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1년에 영화관에서 한 100만원어치 정도를 봅니다.  지난 주에 더 이상 볼 영화가 없어서 '내가 사는 피부'를 봤습니다.  엽기적이더군요.

성형외과 의사 로버트 (안토니오 반데라스)는 강간당한 충격으로 자살한 딸의 복수를 위해 강간범을 납치해서 강제로 거세하고 성전환 시켜버립니다.

성전환만 시켜버렸다면 영화는 단순한 치정복수극으로 끝났을텐데, 

성전환으로 그치지 않고 강간범의 얼굴까지 성형해서 자기가 사랑했던 아내의 얼굴로 바꿔버리면서 얼굴과 피부에 대한 세계관을 이야기하기 시작합니다. 

흔히들 "얼굴 이쁜 거 그거 시간 지나면 아무 소용없다. 얼굴 뜯어먹고 살 거냐?"는 말들을 하곤 하는데... 

저는 "얼굴 뜯어먹으면 얼마나 맛있는데... 나는 애인 얼굴 뽁뽁 뜯어먹으면서 좀비처럼 평생 살 거다"라고 대답합니다. 

제게는 얼굴이 이쁜 것은 평생 갑니다. 그녀가 쭈그렁 파파 할머니가 돼도, 선풍기 아줌마처럼 얼굴이 부풀어 올라도, 화상을 당해 얼굴이 녹아버려도 그녀의 이쁜 얼굴은 평생 제 기억에 남습니다.   저는 "사람이 죽으면 지옥에 가든, 천국에 가든 그 사람이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의 모습으로 하늘에 올라간다."고 믿고 있습니다. 

주인공 로버트는 이처럼 '얼굴과 살 껍질에 대한 세계관'이  얼굴, 살껍질에 대한 저의 세계관과 같은(?) 탓에 두번의 배신을 당합니다. 저도 로버트도 참 어리석지요.  하지만 그렇게 삽니다. 

'내가 사는 피부'에 대한 제 점수는요~ 별 넷  (별다섯 만점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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