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ilbe.com/13869634

 

[마음이 여린 분들은 클릭하지 마시압]

 

 

 

 

곤충이나 파충류의 눈보다는 인간의 눈을 닮은 눈을 지닌 동물들이 죽어가는 모습에

 

나는 거의 본능적인 연민을 느낀다.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동물이든 아니든 말이다.

 

물론 이 연민은 본능에 어떤 잠재적 기초를 지니고 있겠지만 말 그대로 본능은 아니다.

 

그 기초는 교육과 문화에 의해 발양되고 실현되어야 하는 것이다.

 

 

 

인간이 아닌 동물이 인간을 위해, 인간에 의해 불가피하게 처해지는 나쁜 운명에 대해서도

 

연민을 느낄줄 '아는' 인간이 그렇지 않은 인간보다는 잠재적으로 인간에게 이롭다. 그런 인

 

간이라면 인간과 인간 아닌 동물들이 주로 인간 탓으로 별로 불가피하지도 않은 고통에 빠져 

 

질러대는 비명에도 남달리 민감할 것이다.

 

 

 

살상을 불가피한 것으로 당연시하는 걸로도 모잘라 그 살상을 구경거리로 만드는 감수성은

 

해당 경우에서 불가피한 최종해결과 가능한 공생적 해결의 칼같은 구별의 재고가능성을 제로

 

로 환원할 뿐 아니라 모든 유사 경우들에서도 내게 조금이라도 비용이 드는 해결책보다는 타자

 

를 일방적으로 처벌하는 해결책을 선호하는 성향을 만들어 낸다.

 

 

 

우리는 가장 극악한 살인마라도 그 살인마가 처형당하는 모습을 구경거리로 삼아서는 안된다는

 

좋은 믿음을 계몽주의로부터 물려받았다. 생명체가 고통당하고 죽는 모습에서 혐오감을 느끼는

 

본능과 내게 유해한 생명체가 고통당하고 죽는 모습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본능 중 전자가 후자

 

를 압도해야 한다는 믿음 자체는 그보다 훨씬 전 최초의 계몽주의로서의 세계종교의 유산이다.

 

 

 

사지를 가로수에 묶여 독가스를 흡입당해 죽어가는 쥐의 재난에, 그 인간적 눈빛에 공감하지

 

못하고 그 재난을 장난삼아 인위적으로 연출하고 구경거리로 제공하는 이들은 잠재적으로 이,

 

인간만이 주인공일 리 없는 세상의 제일가는 재난들이다. 그런 류의 인간들은 히틀러나 스탈린

 

같은 괴물을 만나면 숨죽이는데 그치지 않고 충실한 신민이 될 가능성이 높다.

 

 

 

나는 몇년 전부터 파리나 모기 따위도 함부로 죽이지 못하는 종류의 인간이 되었다. 인간적 눈

 

을 지니고 있지 못하다는 그들의 약점은 그들을 생명체보다는 폐기물에 가까운 존재로 취급해

 

야할 좋은 이유인 동시에 '그러니' 아무 생각 없이 더 함부로 대해서는 안되는 좋은 이유이기도

 

하다. 조건반사적으로 죽이려들기보다는 내쫓거나 못들어오게 하는 것이 더 인간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