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나라당의 궤멸, 한국 정치의 분수령


결론부터 먼저 말하겠다. 나는 우리나라 정치 발전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한나라당의 완전한 궤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 완전한 궤멸이 꼭 물리적으로 혹은 형식적으로 한나라당이 지상에서 궤멸하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현재 진보진영(민주당이 아니라 민노당, 진보신당을 말한다)보다 지지률이 낮아지고, 더 이상 정치적 영향력을 끼질 수 없는 수준으로 영향력이 축소되는 것을 말한다.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묻는다면 그것이 상식적, 혹은 정상적인 현상이기 때문이라고 답하겠다. 물론 상식, 혹은 정상이라는 답은 가치관의 문제이므로 조금은 더 설명이 필요하다. 이 아래 나머지 글은 이런 결론이 나오게된 나의 주관적 가치관에 대한 설명이 되겠다.

 

2. 30%, 철밥통 지지률

 

정치과정이란 민의를 읽고 이를 실현함으로써 지지를 획득하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따라서 민의와 어긋나거나 정상적인 상식을 벗어난 행위를 할 때 지지를 잃게 된다. 적어도 그런 두려움이 있을 때 정치세력은 민의를 읽으려고 노력하고 실현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 대의민주주의는 빛을 발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떤 정치 조직이 있다. 그리고 그 어떤 조직은 그 어떤 짓을 해도, 무슨 발광을 해도, 실제로 민의를 완전히 무시해도 무조건 30%의 지지를 얻는다고 하자. 그럼 그 집단은 과연 대의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서 노력을 할까? 지난 20년 우리나라 총선의 기록을 한번 살펴보자.

  -14대 총선 (1992년 실시)

민자당(한나라당) 149(38.5%)

민주당 97(29.2%)

통일국민당 31(17.4%)

 

-15대 총선 (1996년 실시)

신한국당(한나라당) 139(34.5%)

새정치국민회의 79(25.3%)

자민련 50(16.2%)

통합민주당 15(11.2%)

 

-16대 총선 (2000년 실시, IMF이후)

한나라당 133(39.0%)

민주당 115(35.9%)

자민련 17(9.8%)

 

16대 총선 권역별 의석수

수도권: 민주당56석 한나라40

영남권: 한나라64석 무소속1

호남권: 민주당26석 무소속4

충청권: 자민련11석 민주당8석 한나라3석 민국당1

강원도: 민주당5석 한나라3석 민국당1

제주도: 민주당2석 한나라1

 

-17대 총선 (2004년 실시, 대통령탄핵직후)

열린우리당 152(38.3%)

한나라당 121(35.7%)

민노당 10(13.1%)

민주당 9(7.1%)

자민련 4(2.8%)

 

17대 권역별의석수

수도권: 열우당76석 한나라33

영남권: 한나라65석 열우당4석 민노당2

호남권: 열우당25석 민주당5

충청권: 열우당19석 자민련4석 한나라1

강원도: 한나라6석 열우당2

제주도: 열우당3

 

-18대 총선 (2008년 실시)

한나라당 153(37.5%)

민주당 81(25.2%)

자유선진당 18(6.8%)

친박연대 14(13.2%)

민노당 5(5.7%)

창조한국당 3(3.8%)

 

18대 권역별의석수

수도권: 한나라81석 민주당26석 창조한국당 1

영남권: 한나라46석 친박연대5석 무소속13석 민노당2석 민주당2

호남권: 민주당25

충청권: 민주당8석 자유선진당14석 한나라1

강원도: 한나라9석 민주당2

제주도: 민주당 3

 

한나라당의 득표율만 따로 뽑아보면

14: 38.5%

15: 34.5%

16: 39.0%

17: 35.7%

18: 37.5% (친박연대 13.2%)

  

