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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임진년(壬辰年) 흑룡의 해에 정치권은 격랑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1992년 이후 20년 만에 총선과 대선을 동시에 치르는 해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여당의 수성(守成)과 야당의 공성(攻城)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천지일보’는 2011년 12월 본지 세미나실에서 ‘2012년 총선과 대선’이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마련했다. 좌담은 16일 오후 천지일보 4층 세미나실에서 천지일보 이상면 사장의 사회로 두 시간 동안 진행했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      정치평론가 박상병 박사          리서치뷰 안일원 대표
      여야 주도권 선점 싸움       與, MB 정부와 거리두기         與 구도-野 심판 신경전
      朴 중심으로 응집 가능성     바람 일으킬 인물 중요             총선 결과 대선과 직결

심판론 비등… ‘朴 비대위’ 결과 중요 변수

사회(이상면 사장): 총선과 대선에 담겨 있는 의미는 무엇인가?

   
▲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 ⓒ천지일보(뉴스천지)
고성국(이하 고)=정초선거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정치구조를 만든다. 총선에서 19대 국회를 구성하고 이후 대선에서 새로운 대통령이 당선되면 4~5년간 지금까지의 87년 체제를 넘어서는 새로운 정치의 질서와 경제구조, 리더십을 만들어낼 수 것이다. 4월 총선은 심판적인 성격과 함께 미래를 전망하는 성격이 있다. 미래를 전망하는 성격이 더 강하면 유력한 대권주자가 있는 한나라당이 유리할 것이다. 심판적인 성격이 강하면 야당 쪽이 더 유리할 것으로 본다.

박상병(이하 박)=정치적인 ‘그랜드 터닝포인트(대전환)’라고 본다. 우리 사회의 변화 폭에서 보수세력이 지향하는 바를 국민이 어떻게 보는지 평가한다. 이와 함께 (경제적인 측면에서) 신자유주의 흐름과 맞물려 국민의 표심이 중요하다. 사회적은 측면에선 요즘 세대·가치 간 차이가 크다. 이를 반영하는 표심이 승리할 경우 기존 갈등구조를 재편하리라고 예상한다.

안일원(이하 안)=치열한 대립각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1% 기득권 세력이 행복한 세상이 되느냐, 일반 서민과 더불어 사는 화목한 사회를 앞당길 수 있느냐가 국민의 정서 속에 녹아나고 있다. ‘안철수 현상’도 이념적 문제로 접근할 게 아니라, (국민의) 다양한 욕구가 있다는 점을 반영한다. 현재 한나라당 박근혜 비대위원장도 복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거대한 패러다임의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사회: 여당은 재창당의 수준을 넘어선 쇄신을 약속하고 있다. 야당은 통합에 주력하고 있다. 여야가 순조롭게 진행하는 듯하지만, 보이지 않는 ‘불씨’를 안고 있다. 양당의 미래를 예측해 본다면.


   
▲ 정치평론가 박상병 박사 ⓒ천지일보(뉴스천지)
박=여야가 총선에서 쇄신과 개혁, 변화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미래는 박 위원장 체제가 어떠한 쇄신의 결과를 만드느냐에 달려 있다. 야당은 상대적으로 쇄신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쇄신 정도에 맞물려 개혁과 쇄신의 방향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다. 이 때문에 야당도 마음을 놓을 단계는 아니다. 따라서 총선 직전까지 어느 쪽이 쇄신의 결과물을 국민에게 설득력 있게 내놓느냐에 달려 있다.

안=총선은 대선과 맞물려 미래권력에 대한 기대감도 작동할 것이다. 그러나 유권자의 과거 투표 행태를 보면 미래지향적인 투표 경향보다는 회고·응징적 성격이 짙다. 총선은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심판적 성격이 강하게 진행될 것으로 본다. 과연 한나라당이 2004년 당시 박 전 대표의 쇄신을 뛰어넘는 자기 혁명을 할 것이냐, 야권이 기득권을 얼마나 양보하면서 지방선거보다 더 힘을 합치라는 요구에 부응할 것이냐가 총선 결과의 중요한 포인트다.

고= 총·대선은 ‘낡음’과 ‘새로움’의 프레임에 따라 구도가 만들어질 것이다. 어느 쪽이 더 국민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이느냐가 중요하다. 국민이 투표장에 심판하기 위해 갔는데, 이 대통령이 보이지 않는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만약 박 위원장이 서 있다면 정권도 잡지 않은 그를 심판할 것인가. 이 대통령과 박 위원장은 같은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나라를 맡겨도 되는지, 안 되는지 판단해서 ‘여전히 아니다’라고 찍지 않을 수 있다. 이 대통령을 심판하러 (투표장에) 왔다가 박 위원장이어서 찍고 나오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사회: 민주당 김부겸 의원이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를 버리고 대구 지역에 출마하겠다고 발표했다. 새로운 선거문화의 패러다임을 형성하고 있다. 앞으로 전개될 한국정치의 현실을 짚어 달라.


