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정권 노무현 정권 시절 대구 경북 지역에 정말 많은 루머들이 떠놀았습니다. 어제 채팅에서 이런 이야기들을 주고 받았는데 모르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그 당시 대략 들었던 것을 정리해서 제 블로그에 올렸던 적이 있는데 한번 퍼와 봅니다. 나중에 노무현정권 끝 무렵 퍼져나가던 루머가 "봉하 아방궁"이었죠. 이 루머가 돌기 시작하더니 얼마 후에 언론에서 진짜 봉하 아방궁을 기사로 쓰기 시작합니다. 사건을 기사하는 것이 아니라 기사를 사건하던 시절.... 루머가 그대로 기사가 되었죠. 그냥 이런 루머가 떠돌았다.. 정도로 가볍게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TK에 떠 돌던 루머들..


대구에 산다는 것은 여러모로 피곤한 일이다. 날씨, 정치지향, 사람들의 성격 등등등 신경쓰자면 끝도 없다. 이중 개인적으로 가장 피곤한 것을 하나 들라면 기성세대와 정치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것. 이거.... 거의 죽음이다. 차라리 이야기를 말지. 어디 바늘 들어갈 틈 하나 안 보일 때가 대부분. 그리고 자신의 정치적 지향의 정당성을 합리화 해주는 근거나 논거가 어찌나 많은지 그 이야기 다 들어 주자면 밑도 끝도 없다. 그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노무현은 무조건 죽일 놈이고 열린우리당은 무뢰배들의 집단이다. 문제는 그 근거들이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사실무근인지 전혀 확인불가하다는 것. 하지만 본인은 철썩같이 그 근거들이 사실, 아니 사실보다 더한 '진실'이라고 믿는다.

사실 대구에서는 워낙에 많은 루머들이 있어서 내가 아는 것은 극히 일부일 뿐일 수도 있다. 대충 기억나는 것들을 적어보자.

1. 전라도에는 개도 만원짜리 물고 다닌다.

이거 김대중때부터 택시기사들이 주고받던 이야기다. 전라도에 가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일전에 '세상에 이런 일이'를 보니 왠 식당인지 가게집 강아지인지가 만원짜리를 물고 계산통에 넣는 것을 본 적은 있다. 그 강아지가 전라도에 사는 강아지일까?


2. 대구의 큰 공사와 관급공사는 몽땅 전라도 건설회사에서 맡아서 한다.

대구의 가장 큰 건축회사였던 우방, 청구, 보성이 몽땅 망했으니 타지방 건설회사들이 오기는 왔을 거다. 그런데 서울회사라고 해도 실제 주인은 전라도라는 이야기가 나 돌았다. 당시 영부인이던 김옥숙여사의 조카인지 사돈인지, 아니면 사돈의 팔촌인지가 운영하는 회사라는 소문도 들은 적이 있다. 어디까지 사실인지 나야 모르지. 사실 별로 알고싶지도 않다.


3. 광주에는 김대중이 대통령되기 전에는 3층빌딩도 없었다.

이건 후배녀석 친구가 자기 친구들에게 막 하는 이야기였다는데....... 황당하다. 게다가 그래서 안됐다, 혹은 개발해야 한다는 논지가 아니라 그만큼 못사는 동네가 김대중 이후 엄청나게 발전했다는 논지란다. 가끔은 상식조차도 무시된다. 광주는 읍만도 못한 도시였다는데.......

4. 북한은 우리나라 비료를 태국에 팔아서 무기 사는데 쓴다.

비교적 최근에 들은 이야기인데... 우리가 북한에 '퍼주는' 비료를 북한이 태국에 수출하다가 적발되었다고 한다. 가끔 포탈사이트에서 뉴스를 보는 나지만 이런 뉴스는 본 적이 없어서 황당했다. 어디서 읽었냐고 공손하게 여쭈어 봤는데 잘 대답을 안하신다. 월간조선의 기사일까?
어찌되었던 별로 큰 소란이 없는 걸 보면 사실관계확인이 안되는 사항인 모양이다.


