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간 거의 일도 잘 하지 못했네요. 아침에 일어나면 자고 있는 놈들 방에 들어가서 얼굴 한번 더 쓰다듬어 보고 제 팔도 한번 더 만져 봅니다. "이게 과연 살아있는 것인가?"

 

박근혜 정권에는 묘한 특징이 있는데, 유난히도 많은 아부꾼들이 설친다는 것입니다. 동조자와 아부꾼은 차이가 있습니다. 제가 박근혜 정권을 증오하는 정치적 입장을 감안해서, 이걸 빼고 생각해봐도 그렇습니다. 처음 느낀 것인 윤창준 사건인데요, 그 모든 분란의 핵심에 박근혜가 있음은 정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알죠. 그런데 최종 발표는 그 모든 책임에 대하여 "각하에게 죄송하다"로 정리가 되었습니다.

 

세월호 현장에 대통령이 가는 것은 당연하죠. 가도 욕을 듣고 안가도 욕을 들을 경우에는 가서 욕을 들어야죠, 그런데 그 현장에서 박근혜가 한 이야기를 복기해보면 참 기가 찹니다. 그녀의 주장은 2가지로 요약됩니다. 1. 구출작업에 열심히 노력하지 않는 공무원은 옷을 벗기겠다. 2. 마지막 한 명까지 꼭 구출하겠다.

 

제가 박근혜가 대통령이 돼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이 양반은 자신의 손으로 현실의 바닥을 해본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과오나 실수를 다른 사람들에서 찾아냅니다. 같이 공감할 경험이 없이 때문이죠. 박근혜가 제 손으로 이사를 한번 해보았겠습니까, 아파트를 사봤겠습니까, 사교육 시장을 경험해보았겠습니까. 이런 사람이 야심이 있어 우두머리가 되어 음험한 생각을 하면 진짜 개판이 되는거죠. DJ, 노무현때로 아부꾼이 있었겠지만 잘 나서기기 힘들었을 겁니다. DJ에게 뭔가 아부로 쫄랑거린다는 것이 논리적으로 어렵고, 노무현은 본인이 자신의 의식에 대한 강박이 시달렸으니 아부는커녕 참모들의 의견도 잘 듣지 않았을 겁니다. 박근혜는 구체적인 사실에 대한 지식은 전무하고 정치적 감만 있으니, 이런 경우 흔히 쓰는 수법이 충성경쟁입니다.

 

사고대책 본부가 5개나 있는 것을 무엇을 의미합니까. 각 부처별로 이번에 찍히지 않기 위해서 발버둥을 치는 겁니다. 박근혜가 그렇게 시켰으니까요. 이번일 잘 못하면 옷벗기겠다라고 공언을 했습니다. 각 부처별 헤드는 이번 사건으로 찍히지 않기 위해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여 충성 경쟁에 뛰어드는 겁니다. 고위직 공무원들 출세욕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상상도 못하실 겁니다. 그러니까 부처끼리 협조가 안되는 것이 아니라, 협조할 필요가 없습니다. 교육부는 교육부대로, 행안부는 행안부대로.

 

진도에서 박근혜 연설의 잘 들어 보세요. 요지는 이겁니다. "내가 아랫것들 확실히 조져서 꼭 구출하겠다. 확실히 못하는 놈들은 이번에 옷을 벗겨버리겠다". 이 말에 박근혜의 국정 철학이 가장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게 책임자가 할 말이냐고요. (그리고 대통령이라는 자가 참 답답한게.. 마지막 한명까지 구출하겠다. 이게 말이 되는 소리냐고요. 이 말은 몇 명이 구출된 상황, 그리고 지금도 구출이 일부 성공하고 있을 때 하는 소리죠. ) 학부모들이 오해할 수 있습니다. 정상적인 대통령이라면 이렇게 해야 합니다. "현장 공무원들이 고생하고 있고 최선을 다한다. 모든 것은 대통령 책임이며, 끝까지 내가 여러분과 같이 하겠다.  그러니 현장 작업자들의 말을 믿고 따라 달라."  박근혜에게 과오는 있을 수 없습니다. 지 아비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듯이.  멍청하고 욕심많으면 최악인거죠. 문제는 본인이 이런 객관적 시각을 모른다는 거죠. 주위 아부꾼들이 더 부추기고.

 

남재준 국정원건에 대한 박근혜의 반응은 놀랍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 혹 다시 이런 일이 생기면 확실히 조지겠다" 흐미.... 이미 국정원 대선개입, 간첩조작, 2건이 터졌는데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 하긴 지 임기동안 대선은 또 없으니 이런 소리를 하는 것이겠죠.

