합리화하기도 했습니다.  

SNS에 실종자들의 무사생환을 바라는 글을 올리고, 침몰된 세월호를 잊지 않기 위해 라커룸 앞에 ‘SEWOL 4.16.14’라고 걸어 놓은 것도 저의 염원이, 기도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였습니다.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인천여객터미널에서 여객선을 타고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던 그 길은, 제가 동산고 2학년 때 같은 루트로 배를 타고 수학여행을 떠났던 여정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처음 사고 소식을 들었을 때 남의 일처럼 느껴지질 않았습니다. 10년 전, 13시간이 넘도록 여객선 안에서 멀미와 싸우며 도달했던 곳이 제주도였습니다. 새로운 여행지에 대한 호기심과 친구들과의 놀이로 지친 심신을 회복시키며 제주도 수학여행을 즐겼던 장면들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그 길, 제주도에 닿지도 못한 채 진도 앞바다에서 학생들이 겪었을 참사를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지는 것만 같습니다.

희생자를 애도하고 구조지원을 돕기 위해 성금을 낸 것은 제가 잘난 척 하기 위함도 아니었고, 어떻게 해서든 자식이 살아 돌아오기만을 바라는 실종자 가족들에게 아주 작은 도움과 마음을 보이고 싶어서였습니다.

미국에서 살다 보면 한국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들에 대해 더욱 귀를 열게 되고 뉴스들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그것은 누가 시킨 것도 아닌, 외국에 사는 한국인들의 공통된 모습일 것입니다.

진도 앞바다 여객선 침몰 사고 소식이 전해진 뒤 다저스의 선수들, 코칭스태프, 구단관계자, 심지어 메이저리그 취재 기자들까지 한국의 대형 참사에 애도를 전하며 어떻게 해서 그런 엄청난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느냐고 저에게 물어 봅니다. 몇몇 선수들은 미국에서 보도되는 한국 관련 뉴스들을 보고 ‘사고 당시 왜 빨리 구조가 되지 않은 거냐’고 궁금해 합니다. 그러나 저도 딱히 대답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저도 그 부분은 가장 알고 싶은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와 관련된 기사들에 대해서 할 말이 있습니다. 지난해 제가 원정 경기 때마다 어이없는 실수를 하고 상대팀 타자들에게 두들겨 맞을 때에는 류현진은 원정 경기에 약하다는 기사가 쏟아졌습니다. 저녁 경기에는 잘 던지다가 낮 경기에선 승을 거두지 못하자 류현진은 낮 경기에 약하다고 뭐라 했습니다. 올시즌 원정에서도, 낮 경기에서도 승을 챙겼습니다. 그랬더니 이젠 홈에서 잘 던져야 하고, 5일이 아닌 4일 쉬고 등판할 때도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조언을 해주십니다. 어떤 분은 불펜피칭을 거르지 말고 메이저리그 스타일에 하루 빨리 적응해야 한다는 충고도 덧붙이십니다. 

다 받아들입니다. 관심과 애정이 담긴 기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전 메이저리그 2년차입니다. 시즌 전까지만 해도 많은 기자들이 ‘2년차 징크스’를 우려했던 바로 그 선수입니다. 낮이든 밤이든, 4일이든 5일 쉬고 나오든, 홈이든 원정이든, 어떤 상황에서도 승리만 거둘 수는 없는 법입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어느 경기, 어떤 상황에서라도 최선을 다했고, 앞으로도 그 모습은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호주 개막전 때 발톱 부상에도 경기장을 찾은 한인 팬들을 위해 다음 이닝에도 마운드에 올랐던 것처럼 3승을 거둔 샌프란시스코전에서도 6이닝에서 멈추지 않고 7이닝에도 등판을 강행했던 것은 마음 속 ‘대표선수’라는 자각 때문이었습니다. 승과 패의 결과에만 저를 맞추지 마시고, 가끔은 과정도 지켜봐주는 배려가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마음이 심란해서 그런지 제가 좀 예민해지는 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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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