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대형 사고가 그렇겠지만, 이번 세월호 전복 침몰사고도 여러가지 의문점을 안고 있습니다. 이런 점을 고려했을 때 생존자 구조와 시신 수습, 선체 인양 및 사후 대책에 이르기까지 무엇보다 중요한 원칙은 투명한 처리 절차와 관련 정보의 공개라고 봅니다.

 

과거 천안함 사고에서 정부의 사고원인 발표 이후에도 끈질기게 온갖 음모론이 제기되고 쉽게 해소되지 않은 결정적인 이유 역시 사고 발생 이후 정부 발표의 혼선과 불투명한 업무 처리, 정보의 은폐 등이라고 봅니다.


이번 세월호의 경우에도 사고 발생 전후의 통신내용 등이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비공개 정보라고 하면 사람들은 곧바로 군사 정보나 국가 안보 관련 내용과 연결하게 됩니다. 이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사고 당시가 한미합동군사훈련의 막바지였다는 점, 세월호의 정규 항로가 이번 훈련의 민간선박 출입 통제 구역과 상당히 겹친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사람들이 이번 사고의 원인을 찾을 때도 역시 그런 군사적 상황과 연결하기 쉽습니다. 그리고 이런 정황 등이 갖가지 음모론을 낳는 배경이 됩니다.

 

이미 온라인에서는 그런 음모론이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음모론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이번 사고로 인한 물리적 피해와 국민들의 심리적 상처를 치료하는 데에도 치명적인 독소로 작용합니다.


이런 점에서 정부는 이번 사고와 관련한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을 주저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만일 공개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정부가 국민들에게 "이번 사고의 원인에 대해서는 당신들 멋대로 상상해도 좋다"고 공개적으로 부추기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정부가 앞장서서 그렇게 의혹과 음모론을 부추겨놓고 결과적으로 당연한 의문을 품는 사람들을 좌빨이니 종북이니 반국가주의자니 하는 식으로 몰아가는 것은 파렴치하고 무도한 행위입니다. 합법적인 정부가 할 일이 아닙니다.


투명한 정보 처리는 갈수록 비대해지는 정부 조직에게 국민이 요구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격 요건일 것입니다. 정부는 지금 당장, 세월호의 통신 내용을 비롯한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촉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