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고래님의 글(http://theacro.com/zbxe/free/499535)잘 읽었습니다. 그 글이 왜 제 글에 대한 답글인지는 의문입니다.

박하고래님은 ""현재 문재인류를 지역주의에 기반해서 비판하는 것은 그 정당성과는 별개로 오히려 당면한 문제들에 대한 논점을 흐리고 전선을 지역주의로 이동시킵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박하고래님이 글 말미에 정리하신 내용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제 글은 문재인류(이하 친노세력)를 지역주의에 기반해서 비판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저는 "친노세력은 지역주의말고는 관심이 없다"라고 했을 뿐입니다.

구글 검색만으로는 "친노세력은 지역주의말곤 관심이 없다"라고 결론내릴 수는 물론 없습니다. 하지만 그 결론을 도출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사용될 수는 있죠.


공평하게 문재인이 대권주자로 이름이 오르내릴 시점인 2010년부터 문재인, 손학규, 정동영을 각각 부산, 지역주의, 복지, 노동, 경제, 양극화와 함께 검색하면 예상대로의 결과가 나옵니다. 물론 손학규, 정동영은 현역 정치인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했기 때문에 문재인보다 대체로 검색되는 양이 많습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손학규,복지/손학규,노동/손학규,경제/손학규,양극화
정동영,복지/정동영,노동/정동영,경제/정동영,양극화
이것과 문재인, 복지 등의 검색량의 격차는 상당한데

손학규, 지역주의/정동영, 지역주의
이것과 문재인, 지역주의 의 검색량의 차이는 미미하거나, 오히려 문재인, 지역주의로 검색되는 양이 더 많습니다.

일반검색뿐만 아니라, 뉴스검색에서도 마찬가지죠.


물론, 이런 주장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지역주의 청산이 한국 사회의 제 1화두다"
하지만 시닉스님, 피노키오님 등이나 저는 "지역주의 청산이 제 1화두도 아니고, 지역주의라는 용어로 유권자의 투표성향 자체를 문제시 하는데에 동의하기 어렵고, 더 솔직히 말해서 영남에서 영남 일부 정치인들이 당선되고 말고는 그들 일자리의 문제에 더 가깝지 사회전체의 문제는 아니"다는 입장입니다(다른 분들의 생각을 멋대로 상상한 것이 아니길 바랍니다)

물론 유시민이나 친노세력은 "특정 지역에서의 특정 정당의 1당독재 때문에 그 지역의 정치발전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인 모든 영역에서의 발전이 지체되기 때문에 지역주의가 한국사회문제의 근원이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저도 막연하게 이런 생각에 동의해서 노무현의 지지자였죠.

하지만 저 주장에 대하여 "현상만을 바라본 생각", "지역주의는 허상", "지역주의는 결과물일뿐 근원이 아니다"라는 주장 등이 참여정부 이후 꾸준하게 제기되었고, 지역주의 청산을 위한 "영남공략"이나 "호남포기(?)"같은 정치공학 혹은 특정지역 '퍼주기', 그리고 인사나 예산분배에서의 시스템 교정이 아닌, 정치인의 의지에 따른 '배려'가 아니라, 사회경제적인 실질문제, 즉 대중의 삶의 구체적 조건에 신경쓰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주장이 터져나옵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참여정부의 정권재창출 실패, 열린우리당의 몰락은 '지역주의'자체를 정치목표로 삼고, 영남공략, 대연정 등의 정치공학으로 전국정당화를 추구했던 전략이 성공적이지 못했음을, 심지어 영남공략자체도 성공적이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결론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참여정부 시절의 부동산 값 폭등으로 인한 주거불안, 사교육비 폭등, 등록금 폭등, 일자리 문제, 비정규직 문제 등 '양극화'에 대해서, 정권초기에는 문제의식조차 희박했고(전국정당화 놀음 하느라), 정권말기에는 업적을 남기기 위한 거대 프로젝트(비전2030, 남북정상회담, 한미FTA)에 집중하느라 립서비스만 하는 수준에 그쳤는데, 노무현 정권의 지지도 급락의 1등공신인 '수도권'에서의 몰락, 서민과 중산층의 지지철회는 바로 이같은 참여정부의 실정과 사이클이 겹칩니다. 특히 양극화에 대한 사회적, 정치적 불만이 한창인데도 참여정부는 "경제 문제없다, 조중동이 왜곡한다"라고 오만한 태도를 취하거나, 뜬금없이 "대연정하자, 한나라당이나 열린우리당이나 똑같다"라며 , '조중동 결정론'과 '지역주의 환원론'에 빠져서 지지율 급락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친노세력에 대한 비판은 여기에서 비롯됩니다. 도덕적 지역주의로 무장한 친노세력에 대한 비판입니다. 도덕적 지역주의로 친노세력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철 지난 담론에 아직도 매달리는 친노세력에게 정신차리라는 비판인 것입니다.


ps)흔히 특정지역 친노지지자들이 하는 착각 중 하나가 "사람들이 노무현을 좋아하는 이유는 안될 줄 알면서 부산에 도전"했다는 것을 "부산"에 초점을 맞추고 부산 자체, 영남 자체에 과대 의미부여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노무현에게 호감을 느끼고, 감동을 느꼈던 것은, 부산과 영남이 아니라, "부조리하다고 느껴지는 것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깡, 도전정신이 그의 입지전적인 삶(시골에서 변변찮은 집안에서 태어나 고졸로 사시합격해서 민주화 운동에 투신)이 겹쳐져서 입니다. 거기다 아무도 그런 도전을 하지 않을 때 외롭게 우당탕탕했죠.

문재인이 부산출마한다고, 유시민이 대구출마했다고, 문성근이 부산내려갔다고, 김부겸이 대구갔따고해서 사람들이 우와우와하지 않는 이유가 거기에 있는 것입니다. 더이상 새로운 도전도 아니고, 우리 사회의 주요 문제라고 여겨지는 문제에 대한 도전도 아니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