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밉다고 나경원을 찍자고? 제정신임?", "호남 걸고 넘어지는 친노 싫다고 아예 호남이 한나라당을 뽑자고? 미친거임?", "아무리 친노 김어준이 싫다고 해도 어떻게 억울한 면이 많은 정봉주 유죄까지 편들 수 있음?", "지금은 노무현 정권도 아니고 노무현은 2009년에 죽었는데 왜 노무현 타령만 하는거임?"


이념, 체제 불문 자원은 한정되어있습니다. 자원의 개념을 폭넓게 쓰기로 한다면, "이 세상에 무한한 것은 없다"라고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치의 측면에서 자원이란 용어를 사용하기로 하면, 이 경우 자원은 "가치", "자본(돈+a)"으로 제한할 수 있습니다. 더 핵심으로 들어가면, 가치도 결국 돈을 어떻게 분배하는지에 대한 기준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문제는 돈입니다. 하지만 가치와 돈을 무 자르듯 분리할 수는 없죠.

왜 아직도 노무현 타령인가? 아 물론 저는 그닥 노무현 타령을 하지는 않았습니다만, 그래도 아직도, 아니 앞으로도 우리나라에서 민주정치가 지속되는 한 노무현 타령, 노무현 평가는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이 글을 짧게 씁니다.


일단, 현재를 봅니다. 노무현 서거한지 3년도 되지 않았습니다. 노무현 정권 핵심을 담당하던 유명 정치인들은 거의 대부분 정치 최전선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유명 '정치'인이 아닌, 참여정부 당시 각종 공사에 꽂혔던 수많은 '세력'은 대부분 갑작스러운 신분하락으로 이를 갈고 있습니다. 민주정부 10년 동안 정부와의 협업, 정부의 입김을 무시하지 못하는 일반 대기업들과의 협업으로 윤택한 진보의 삶을 누린 '세력'도 일부는 현실정치에 참여했고, 일부는 이명박 정부의 충실한 비판자 역할을 수행하는 중입니다. 이것이 첫번째 이유입니다. 사람이 그대로 입니다. 관가에서는 이명박도 지긋지긋해하지만, 노무현 개인에 대한 호불호와는 별개로 참여정부의 '세력'에 대해서도 결코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역겨워하기까지 하죠.


두번째 이유를 말하겠습니다. 사실 첫번째 이유는 심각한 이유는 아닙니다. 감정의 문제에 불과할 수도 있으니까요. 진보개혁을 자처한다는 이유로, 개인적인 성공, 야망을 꿈꾸면 안되고, 사적인 복수를 다짐하면 안된다는 법은 없습니다. 사적인 성취욕이 공적인 성취와 조화되는 사회가 바람직하니까요.

두번째 이유는, 맨 위에 말한 자원배분의 관점에 있습니다.

노무현의 뜻을 계승하는 사람들의 모임, 현실정치에서 "친노"계파입니다. 이들은 계파임을 스스로 말합니다. 그러면서 기존 정치의 계파들과는 결을 달리한다고 합니다. 기존 정치계파는 지역, 학연, 이해관계로 뭉친 조폭 패거리와 유사했다면, 친노세력은 가치로 뭉쳐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가치'는 사적인 의리, 입신양명과 같은 개인적 출세욕을 말하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당연히 현실정치와 관련된, 일반화 가능한 공적 가치를 말하는 것입니다. 현실정치계파를 묶는 가치, 그리고 이 가치를 추구하는 현실정치계파의 존재, 이것만으로도 노무현과 친노를 계속 평가하고 언급해야하는 이유로 충분합니다. 더군다나 현재 야권의 최대주주, 2013년부터 집권세력의 최대주주가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세력입니다. 그렇다면 감정적인 비난만 아니면 친노, 노무현에 대한 언급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세번째 이유입니다. 이 글의 제목이 선택과 집중이고, 글 맨 처음을 자원의 배분으로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 현실정치도 자원의 배분을 놓고 갈등이 발생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국회 등에서의 싸움은 자원의 배분을 둘러싼 갈등입니다. 친북좌파를 까는 사람들, 반미를 말하는 사람들, 형님예산을 말하는 사람들, 영호남을 말하는 사람들, 한미FTA를 말하는 사람들, 복지와 분배, 양극화를 말하는 사람들 모두 가치와 돈의 분배를 놓고 갈등중입니다.