한나라당은 IMF를 불러와도 39%의 지지를 받았다. 국민의 뜻에 어긋나게 대통령을 탄핵해도 35.7%의 지지를 받았다. 민주당의 지지률을 한번 살펴보자. 한나라당이 IMF를 일으킨 직후 35.9%의 지지를 얻는다. 그전 새정치국민회의의 25.3%지지률보다는 확연히 올라간다. 물론 당시 통합민주당의 지지률까지 더하면 오히려 소량 감소한 면이 있지만 통민당보다는 현재 민주당의 지지률은 새정치국민회의의 지지률을 계승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거 같다. 민주당은 열우당과 분리된 후 탄핵 이후 7%대의 지지률까지 곤두박질 친다. 물론 기존 민주당 지지률의 대부분을 열우당이 가져간 결과과라고 볼 수도 있으나 탄핵에 대한 책임을 고스란히 진 결과이기도 하다. 열린당은 노무현 탄핵의 반대급부를 얻었으나 탄핵이후 노무현의 추락과 함께 공중분해되어 버렸다. 지금 일부 친노세력의 인기는 노무현 자살이후 반대급부와 현 정권의 무식한 짓거리에 넌더리가난 대중의 반정권열기에 의한 반대급부를 얻고 있는 것이다.

이 통계가 의미하는 것은 한나라당의 고정 지지율은 그 어떤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유지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 집단은 그 어떤 비상식적 짓거리를 해도 정치적 생명을 유지할 거라는 확신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이런 정치집단이 있을 때 정치발전이 가능할까?

 

인간은 원래 이기적인 동물이다. 자신에게 유리하다면 윤리의식을 가질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진다. 그런데 무슨 짓을 하더라도 정치생명이 유지되는 집단이라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어떤 짓이라도 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돈 봉투? 뭐 어떤가? 차떼기? 그래도 정치생명 유지에는 별 어려움이 없다. 그렇다면 돈도 받고, 차떼기라도 해야지. 나는 이런 점에서 한나당의 저 고정 지지율이 있는 한 우리나라 정치발전은 요원하다고 믿는다. 정치발전이라는 것은 결국 국미의 민의를 잘 읽고 정치적으로 실현시키는 과정을 효율적으로 이루는 제도를 성립하는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3. 노무현정권의 평가


여기 많은 노까들이 노무현이 이명박과 전혀 다를바 없는 정치인이라고 말한다. 미디어몹에서 활동 할 때는 전두환, 노태우와 다를 바 없는 파쇼라고 선동하는 블로거도 있었다. 나는 이런 평가가 객관적이라고 보지 않는다. 노무현이 많은 점에서 실정을 했다. 그리고 노동운동에 대한 탄압, 대미외교관계의 실패(진보진영의 관점에서), 그리고 대연정제안이라는 말도 안되는 정치적 실책 등이 있었고 이는 비판받아야 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이라는 정치집단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노무현시절에는 언론탄압 없었냐고? 지금은 인터넷에서 이명박 욕하지 않냐고? 글쎄다.... 당시 방송이나 언론에서 정권비판을 하다가 잡혀가거나 사주가 갈리고 비판적 연예인들이 잘리는 경우를 보지는 못했던 거 같다. 조선일보는 노무현의 처가 20촌의 비리까지 대서특필하고, 중앙, 동아일보는 노무현의 작은 말실수, 단어선택의 실수도 절대 놓치지 않고 비판했고, 심지어 맥락을 잘라내어 없는 이야기까지 만들어서 비판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서프라이즈에서는 MBCPD수첩이 황우석의 비리를 밝혔다고 MBC를 적으로 규정하는 글이 대문에 올라가곤 했었다. 적어도 지금 내가 기억하고 있는 한 현재와는 달랐다. 언론사나 언론, 인터넷 어디에도 칠링이펙트는 없었다.

노무현이 잘 했다는 말이 아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지금보다는 나았고 이전 한나라당 정권시절보다는 상대적으로 상식에 부합되는 정책을 펼쳤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게 노무현정권의 한계라고 본다. 어차피 그는 보수적인 정치인이었다. 그가 가진 이상은 시장친화적인 것이었고 김대중과 마찬가지로 자유주의적, 합리주의적 정책실현을 목표로 삼았던 정치인이다. 그리고 실질적으로는 자신의 권한행사를 전략적으로 펴는 것에 실패하고 재벌과 타협하여 그 이상을 펼치는 것조차 제대로 실행하지 못했다. 이게 그에 대한 내 생각이다.

