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댓글로 썼다가 조금 흥미를 느껴서 댓글 삭제 후 씁니다...

일단 하하하님과 피노키오님이 써프라이즈에 대해서 얘기하셨는데.. 써프라이즈는 싸이트 자체가 '성향을 규정지은 곳' 입니다. 그냥 노무현 팬클럽 싸이트이니 비판이 성립되기는 힘들겠죠. 동방신기 팬까페에서 동방신기 비판하는 꼴입니다. 마이너스 추천이나 기타 시스템은 이를 공고히 하기 위한 수단일 뿐일테구요. 인터넷 싸이트 대부분은, 아니 절대 다수는 상당한 친노성향을 보입니다. 그리고 싸이트 규모가 클수록 토론보다는 비아냥이 넘쳐나죠. 질적 수준이 높은 곳은 정말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렇기에 큰 규모의 싸이트에서 토론으로 성향을 바꾸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일단 토론이 안되기 때문이죠. (의도하진 않았겠지만) 다구리 문화가 넘쳐날 수밖에 없죠.

아크로는 그런 점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어떤 성향이 규정되어있지도 않았고, 출발점에서 런닝vs노빠의 비율도 차이 없었습니다. 워낙 작은 규모의 싸이트였다는 것. 성향의 쏠림도 없었고 중립을 표방했다는 것. 이것은 아주 중요한 차이점이죠.  현재의 아크로를 노빠들이 들어와 (조직적인 움직임이 아니고서야..) 성향을 바꾸는 것도 엄청나게 힘들어 보이기에, 현재의 상태(일단 수적 유리)에선 런닝맨이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만..  전술했듯 아크로는 역사도 짧고 애초에 무주공산이었던 곳입니다. 하여..  런닝맨이 논쟁에서 이겼기에 (흔한 인터넷 싸이트들과는 다르게) 수적 우위를 차지하게 됐다. 라는 말이 틀렸다고 보긴 힘들죠.

대규모의 싸이트들은 보통 어떤 정치적인 사건이나 계기가 싸이트 성향 변화에 영향을 줍니다. 조직적인 움직임으로도 바꾸기 힘들 겁니다. 그러니 토론으로 싸이트 성향이 변한다는 것은 언감생심인 것이죠. 대규모 커뮤니티에서 한때(비록 잠깐으로 보이지만.. 임기말 정도) 노빠들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렇다고 심한 노까 분위기도 아니었던 것 같구요. 노무현 비판이 많았다고는 하나 제가 보기엔 노무현의 삽질에 비해 (적어도 온라인에서) 과했던 비판이 있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군요. 여튼 최근 온라인에서 노무현 열풍은 다들 아시다시피 노무현 서거를 기점으로 반 MB 효과와 함께 노무현 열풍이 인터넷에 몰아친 결과물입니다. 아크로는 그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도 봐야죠.

모처럼 아크로의 끝페이지(2009-06-15/187p/노무현 서거 이후)를 눌러봤습니다. 반가운 아이디들도 보이고 주제도 다양하더군요. 몇페이지씩 띄엄띄엄 둘러보면서 분위기를 봤는데 일단!!  대략 70p즈음부터 노무현과 친노를 까는 글들이 조금씩 높은 비율을 차지하기 시작하더군요. 그 전엔 노무현 비판이 많지 않았습니다. 서거의 영향 탓에 자제한 걸로 보이구요. 꽤 오랫동안 그 분위기(노무현 까는 것 자제)가 이어진 것 같더군요. 여튼 현재의 노무현 까는  분위기와 비교하면 그 체감도가 상당히 큽니다. 예전엔 적어도 비아냥은 없었죠. 물론 노무현 비판은 항상 조금씩은 존재해왔습니다만.. 다소 건전하고 진지한, 수준있는 글들이 태반이었죠. 