이러한 가치와 돈과 같은 자원의 분배, 일단 1차적으로는 '말'의 싸움입니다. 국회 몸싸움은 정말 예외적, 일탈적인 일이죠.

정치는 1차적으로는 말의 싸움이지만, 하지만 결국에는 몸이 움직이고, 조직과 제도가 움직여야 합니다. 정치는 자원의 배분을 위한 말의 싸움인데, 실제 자원의 배분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사람이, 조직, 제도가 움직여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자 한번 친노세력을 살펴볼까요?
친노세력은 노무현의 가치를 계승, 발전하기 위한 정치계파죠. 헤겔좌파, 헤겔우파가 있는 것처럼 노무현 정신이란 것이 너무 다양하게 해석되는 경향이 있지만, 노무현, 하면 떠오르는 키워드는 "지역주의 극복"이죠. 노무현 개인도 말년에 고향에 내려가서 지역정치에 투신하겠다는 말도 했으니까요.

그리고 실제로 친노세력이 현실정치에서 행하는 활동을 보면, 거의 모든 포커스가 "지역주의 극복을 통한 정치개혁"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문재인, 노동, 복지, 분배///정동영, 노동, 복지, 분배/// 손학규, 노동, 복지, 분배
구글에서 검색해보면, 정동영과 손학규 쪽이 훨씬 많이 검색됩니다. 아 물론 대선후보를 지낸 사람, 경기지사에 민주당 대표를 2번이나 지낸 사람과 문재인의 비교이니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런데요, 문재인과 부산, 문재인과 지역주의를 키워드로 검색해보면, 문재인과 노동, 복지 등에 비해 어마어마한 양이 검색됩니다. 한마디로, 현재 친노의 대표 정치인 문재인은 부산, 지역주의 정치의제를 대표하고 있다는 소리입니다.


이게 뭘 의미할까요?
친노세력도 말로는 "노무현 시절의 노동, 분배, 양극화 등의 측면에서의 과실"을 인정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단순한 '말'과 '글'을 담을 뿐인 구글 검색에서조차 친노세력은 노동, 분배 등과 친하지 않습니다. 정동영, 손학규에 못미칠뿐더러, 친노는 부산, 지역주의와 밀접합니다.

말부터 이런데, 과연 친노세력이 자신들의 정치적 역량을 투입함에 있어 a.부산공략, 지역주의 극복,  b.노동, 분배, 일자리, 양극화 중에 어느 쪽에 집중할까요? a일까요 b일까요?


5년의 집권기간은 길고도 짧습니다. 정권 재창출도 아닌 상황에서, 단임제 하에서 집권세력은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바를 위한 초석을 집권 초에 다져놓고 중반기에 승부를 봐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유력한 집권세력의 최대주주라는 정치세력이 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요?

부울경 서부벨트? 노무현의 고향 탈환? 부산 5석 이상?


결론입니다. 결국 첫번째, 두번째, 세번째 이유는 모두 하나로 엮입니다. 그 때 그 사람들이 그 때 그 가치를 실현하겠다고 그 때 그 방식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건 이명박의 과오와 무관한 일이죠.

물론 이명박이 좌충우돌 개막장 짓을 하는 판에 그래도 비슷한 사람들끼리 좋게좋게 지내야하지 않겠냐, 이명박을 까는데 "자원을 집중"하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건 말장난이죠. 내부교정, 내부자정을 위한 문제제기에 대한 합리적인 대응이 아닌, "아 시끄러.."수준의 대응이죠. 수꼴들이 자주 사용하는 "북한이 있는데 왜 이명박을 깜?"수준의...

현실정치에서 실제로 부산공략, PK서부벨트완성을 한국 사회의 제1화두로 삼고 실제로 말과 글을 하고 쓰고, 사람과 조직을 움직이고, 그것을 위한 제도구축과 개선에 정치적 역량을 쏟아붓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는 지속되어야 합니다.

선택과 집중, 제대로 합시다. 5년 후에 2017년을 2007년 재방송으로 만들고 싶지 않다면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