고= 탈당이나 불출마를 결단한 선택과 행동에는 나름대로의 사연과 이유가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정치권에 있어야 할 사람이 퇴출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이들의 결단과 행동과 관련한 문제의식은 같다. 지금 정치권을 이대로 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환골탈태(換骨奪胎)하고 바꿔야 한다는 말이다. 불출마나 지역구 탈당 선언이 후속적인 움직임을 촉발해 개개 의원의 고독한 결단과 거대한 변화의 물결로 만들어야 한다. 여야가 새로운 인물에 대한 대대적인 공천을 받아야 한다. 이들이 19대 국회에 진입해서 18대 국회보다 수준 높은 정치를 만들어야 한다.

박=불출마 선언이나 대구의 사지에 뛰어드는 모습에서 국민은 감동한다. 이러한 의원들의 정치적 결단은 남아 있는 의원에게 새로운 결단을 제시하는 일종의 마중물이다. 그래서 우리 국민은 감동 있게 지켜보지만, 현장에 있는 동료 의원은 상당히 부담스럽다. 이런 대목을 여야 지도부는 알아야 한다. 박 위원장도 알아야 한다. 한나라당의 쇄신에 깃발을 들어야 할 당사자들이 탈당했다. 이런 사람의 결단은 당내 동료 의원에게 던지는 물갈이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다.

   
▲ ‘리서치뷰’ 안일원 대표 ⓒ천지일보(뉴스천지)
안=지역구를 바꾸거나 불출마를 선언하는 것은 새로운 모습과 결단이다. 불출마를 선언하는 분이 정치에 다시 도전할지 두고 봐야 한다. 예를 들면 노무현 대통령이 서울 지역구를 버리고 부산으로 갈 때 그분이 내세운 것이 지역주의 타파였다. 그분의 노력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2002년에 대통령 당선이라는 과정으로 연결됐다. 결국 그분들의 정치적인 결단이 국민으로부터 얼마나 감동을 끌어낼 수 있겠는가. 총선에서 첫 출사를 준비하는 신인이 있다면, 텃밭의 유불리를 떠나 각 진영에서 1순위로 퇴출시켜야 하는 정치인이 있는 선거구, 거물 정치인이 있는 선거구에 가서 당당하게 도전한다면 해당 유권자로부터 상당한 호응을 받을 수 있다.

사회: 각 당이 총선과 대선에서 어떠한 전략으로 임할 것인가?

안= 선거는 구도싸움이다. 한나라당은 구도를 흔들려고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지난 2010년 지방선거 직전에 행정수도 통·폐합 문제, 세종시 문제 등의 이슈로 선거 구도를 흔들려고 했다. 이번에도 구도를 바꾸어서 피해를 최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선 정권심판 구도로 설정할 것이다. 우리 사회에 미래지향적 투표문화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아직 우리 사회의 갈등이 첨예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내걸고 당선됐던 747 공약이 허구로 확인되고 있다. 정쟁에 휘둘리고 정세가 불안정할수록 피해는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같이 먹고 살자는 욕구가 굉장히 강하다. 이제 유권자가 똑똑해졌다. 미래지향적 투표를 할 때는 할 것이지만, 지난 4년에 대한 심판은 하고 넘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박=내년 투표의 기본 프레임에 대해 심판론을 배제할 수 없다. 전망투표로 가느냐, 응징투표로 가느냐는 박 위원장에게 달려 있다. 쇄신에 실패할 경우 야당의 선거 전략은 심판론으로 간다. 여기에 안철수 교수가 나와서 ‘한나라당은 안 된다’고 말해 버리면 게임은 끝난다. 반대로 한나라당은 쇄신을 통해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대한 색깔을 지워야 한다. 박 위원장이 새로운 사람을 동원할 경우 야당에서 심판론으로 하려고 해도 못한다. 이렇게 될 경우 한나라당은 정책, 인물, 비전 문제로 정면돌파를 할 수 있다. 박 위원장의 쇄신 성과에 따라 정권심판론이 통할 수도, 통하지 않을 수도 있다.

고= 어느 쪽이 주도권을 잡느냐가 중요하다. 이슈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이슈라고 제안했을 때 국민이 호응해야 이슈를 선점할 수 있다. 어느 쪽이 국민과 교감하고 대중적인 이슈를 세팅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에 달려 있다. 또 어느 순간 이슈라고 느낄 때 역량을 집중시킬 만한 강력한 리더십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박 위원장이 ‘복지’로 어젠다를 세팅하면 중요한 이슈가 되는 이슈 세팅 능력이 있다. 야권에서는 이슈 세팅 능력이 있는 지도자가 현재까진 별로 없다. 이 같은 차이가 총선에서 구도가 됐건 이슈가 됐건 한나라당이 주도권을 잡을 가능성을 높여준다. 야권이 무작정 심판론에 의지해서 ‘어떻게 되겠지’라고 대들다가는 예상치 못한 패배를 경험할 수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지도자는 도덕성 필수… 넉넉한 통합 리더십 발휘해야”

사회: 여당의 분열 가능성은 있는가?

