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건은 대한민국의 비극적 사건, 사고의 역사에 또다른 참사로 기록될 것 같습니다. 수백명의 젊은 생명이 물속으로 가라앉는 모습이 전국으로 생중계 되다싶이 했습니다. 부모들은 해안가에서 발만 동동 구르면서 그걸 지켜봤습니다. 구조에 최선을 다해줄 것으로 믿었던 정부와 당국은 아무 전문성 없이 우왕좌왕하는 모습만 보여주었습니다. 가장 안타까운 사실은 생명을 잃은 학생들은, 대부분 얌전히 명령을 따라서 선실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사람들이라는 겁니다. 


이 와중에 가장 안타까운 것은, 정치의 과잉이 이 비극을 더 안좋은 방향으로 끌고 가고 있다는 겁니다. 이 문제에 있어서, (온라인) 좌파들 그리고 (온라인) 우파들 모두 마찬가지로 역겨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유족들의 슬픔이나 문제 해결, 사고 재발 방지 이런 것에 대한 관심 보다는, 이 사건이 어떻게든 자기가 좋아하는/싫어하는 정권/정파에게 유리/불리하게 작용할까 이런 생각만 하고 있으니까 말입니다. 


이를테면 가짜 유가족 행세하던 인간들이나, 온라인 상에서 막무가내로 정권 퇴진 운동 부터 하는 인간들이 한 예 입니다.  


선장 고향에나 관심 가지고 조작질을 한다거나, 사고 지역 주민들에 대한 저주나 내뱉던 인간들이 다른 예일 겁니다. 


어느쪽이건 비극적 사고의 슬픔을 가라앉히는 데에도, 사고로 부터 교훈을 가지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만들지 않는 데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일단 이렇게 양비론으로 글을 시작하긴 했지만, 이 비극에 있어서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주체는 결국 현재 대한민국 정부가 될 수 밖에는 없습니다. 사고를 막기 위한 안전 점건, 사고 시점 현장 사태 파악,  사고 직후 초기 대응, 정보 공개및 언론 브리핑, 구조자 파악 및 사후 관리, 실종자 및 사망자 유가족 관리, 체계적인 구조 및 수색 작업 ... 뭐 하나 제대로 되는거 없이 어수선한 모습으로 일관하는게 TV 카메라를 통해 낯낯히 들어났습니다.

건져 올린 구조자 수와 명단 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초기 구조자 수의 혼선은 사건의 심각성을 잘못파악하는 결정적인 오류가 되었습니다. 컨트롤 타워가 없어서 지휘 체계에는 그저 혼란만 있었습니다. 구조 방식에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초기 시점에 대처가 느려서, 며칠이 지나고 나서야 비로서 뒤는게 조명탄이니, 부력 받침대니, 오징어잡이 배니, 민간잠수부니 투입되는게 반복되었습니다. 


(정치꾼들이) 막무가내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으라며 가두 시위를 선동했다는 말도 있습니다. 예, 이런 사건 사고 하나하나 대통령이 슈퍼맨/원더우먼처럼 해결해 줄 수는 분명 없는 일일 것입니다. 근데, 유가족의 분노가 일부 청와대로 향한건, 어떻게 보면 자업 자득인 면도 큽니다.  박대통령이 사건 초기 진도로 내려가서, 폼잡으면서 이미지 메이킹을 좀 하셨죠. 친히 유가족들에게 전화도 해주시고, 담당자들 일 제대로 안하면 모가지를 날려버리겠다고 으름장도 치셨습니다. 자유게시판에 보니 그 모습에 감명받으신 유가족 분께서 그 앞에 기도하듯 무릎끓으신 사진도 있더군요.

http://theacro.com/zbxe/free2/5027616

근데 그런 폼을 잡아놓고서, 이후 정부가 실행하는 짓거리가 저 아수라장이었습니다. 그러니 유족들의 분노가 박대통령에게 향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만약 정부가 사건 대체하는 방식이 제대로 이루어지기만 했었더라면, 누가 봐도 정부는 최선을 다해서 할일을 다하고 있는데 불가항력이란게 있다는게 느껴졌다면, 괴링이 와서 선동을 해도 안먹혔을 겁니다. 

물속에서 사라져간 생명들 생각하면 가슴이 너무 미어지게 아픕니다. 이 사건은 전 국민에게 커다란 트라우마로 남을 것입니다. 특히  '위에서 시키는 대로만 하면 잘 살 수 있어.' 라고 믿고 따르던 학생들만 고스란히 사망했는데, 그 '윗대가리'라는 사람들은 사건 발생에도 사건 수습에도 무능력하기만 했다는 것이 보여졌다는 점에서 말입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정치의 과잉은 이 비극의 결말을 웃긴 방향으로 몰고 가고 있습니다. 믿도 끝도 없이 정권 타도 부터 외치는 선동꾼들도 역겹지만, 자기네 정권의 아이돌 스타의 이미지에 누가 될까봐 명백한 정부 당국의 문제도 덮으려고 하는 사람들도 문제가 있긴 마찬가지입니다. 혹시 이 사건때문에 자기가 싫어하는 정파, 이를테면 친노 떨거지가 살아날까봐 명백히 눈앞에 보이는 문제를 외면하는 것도 정치의 과잉입니다. 


제발 소 잃고 나서는 외양간이라도 고쳤으면 좋겠습니다. 안그러면 소를 또 잃지 않겠습니까.


뉴스 링크 몇개

8번 바뀐 구조자 숫자.. 정부 불신 극에 달해 (SBS)
http://media.daum.net/v/20140419205705700

책임자 없고.. 요구엔 미적대고.. 가족들 분노의 행진 (조선일보)
http://media.daum.net/society/affair/newsview?newsid=20140421030425785

처음엔 없다더니 뒤늦게 내용 공개.. 석연치 않은 교신록 (JTBC)
http://media.daum.net/breakingnews/newsview?newsid=20140420220707401

매뉴얼만 만들어 놓고.. 현장 콘트롤 타워 지정 안했다. (중앙일보)
http://media.daum.net/issue/627/newsview?issueId=627&newsid=20140421023203654

해경 진도 관제 기록 은폐 의혹.. 검경 조사중 (MBN)
http://media.daum.net/politics/newsview?newsid=20140420123405825

실종자 가족 "왜 외국 잠수장비 지원 안받나" 분통 (해럴드경제)
http://media.daum.net/issue/627/history/newsview?issueId=627&newsid=20140419134905900

학생들이 나눈 SNS 대화, 탈출 명령 기다리며 서로 격려(JTBC)
http://media.daum.net/tv/jtbc/news9/?newsId=20140420221006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