 

그런데 전민주당 지지장 일부는 말한다. 이명박보다 나은 것 하나라도 말해라! 오히려 나는 묻고 싶다. 도대체 이명박보다 못한 게 뭐가 있나? 친인척 비리? 노무현의 친인척비리가 이명박보다 심하다? 지금 밝혀진 것만 해도 이명박이 더 심하지 않나? 만일 언론이 노무현 비리 뒤지듯 이명박 비리 뒤지기 시작하면, 과연 그 규모는 지금처럼 더 심한 정도로만 나올까?

 

누군가는 말한다. 노무현 때의 노동탄압은 옳고, 지금 이명박 정권의 노동탄압만 나쁘다는 말이냐? 아니다. 노동권의 탄압은 언제나, 누가 해도 나쁜 것이다. 그러니 당시에 노무현을 욕하지 않았던 사람을 욕하는 것 보다 지금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을 욕하는 것이 먼저라는 말이다. 누군가 A를 때린다. 지나가던 B가 그 때리는 사람을 막으면서 욕한다. 그러자 옆에서 같이 때리는 사람을 막던 사람이 갑자기 그 B를 욕한다. 내가 틀림없이 기억하는데 당신은 일전에 다른 사람이 A를 때릴 때는 말리지 않았소! 이제 와서 당시의 행동에 대한 반성 없이 지금 폭행을 욕하는 것은 일관성이 없소! 난 당신이 더 혐오스럽소!!!!!

 

글쎄다? 맞는 사람 입장에서는 지금이라도 말려주는 것이 차라리 낫지 않을까? 지금 옛날일 따지면서 말리는 사람 욕하는 것이 그들 입장에서 그렇게 중요하고 긴급한 일일까? 이 비유가 이상하다고? 글쎄?

 

4. 나꼼수, 정봉주, 그리고 깨인 대중


나꼼수가 언론노조에서 주는 민주언론상을 수상했다고 하는 걸 보면 적어도 언론노동자들은 이들이 난리치는 것이 고마운 모양이다. 나꼼수류의 대중운동이 노동과 연결되지 않는다고 주주장하는 사람에게는 언론노조의 주장은 노동과 상관없다는 걸까? 아니면 이런 류의 상찬은 그냥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니까 노동의 현실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걸까?

 

아크로에서는 나꼼수의 선동방식이 마음에 안든다고 비판한다. 그리고 정봉주의 유죄판결은 당연하다고 이야기 한다. 그래, 나꼼수의 선동방식, 나도 내 스타일은 아니라고 본다. 취향에 맞지 않다. 게다가 팩트를 왜곡한다면 이들은 비판 받아 마땅하다. 그런데 이들에게 열광하는 깨인 대중도 비판받아야 할까? 혹은 나꼼수 현상 자체도 비판 받아야하는 현상일까?

 

언젠가 진중권이 오마이를 비판하면서 이야기했다. 이들은 사건을 기사하는 것이 아니라 기사를 사건한다! 이 때, 내가 말한다고 해보자. , 넌 말이야, 왜 조중동이 기사를 사건하는 건 말 안하고 오마이만 치는데???? 이 주장이 올바른가? 물론 진중권은 조중동이 기사를 사건하는 것에도 충분히 비판했다. 하지만 진중권이 조중동을 비판하지 않았다고 해서 저 비판이 무효인 것은 아니다.

 

무슨 말이냐고? 나꼼수가 팩트를 비트는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나꼼수가 팩트를 이야기한 것도 많았고 여기에 대중들은 미처 언론에서 밝히지 않은 것을 듣게 되면서 열광한다. 이들의 열광을 우리가 비판할 수 있을까? 이 대중에 예전에 노동현실에 분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들을 비판하는 것이 정당하냐는 물음이다.

   

나꼼수 현상의 본질은 나꼼수의 선동방식이 아니라 현 정권의 언론 재갈 물리기에 대한 반대급부다. 비판은 본질을 향해야 한다. 진중권은 나꼼수를 비판한다. 하지만 진중권은 언론에도 이야기한다. 너네들이 잘했으면 쟤네들이 뜨지도 않았어!

