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쉬는 바람님의 정봉주 변호 글에 대한 반론

<관련 숨쉬는 바람님의 글 : 정봉주 판결에 관한 오해와 이해>


먼저 숨쉬는 바람님의 성실하고 진지한 글에 대해 경의를 표합니다. 지금 진보진영이 숨쉬는 바람님의 반의 반만이라도 이성적으로 정봉주 판결에 접근만 하여도 저는 정봉주(나꼼수)나 진보진영을 비난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숨바님의 글의 핵심은 크게 보아 아래의 3 가지를 전제한 것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 현행 공선법은 일반론적 방법으로 기술되어 있기 때문에 사법부의 자의(재량)적 판단을 최소화 하기 위해 계보학적 관점(판례)을 따라 사법부는 공선법을 해석하고 적용해야 한다.


-. 허위 사실 공표죄의 최종적인 판단 기준은 의혹이 제기된 사태 자체의 진위 여부가 아니라 의혹 제기자의 건전한 양식에 기초한 소명 행위의 성실성과 구체성에 있다.


-. 의혹 제기자의 소명 행위의 성실성은 '의혹 제기자의 관점'이 아닌 일반적인 유권자의 관점에서 '규범적으로'  판단되어야 한다.


위 3가지 사항에 대해서 숨바님의 견해에 저는 모두 동의하며, 이 3 가지 원칙을 토대로 숨바님의 글을 반박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숨바님께서는 위 3가지 원칙을 제대로 천명했다고 보지만 정봉주의 판결을 적용하는데는 정봉주 편에 서서 무리하게 논리를 전개하고 계십니다. 아래는 제 반론입니다.


1. 이번 사법부의 판결은 자의적 해석을 줄이고 일관성이 있었는가

숨바님은 공선법이 일반론적으로 기술되어 있어 사법부의 자의적 판단의 여지가 많아 판례를 기준으로 판결의 일관성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저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숨바님은 이번 사법부가 일관성이 없었다는 것을 논증하기 위해 송영진 사건을 예로 들고 비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송영진 사건의 판례와 이번 사건의 판결과는 모순이 없어 보입니다. 송영진 사건은 검찰 수사에서 김현욱의 비리가 없음이 밝혀졌는데도 계속 김현욱의 비리를 유포했기 때문에 사법부는 유죄라고 판결했습니다. 이번 정봉주 사건에서 재판부는 검찰과 특검을 통해 정봉주의 주장이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으나 정봉주는 계속 이명박의 주가조작과 횡령 의혹을 주장했기 때문에 검찰과 특검 수사결과를 토대로 정봉주에게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님이 선례(판례)로 든 송영진 사건을 검토하더라도 이번 재판부가 정봉주에게 유죄 선고를 한 것은 선례와 동일한 해석 관점에서 일관성이 있고 가능한 자의적 판단을 줄이려는 노력이 있었다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님이 말한대로 공선법은 일반론적으로 기술되어 있어 사법부도 재판에 있어 곤란을 겪을 수가 있다고 봅니다. 사법부는 이런 상황에서 공선법 재판에서 판례에 따라 일관된 원칙을 지킴으로써 그 곤란을 해결하려고 했습니다.

공선법의 허위 사실 공표에 관한 처벌 조항은 공직에 입후보한 사람에 관한 악의적이고 왜곡된 정보로부터 유권자들의 선택이 오도되는 것을 방지하여 선거의 공정성을 보장하려는 목적임으로 사법부는 이를 엄격하게 적용하여 공선법의 목적과 취지를 살리자는 원칙을 세운 것으로 보입니다. 중졸 출신 후보가 고졸이라고 학력을 속였다가 당선 무효와 함께 실형 선고를 한 판례도 이에 부합하구요. 박원순이 자기 홈피에 경력과 학력을 부풀렸다 삭제하거나 수정하고 공보물에는 아예 단국대 졸업이라는 학력만 올린 것도 사법부의 일관된 판례를 보아 향후 공선법 위반으로 유죄를 받을 것을 염려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사법부는 다른 형법과는 달리 공선법의 적용에 있어서는 사소한 사안이라도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일관되게 판결해 왔습니다.


2. 정봉주는 건전한 양식에 기초한 소명 행위의 성실성과 구체성이 있었는가

숨바님도 이야기했지만 허위사실 공표죄는 그 사실의 진위여부가 아니라 의혹 제기자의 건전한 양식과 성실하고 구체적인 소명 행위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저도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번 재판부도 이 원칙에 충실했다 보구요. 오죽하면 재판부는 <나중에 사실로 밝혀진다고 하더라도 정봉주는 유죄이다>라고 부연 설명할 정도로 허위사실 공표죄의 기준이 의혹 제기자의 양식과 소명행위에 있었음을 강조했겠습니까?

그런데 정봉주는 이런 재판부의 원칙에 부합하는 행동을 하지 않았음이 검찰측 증거로 밝혀졌고, 정봉주는 자기의 진정성을 증명하지 못하고 확신에 대한 증거도 제출하지 못함으로써 재판부는 정봉주의 주장을 기각했습니다. 단적인 예로 정봉주는 이명박이 주가조작과 횡령을 했다는 사실을 스스로 회의하면서도 계속 의혹을 제기했고, 주가조작과 횡령을 하지 않았음에 대한 증거가 나와도 이를 일부러 무시했음이 드러났지요.


3. 일반 유권자의 관점에서 이 재판을 바라보면

님께서 세운 세 번째 전제인 의혹 제기자의 소명 행위의 성실성을 일반 유권자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만, 일단 이 원칙을 수용하고 반론을 제기하겠습니다.

님이 이야기하는 일반 유권자 관점이란 무엇일까요? 유권자가 후보의 선택에 있어 후보에 대한 정보를 많이 제공받고 한편으로 허위 사실로 인하여 오도되지 않는 것이 아닐까요? 그렇다면 정봉주는 유권자에게 이명박에 대한 정보를 가능한 많이 주는 것에 기여한 것일까요? 아니면 유권자가 오판할 수 있도록 허위 사실을 유포한 것일까요?

이명박이 주가조작과 횡령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검찰과 특검에 의해 이미 밝혀졌습니다. (물론 나중에 이것이 사실로 드러날 수도 있겠죠. 어쨌든 현재까지의 상황은 이명박은 주가조작과 횡령은 하지 않았다는 것이 사실입니다) 자, 이런 상황에서 정봉주의 의혹 제기가 유권자의 선택에 도움이 되겠습니까? 아니면 선택에 방해를 주고 오판을 하게 하겠습니까?

지난 대선은 일방적인 게임이라 사실 정봉주의 행위는 당락에 영향을 끼치지는 못했습니다. 만약 지난 대선이 여야 후보간 박빙의 게임이었다면 과연 정봉주의 이런 행위는 어떤 결과를 초래할까요?


숨쉬는 바람님의 전제를 모두 수용하고 그것을 기준으로 이번 사법부의 정봉주 판결문을 바라보아도 사법부 판결은 정당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