 

직장에는 별의별 인간들이 다 있습니다.   상사들 중에서 현장에서는 소리치고 부하들 쥐잡듯이 잡는 사람들도, 나중에서는 회식에서 다시 풀어주고 다독여주는, 어쩐지 좀 안기고(?) 싶어지는 상사도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충성심이 더 견고해지고. 요런 상사들 중에서는 부하들에게 뭐라해도 책임을 지가 지는 사람이 있습니다.충성심의 핵심은 윗대가리의 자기 희생이죠. 연출된 것이지만 다나까 일본 수상이 아주 낮은 자기 계보 직원이 부모상에 가서 밖에서 하염없이 비를 맞아가며 기다린 사건을 꽤 유명하죠. 그걸 부하들이 알면 정말 일심동체, 아 우리 부장님은 진짜 우리를 생각하는구나... 이렇게 느끼죠. 회의에서는 재떨이에 대가리를 맞아도, 자신들의 과오를 대속해주는 상사가 있으면 아래 사람들은 힘을 냅니다. 그런데 제일 얍삽한 인간들은 부하들 앞에서는 별 이야기 안하지만, 모든 과오는 부하책임, 부하들의 공은 자기 차지.. 이런 인간들인데, 제가 볼 때 박근혜(김기춘, 남재준) 이 인간들이 딱 여기에 들어 맞는 과죠. 어떤 대학병원에 외과교수가 진짜 성질 더러운 사람있었습니다. 인턴들 줘패고, 수술하다 보조의사들 버벅이면 바로 쪼인터까고 나중에 밖으로 불러 싸대기 날리고 한 인간이었다고 합니다. 본인 실력이 대단했다고 하네요. 그런데 그 팀에서 어떤 레지던트의 의료사고(아마도 사망)가 일어났을 때, 자기가 다 뒤집어 쓰고 법처리를 받았습니다. 언론도 모르는 일인데 그 바닥에서는 꽤 유명한 사건이죠. 지도자란 이런 마음의 자세가 있어야 합니다. 안봐서 모르겠지만 회의 때 박근혜가 찬바람 쌩쌩 날리면 독하게 쏘아붙이면 장차관들 후덜덜 할겁니다. 그걸로 끝이죠. 사실 그 자리에는 답은 못하지만 나름 부처별 어려움을 해명, 설명(비록 낮은 뒷풀이 회식의 차원일지라도)할 기회가 없을 겁니다. 그 통로를 김기춘, 남재준이 확실히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남재준이나 김기춘이 박대통령에게 대들거나 모반을 하지 않은 한 이상 자르지 않을 겁니다.

 

자, 이제 남은 것은 일베 글 수사입니다. 피플뉴스의 서승만이라는 놈의 글도 있고요. 아침에 보니 그 글에 대해서 전면적인 수사를 한다고 하네요. 여러분 보시기에 수사를 할 것 같습니까 ? 아마 IP를 봐가면서, 지역별로 잘 섞어서 대구 1, 부산1, 호남1, 서울 경기 2 명 정도 엮지 싶습니다. 그 종북타령의 진원지이며, 여권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사이버 공간에서의 최대 우군인 일베충들을 일망타진할 의도가 전혀 없습니다. 박근혜 참모진들이 이런 일을 할 가능성이 전혀 없습니다. 세월호 관련된 일베충 수사야말로, 박근혜 정권의 모든 것을 드러낼 최후의 심판대라고 생각합니다. 그 정도면 사이트 패쇄 + 운영자 구속으로 당장해도 시원찮은 판국에 이 무슨 말도 안되는 수사예정 소개인가요! 할 말이 없습니다. 박근혜 정권이 이렇게 야비하고, 지역차별이라는 연료를 태워가면서 버티고 있는 정권인데, 경계도 불문명한 "친노"를 없애기 위해서라면 박근혜 정권도 얼마든지 지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보면 좀 이해가 어렵습니다. 경상도 세력을 층위화 시켜서 A+부터 F까지 분리 대응하지 않으면 야권의 집권을 불가능합니다. 스카이넷에서 자주 보이는 통합형 개쌍도 타령 100년해봐도 현실은 시궁창 그대로, 그 자체입니다. 실현 불가능한 목표 운운하는 것은 본인 자신이 그런 상황과 가장 현실적으로 멀다는 증거죠. 세월호 사건에 대해서 "하나님의 사랑의 매" 운운하는 것과 같은 구조죠.

 

세월호 일베 수사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봅시다. 각자 신고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신고합시다. 누가 정권을 잡든 이런 소시오패스들이 공인받는 사회가 되어서는 한국의 미래는 없습니다. 세월호 참사와 "야구장 앰프응원"이 무슨 관계냐고 부득부득 우기는 미친 놈들, 이런 놈들이 커서 결국은 세월호 선장같은 인간이 되는 겁니다. 공감의 능력이 0인 인간들은 살아 숨쉬는 폭탄입니다. 이런 놈들이 결국은 우리와 우리 아이들을 해치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정권을 말년 그림이 대충 그려집니다. 십상시의 난의 21세기에 볼 수 있을 겁니다. 대통령이 될 사람의 삶의 궤적이 왜 중요한지, 왜 박근혜는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되는지를 세월호의 혼령이 깨워주고 있습니다. 희생자 학무보님들, 어떤 행동도 심정적으로 이해해 줍시다. 그것으로 분이 조금이라도 풀린다면.  적극적인 공감이란 내가 손해를 감수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시기도 얼마 길지 않을 겁니다. 지금 상황이라면 어떤 공권력이라도 손해를 감수해야 합니다. 

(밤새 잠을 못자고 쓴 글이라. 좀 왔다갔다하네요. 죄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