 

정봉주 구속수감? 그 법리적 해석의 정당성? 물론 중요하다. 그런데, 정봉주 현상의 본질은 자신을 비판하는 정치인에 대한 권력의 횡포고, 대중이 열 받은 것은 권력의 비리혐의를 밝히고자 하는 정치인에 대한 검찰을 이용한 재갈 물리기다. 이 재갈물리기에 대한 대중의 분노는 정당한 것 아닌가? 물론 대중의 분노가 사법부의 법리적 해석에 대한 무시, 그리고 판사 개인에 대한 공격으로 넘어가는 것은 비판하여야 한다. 그러나 그 분노 자체의 정당성을 무시하겠다는 스탠스는 아니라고 본다. 실제로 아크로에서 대중의 분노와 에너지 자체를 무시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법리적 정당성에 매몰되어 처벌 자체의 정당성을 옹호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주장이 있다면 그건 잘못되었다는 이야기다.

 

누군가는 이야기한다. 누구에 대해서는 법을 보고 누구에 대해서는 법리 너머를 보자는 이야기냐! 일관성은 어디 있나!

 

법리 너머를 보자는 것이 아니라 법적용 전체를 보자는 이야기다. 비단 대법원의 판결에 활용된 법리만이 아니라 검찰을 이용해 정적을 제거하는 방식, 그런 법적용이 적절한가?하는 물음이다.

 

또 누구는 이야기한다. 박지원은! 박지원 때는 왜 가만히 있었나? 일관성은!!!! 도대체 일관성의 개념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는데, 위에 적었다시피 그때 잘못된 부분에 반대권을 행사하지 않은 사람이 지금에 와서 반대권을 행사할 권리를 박탈당한 것은 아니다. 또 그때 나쁜 행위가 지금은 나쁘지 않은 행위라고 욕할 수도 없다. 뿐만 아니라 지금 욕하는 사람들이 그때 욕하지 않은 사람인지 조차 불분명하다. 마지막으로 이게 정말 병치해서 봐야할 같은 범주의 사건인지도 모르겠다.

 

오히려 이런 느낌 아닌가?

. 난 노빠가 싫어!

. 그런데 깨인대중은 노빠들이야!

2, 그들이 노빠인 근거 : 그들이 박지원 구속수감 당할 때는 이렇게 분노하지 않았거든.

. 그래서 난 깨인 대중이 하는 말은 반대! 정봉주 유죄 정당함!

 

, 정봉주가 처벌받는 것이 정당한 것은 정봉주가 노빠라는, 혹은 노빠들의 지지를 받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 깨인 대중이 그때에도 노빠였는지는 별로 중요한 논제가 아니다. 어쨌든 지금은 그들 대다수가 노빠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5. 반한나라당을 위해서는 수단 방법을 가리자 말자는 말?


한나라당이 나쁘니까 한나라당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뭐든 다 좋다는 말이냐? 그래서야 한나라당과 뭐가 다른가? 그런 말이 아니다. 뭐라도 하긴 해야 하는데 바로 해야 한다. 거짓말 하고 팩트 비틀면 언젠가는 욕 먹는다.

 

그런데 이들이 한 행위가 다 틀린 건 아니었다. 일정정도 성과도 거두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행위는 비판해야 한다. 그런데 비판의 방향은 정확해야 한다. 이들이 다 틀린 것이 아니라는 거, 이들에 대한 열광의 정당성은 인정해야 한다는 것, 이들의 성과와 한계를 명확하게 보아야 하는 것이 비판의 방향 아닐까?

 

더 솔직히 말하자면 한나라당만 아니면 한나라당과 다르기는 다를 거다. 김대중씨에 대한 비지를 주장할 때 많은 진보진영이 주장했다. 김대중씨와 김영삼의 차이가 뭐냐? 어차피 보수 정치인이다. 비지의 망령에서 벗어나라! 이 주장은 노무현 때에도 이어진다. 한나라당이나 노무현이나 개찐도찐이다. 비지의 망령에서 벗어나라!

 

그런데 내 생각은 좀 다르다. 한나라당에서 민주당, 열린당으로 정권이 바뀐 것만 해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또, 전술했다시피 이명박시대와 노무현 시대도 차이가 있다. 이 작은 차이들이 모여서 역사는 나아가는 거 아닌가?