120~130p즈음에 담벼락에서 엄청난 유시민 성토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기억나는군요.  아크로는 유시민이 훨씬 더 심하게 까였던 곳입니다. 담벼락의 태반은 유시민을 까는 글이었죠. (한때는 말선생이 유시민을 압도하기도...)  물론 악질노빠로 보이는 사람들도 적잖게 있었습니다. 특히 동네바보횽으로 불리는, 계곡님은 두명에게 엄청난 스토킹과 비아냥(놉빠곤조, 경청)을 들으며 살았죠. 계곡님을 괴롭힌 노빠는 솔직히 이 사람들 외에도 많았습니다. (ㅜㅜ)

일단 친목싸이트도 팬클럽 싸이트도 아닌, ' 중립을 표방한' 토론 싸이트에서 논쟁이 없으면 생명력이나 건정성을 상실하기 마련입니다. (서프같은 곳은 토론 싸이트를 표방한 종교 집회장이죠) 아크로는 그런 점에서 조금 불리하게 시작했죠. 토론할만한 상대가 없었다는 겁니다. 다들 비슷한 성향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참 사람의 본능인건지 뭔지.. 그 틈바구니에서 조금씩 간극이 생겨나며 토론이 형성됩니다. 바로 런닝맨 vs 노빠.. 스켑렙에서의 양상과는 다르게 진행된 것이죠. 세부적으로 나눠졌다고나 할까요? 여튼 토론 매너도 좋았고 나름 건전했지만.. 논쟁이라는 것이 다 그렇듯.. 상처를 주고받기 마련입니다. 보통은 논쟁에서 불리하거나 다구리(당시 아크로는 해당x)의 경우에 그런 입장에 처하죠.

여튼 친노 비판 글이 늘어났고 이런 글들에 반론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자제를 부탁(이제 그만 노무현을 놓아달라)하는 분들은 꽤 있었고.. 혹여 반론을 하더라도 논쟁에서 지는 경우가 많았죠. 실상, 명백한 참여정부의 삽질을 비판하는 것이니 반론이 힘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글들에서 몇몇 상처받은 분들도 보이더군요. 댓글에서 여러번 그런 감정을 표현한 걸로 압니다. 또한 몇몇 악질들이 이런 건전한 비판 글에도 딴지와 비아냥을 걸기도 했죠. 그 덕에 공격수위가 조금 높아진 측면도 있구요. 반론을 하기 힘든 논쟁에 흥미를 잃었던 탓인지, 참여정부 비판에 상처를 받은 탓인지..  한동안 아크로 게시판은 침체된 분위기였습니다. 이 침체된 분위기 시절에 많은 닉들이 사라진 걸로 압니다. 간간히 보이던 닉들도 안보였죠. 그러던와중에 담벼락이 생성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점잖떨며 건전한 비판하던 분들이 감정을 배설할 기회를 잡았다고도 봐야겠죠. (저도 포함입니다)

현재 아크로의 문제점은 건전한 비판보다는 감정배설의 글이 많다는 겁니다. 다양성도 없구요. 했던 비판들 무한 반복도...

아크로에 감정배설 글이 늘어난 것. 담벼락의 영향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건전한 토론을 방해하는 몇몇 악질때문에 공격성이 높아진 걸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보기에 몇몇 런닝맨들(계곡님등등.. 계곡님이 만만해서 계곡님만 지칭한 거 아님;;)은 건전한 토론을 방해하는 노빠들의 댓글에서 분개를 하고 살짝 공격적인 친노 비판글을 올린 경우도 있을 거라고 봐요. 담벼락에서도 몇몇 악질들이 지역을 놓고 욕하는 촌극이 벌어졌죠. (잘 모르는 곳이지만) 디씨 수준으로 평가받기도 했구요. 일단 담벼락에선 런닝맨들의 다구리가 어느정도 효과를 본 걸로 기억합니다. 욕도 런닝맨들이 더 잘하더군요.. ㅋ 비아냥은 노빠들이 더 잘했던 것 같구요. '직설적인 런닝맨 vs 비아냥대는 노빠'..로 인상에 남아있습니다. 담벼락이 언제 사라졌는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70p. 즈음이라면 담벼락 영향이 크다고도 봐야겠죠. 담벼락 습성이 조금씩 자유게시판으로 이동한 것이란 거죠.

작금의 아크로유저들에게 부탁하건데..  제발 이곳을 감정배설의 장으로 만들지는 마세요.
듣기 좋은 소리도 자주 듣다보면 질리는 법입니다. 좀 더 건전하고 다양한 글이 올라오기를 바랍니다.


p.s : 와러데이님 죄송;; 런닝맨과 노빠라는 단어를 쓰지 않으려 했는데 귀찮아서리..
상징적인 측면에서 쓴 것이니.. 라벨링은 아니라는 변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