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덕이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을 폭로했다. 덩달아 유시민도 폭로했다. 숭어가 뛰니 망둥이도 뛴 격이다. 고승덕이 숭어라면 잘 해봐야 유시민은 망둥이에 불과한 것이다. 망둥이가 더 맛있다고 강변 하실 분들은 망둥이나 실컷 잡수시라. 말리고 싶지 않다.


고승덕이 왜 돈 봉투를 폭로했을까? 우발적일 수도 있다. 그러나 정치판이 아줌마들의 수다판도 아니고 이제까지 가만있던 것이 우발적으로 틔어 나왔다고 보긴 어렵다. 단순하던 심오하던 어떤 의도가 깔렸을 것이다. 단순히는 자신의 청렴함을 부각시키거나 쇄신에 저항하는 친이계를 무력화 시킬 의도에서부터, 심오하게는 디도스나 정권의 각종 비리 국면에 물타기를 하고 한나라당의 철저한 쇄신이미지를 국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쇼까지의 스펙트럼 안에 위치할 것이고, 이 모두를 포함할 수도 있다.


실제로 전당대회의 돈봉투 정도는 여나 야나 정치권에 있는 사람이라면 다 아는 공공연한 비밀이었을 거고, 권력형 비리나 디도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의도가 어떻든 고승덕의 폭로는 궁지에 몰린 여권에게 돌파구를 열 수 있는 역발상적인 재료였다. 그런 의도를 무효화 시키는 방법은 무시하거나, ‘쯧쯧, 차떼기 당이 그렇지....’ 정도로 가볍게 넘기면 될 일이었다.  


그런데 이걸 본 유시민의 방정은 그냥 넘어가지 못했다. 한나라당에 화답하며 여권의 물타기를 도와주었다. 마치 미리 짠 각본대로 하는 것처럼.


그러면 유시민의 의도는 뭘까? 고승덕의 의도에 비하면 정치 5급이면 알 수 있을 정도로 너무나 빤하다. 최근 자기가 몸담은 통합진보당의 지지율이 바닥을 기자, 다음 총선에서 국회의원 자리 하나 못 해먹을 게 두려워 지지층이 겹치는 통합민주당을 물고 늘어진 것이다. 이처럼 유시민의 목표는 오로지 자신의 입지고 이익이다. 유시민이 옳은 말 했는데 뭐가 문제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 사람들이 순진해서 그런 건지 유빠라서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옳은 말이라면 미리 폭로하지 왜 고승덕의 뒷북이나 치고 있느냐고 반문하고 싶다.


내가 알기론 유시민 자체가 그런 걸 비난할 만큼 청렴하거나 순수하지 않다는 것이다. 개혁당 시절 자기만의 입신을 위해 당을 깨고 당자금까지 먹고 튄 것에 대해 아직까지 사과나 반성한 적이 없다. 이라크 파병 때는 노무현 앞에서 찬성하다, 기록이 남는 투표 때에는 슬쩍 반대했었다. 노무현 때는 한미 FTA 찬성하다, 이명박 때는 “상황이 변했으니 지금은 반대한다”는 비겁하다 못해 비열한 변명이나 하고 있다. 평소에 깨끗하고, 강직하고, 원칙있는 사람이 폭로를 했다면 나는 그의 진정성을 백번 믿어 주련다. 그러나 유시민의 그 폭로의 진정성을 믿어줄 사람이 대한민국에 몇 명이나 될까? 유시민이 알아야 할 점은, 정치판은 꼼수로 처세하는 정치하수 유시민의 의도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