5. 노무현, 김대중의 비리자금은 천문학적이다.

많은 분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던데....... 김대중이 직업이 어디있었냐..... 지금까지 모은 돈은 엄청나다.... 그리고 노무현의 사돈네 팔촌도 모두 재벌이 되었단다..... 일족이 전부 미국에 유학을 가서 돈을 펑펑 쓴단다.......
아마 일전에 월간조선에서 노무현의 친인척이 전부 미국 유학가있다는 기사가 나왔는데 그 기사의 영향도 있었던 것 같다. 기사내용을 보면 노무현의 아들인지 조카인지 아무튼 친인척이 호화생활을 한다는 제보를 한 사람이 다시 알아보니 말썽날 정도는 아니라고 부인한 내용이 나오는데 뉘앙스가 전자쪽으로 살짝 기우는 느낌이었다. 그 기사의 숨은 의도를 알아차린 독자들이 알아서 확대 재생산하고 있는 것 같다.

6. 대구에는 엄청난 규모의 정치자금이 잠들어 있고 하나회도 현존하고 있다.

대구에는 구 여권의 엄청난 자금이 숨어있는데 그 자금줄로 하나회나 기타 보수단체의 운영비를 대고 있다는 루머도 들은 적이 있다. 하나회도 겉으로만 사라졌을 뿐이지 속으로는 멀쩡하게 살아 있으며 엄청난 자금을 뿌리며 대상자를 유혹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 루머를 몇명이 이야기했는데 이야기를 하며 일종의 자부심(?)을 느낀다는 뉘앙스를 가지고 있었. 이거... 사실인지 거짓인지 모르는 일이지만 자부심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분노하거나 부끄러움을 느껴야 하는데 그런 느낌은 전혀 없어서 당황스러웠다.


7. 명계남은 성인도박장의 상품권발행사업을 하고 있다.

이게 아마 최근 난리가 난 바다이야기와 연관된 루머인 모양이다. 당시에 내가 듣기로는 바다이야기는 나오지 않았고 명계남이 성인오락실에서 현금으로 사용되는 상품권발행업을 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언뜻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성인오락실의 상품권발행업을 명계남만이 하도록 허가를 받아서 떼돈을 벌고 있다는 이야기인 모양이다.
그런데 최근 모양새를 보아하니 바다이야기라는 오락기 회사와 또 연관있다는 루머도 있었던 모양이다.

위 루머중에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위일까? 혹은 조금이라도 사실적 근거가 있는 것은 무엇이고 사실과 전혀 다른 이야기는 어떤 것일까?

어제 뉴스를 보니 명계남은 법적인 대응도 하겠다고 한 것 같은데 정말 관련성이 없다면 법적인 대응을 반드시 해야할 판이다.

만일 명계남의 말대로 정말로 자신이 무관하다면, 혹은 저 루머의 대부분이 사실관계가 아니라면 루머의 생산지는 어디일까? 뚜렷한 실체가 있는 것일까? 아니면 대구경북지역의 반여권정서에 매몰된 대중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루머를 생산하고 있는 것일까?

내가 들은 루머는 아마 전체 유통되는 루머의 극히 일부일 뿐일 것이다. 가끔 어르신들이 하는 이야기 중에는 아예 얼토당토 않는 것도 있던데 그런 이야기는 일단 제외했다. 예컨대 노무현이 밤마다 김정일의 교시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 따위들.

상품권 판매에 노무현의 조카가 관여되어 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는데 아마도 그건 최근에 언론과 정치권에서 밝혀낸 이야기인가 보다. 아무튼 참 신기하다. 난 명계남과 상품권이야기를 그야말로 귓등으로 흘려들었는데 이렇게 정치 쟁점화 되는 것을 보면.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우리 나라 정치판은 더 개그스러운가 보다. 사실이라고 한다면 블랙유머고 사실무근이라고 한다면 허무개그의 절정인데. 어떤 쪽이 더 좋은 것일까? 블랙유머? 허무개그? 둘다 비참하기는 도찐개찐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