 

그래서 나는 나꼼수가 헛짓을 하고 개판을 쳐도 일정정도의 역사발전에 기여는 할 거라고 믿는다. 왜냐하면 그 개판이 적어도 한나라당의 부동의 30%지지율 시대를 끝내는데 조금은 기여할거라고 생각하고 그것만으로 역사는 발전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역사발전이 이들의 개별적인 행동에 면죄부를 주지는 못한다. 팩트를 비트는 것은 그 자체로 꼼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아마 이렇게 믿을 거다. 꼼수에는 꼼수로 대항해야 한다! 정공법만 옳다고 주장하는 진보진영, 너네들은 도덕강박이다! 그러나 아니다. 길게 보면 꼼수에도 정공법으로 맞서는 것이 낫다.  영리한 전략을 취한 정공법이 필요하지 꼼수가 필요한 건 아니다. 다만, 너네들의 꼼수에 대해서는 정상참작은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정상참작이 면죄부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오해다. 가카만 오해하지 않는다. 너네들도 오해한다.

 

6. 한나라당 궤멸의 가능성?


여기서 한 가지 확실히 하고 넘어가자. 한나라당은 과연 나꼼수나 깨인 대중에 의해서 궤멸될까? 절대로 불가능하다. 나꼼수 아니라 나꼼수 할배가 나와도 안된다. 다만 그날을 조금 당기는 것이 나꼼수가 할 수 있는 역할의 전부일 것이다.

다음 대선에서 어쩌면 한나라당이 질 수도 있다. 그래도 한나라당, 혹은 그 후예들은 살아 남을 거다. 나라가 절딴나도 이들을 지지하는 부동의 30%는 여전히 살아 숨쉬기 때문이다. 노빠들에게 노무현이 종교이듯 이 30%에게는 한나라당, 혹은 반공, 혹은 빨갱이 사냥은 절대적 신앙이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빨갱이가 아닌 것은 자신과 신념을 같이 하는 동지들 밖에 없다. 그리고 더 무서운 것은 이들의 신앙에는 상당한 물질적 기득권이 연결되어 있다는 거다. 그래서 이들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나누어 주며 자신들의 신념의 확대 재생산을 위해 노력할 거다. 물론 그 효과는 점차 줄어들거고 이와 더불어 이들의 물질적 기득권도 점차 사라져가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게 어느날 갑자기 어떤 영웅, 어떤 개인, 어떤 단일 집단(나꼼수 같은)에 의해 휙 사라질 일은 절대로 없다. 인정하기 어렵지만 그들 역시 이 사회의 모순이 만들어낸 사회구성원들의 집단이기 때문이다. 형성된 사회집단은 급격한 사회변동 없이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우리 사회는 급격한 사회변동이 가능한 사회가 아니다.

 

이들의 궤멸속도가 가속도를 탈 가능성은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과신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이 과신으로 인해 자기들 사이에서만 통용되던 말을 쉽게 노출하게 되고 이는 대중들, 특히 젊은 대중들에게 비상식적으로 비쳐질 수 있다. 영화 도가니를 보고 공지영을 참고인 조사해야 한다는 발언을 할 수 있는 집단, 강용석에게 누가 돌을 던지랴? 라고 말할 수 있는 집단, 그리고 선관위에 디도스공격(진짜인지도 불분명하지만)을 할 수 있는 집단, 소방서에 전화를 해 나, 도지사인데 넌 누구?라는 말을 하는 집단. 대중은 이들에게 소통불능을 느끼기 시작하고 있다. 진보보수, 좌우의 이념이 아니라 상식과 비상식의 관점으로 이들을 보기 시작했다. 현재의 행태를 바꾸려는 노력이 실패한다면 이런 관점이 확산할 것이고 이들의 궤멸은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게 오늘 내일은 결코 아니다. 나꼼수가 아니라, 안철수가 아니라 사회적 성숙만이 이들의 지지률을 정상으로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 개인과 마찬가지로 사회의 성숙에도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권터 그라스가 이야기하지 않았나. 진보는 달팽이걸음으로 온다고. 그 걸음을 인내하는 법을 배우는 것 자체가 어쩌면 성숙을 가져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