고= 보수진영이 분열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한나라당이 분당될 가능성도 없다. 추가 탈당자도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본다. 보수진영 안에서 박 위원장을 대체할 만한 유력한 대권주자가 있는가. 정몽준, 이재오, 김문수 누구도 박 전 대표를 대체할 대권주자는 아니다. 박세일도 마찬가지다. 눈앞의 공천 등 이해관계 때문에 한나라당이 아닌 박근혜당이 아닌 다른 당을 만들려는 시도는 할 수 있다. 그러나 보수 진영 내에서 선택받을 가능성은 없다. 오히려 전략적 투표 성향을 부추겨서 정치적으로 훨씬 더 강력하게 박 위원장을 중심으로 응집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박=서울에서는 ‘박근혜 비대위’가 안 된다고 하면 탈당할 것이다. 대선에서는 바람이 제일 중요하다. 바람을 일으킬 사람은 새로운 사람이다. 문재인 이사장의 경우 말도 잘 못하고 친노인데 ‘괜찮다’고 하면 바람이 불 수 있다. 안철수 교수도 마찬가지다. 만약 문재인 이사장이나 안철수 교수가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면 중도층이 옮겨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안=기본적인 인식은 대세론은 없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이 당을 2004년에 버금가는 쇄신을 통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견고하게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모든 것은 총선 결과에 달려 있다.

사회: ‘김정일 사망’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총·대선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겠는가.

고= 통일과 외교, 안보 비중이 커지고 보수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이러한 경험이 전혀 없고, 이 부분에 대한 기대감이 없는 안철수 교수가 불리할 것이다. 김정은 체제에서 남북관계 긴장이 고조돼 불안정한 정국이 형성될 경우 간접적인 영향의 범위는 넓을 것으로 본다.

박=4월 총선에는 2가지 차원에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정책대결에서 안보와 대북정책도 새로운 관심 포인트로 부상했다. 이에 따라 여야가 더욱 진전된 내용의 대북정책과 안보정책을 제시할 필요성이 커졌다. 또 전체적으로는 안보 불안심리가 형성되면서 보수층을 결집하는 데 약간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북문제가 생각보다 큰 변수로 부상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에 내란 등의 큰 소요사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북한 변수는 파괴력이 떨어진다. 국민의 정치의식이 높고, 북풍으로 선거 판세를 움직이는 시대는 이미 지났기 때문이다.

안=총선에 대한 영향은 별로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의 새 지도부 구성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1년여 남은 대선의 경우, 적극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내부적 기반이 취약할 것이므로 이 역시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다. 다만, 북한 내부 권력다툼 등으로 내부사정이 급박해지고,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면 대선후보군 중에서 국군통수권자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 후보(안철수·박근혜 등)에게는 상당한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남북관계 긴장이 고조된다면 대선 국면에선 한나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클 것으로 보인다.

사회: 박 위원장의 등단으로 MB 정부의 레임덕 현상이 빨리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레임덕은 정치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또한 나라의 미래를 맡길 지도자를 뽑을 대선이 있는데, 앞으로 우리가 뽑아야 할 지도자상은?


박= 총선과 대선에서 반사효과가 나올 것인가. 쇄신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지도자에게는 도덕성이 제일 중요하다. 이명박 정부에서 도덕성에 대한 실망이 컸다. 이 때문에 안 교수도 도덕성에서 점수가 좋지 않으면 안 뜬다고 본다. 박 전 대표와 문재인 이사장도 마찬가지다. 정치적으로도 사회 공헌성이 있는 인물이면 좋겠다. 이런 덕목이 있는 지도자가 국민에게 박수를 받고 통합을 견인하는 지도자다.

안=정치인은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욕심을 비우고 국민을 위한 봉사의 자세를 잊지 않았으면 한다. ‘선관위 디도스 공격’에 대한 초유의 사태와 관련해 청와대 행정관도 술자리에 참석했다는 어처구니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검찰이나 경찰이 권력에 사유화되지 않고 중립적인 자세를 잃지 않는다면, 국가의 기초적인 질서와 체제가 위태롭지 않을 것이다. 이 대통령에 대한 경제적 비전에 대한 기대감이 실망으로 바뀌고 있다. 그래서 ‘더불어 살자’ ‘같이 살자’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국민의 기대감에 부합하는 넉넉한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고=이명박 정부 3년 반, 4년 동안 많이 싸웠다. 우리 사회를 파헤쳐 놓은 듯한 느낌이다. 이명박 정부 전에 노무현 정부 5년도 따지고 보면 갈등이 많았던 때다. 김대중 정부는 IMF 환란 위기 속에 출범했기 때문에 위기를 수습하느라 국민이 팔 걷어붙이고 힘을 모은 때였다. 이후 노무현·이명박 대통령을 거치면서 갈등이 증폭돼 왔다. 우리 사회 곳곳에 상처가 많이 남아 있다. 그래서 다음에 대통령이 누가 되건 이러한 상처를 치유하고 보듬어 안을 수 있는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하길 기대한다. 대통령이 될 사람은 통합적 리더십을 갖추면 좋겠고, 통합의 리더십을 만들어낼 정도의 역사의식과 정치력을 갖춘 사람이 여당·야당 지도부가 됐으면 한다.                                                               정리= 명승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