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로 썼다가 일부러 본글로 올립니다.

아크로의 문제가 성향보다는 글의 수준이라는 말씀에 깊이 동의합니다.
여기에 하나를 더 붙이자면, 현안에서 유리되고 있다는 점이 있군요.
코지토님의 현 정부를 비판하라는 부분은 성향 측면에서 바라볼 것이 아니라 현안 측면에서 바라봐야합니다.
예전 노무현의 실착은 그 당시 큰 의미를 가지고 있었고, 현재 우리가 당면한 큰 문제들은 이명박 정권의 실정입니다.
그런데 아크로에서의 최근 토론의 상당수는 큰 현안들은 외면하고 상대적으로 작은 현안들에 지나치게 많은 에너지를 씁니다.
정봉주 건만 해도 그렇습니다.
같은 사건이지만 두가지 측면이 있는데, 정권의 정치적 의견 표명의 자유에 대한 억압에 관한 이슈와 국민의 사법부에 대한 신뢰에 관한 이슈가 그것입니다.
사실 사람들이 사법부를 크게 믿지 못하는 것은 상당히 오래된, 역사적 맥락이 있는 감정이고, 이에 옳다 그르다를 말하는 것은 좋은 토론의 주제가 되기 힘듭니다.
토론이 되는 것은 그 역사적 맥락과 그런 불신을 어떻게 푸느냐에 대한 부분이지요.
반면 정권의 정치적 의견표명에 대한 억압은 현 정권 들어서 전방위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거대한 현안입니다.
외국에서 어느쪽을 더 주목하고 있는지만 봐도 일의 경중이 확연히 드러납니다.
그런데 아크로에서 보다 많은 얘기가 오가고 있는 것은 국민, 보다 들어가서는 '노빠'들의 입맛대로 사법부를 믿었다 말았다하는 행위에 대한 비웃음입니다.
 
사실 좀 덜 중요한 현안을 논의해도 안될 것은 없는데, 이럴거면 토론의 수준이라도 높아야 좋은 토론장이 되지요.
그런 공간이 바로 학계입니다.
반면 수준이 크게 높지 않더라도 큰 현안들에 대한 목소리가 오가면 최소한 새로운 사안에 대해 정보가 오가면서 새로운 시야를 제시해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수준이 낮게 작은 현안에 집착하면 토론장은 점점 트롤의 비율이 높아지고 망하게 되지요.
디도스가 터져도 아크로에 새로 올라오는 글의 대부분은 새로울 것도 없는 노빠류 성토였다는 것은 함의하는 바가 많습니다.
이 댓글 쓰며 다시 돌아보니 그 큰 뉴스가 터졌는데 관련 글이 한 페이지에 whataday님 글 하나 뿐이더군요.
이건 새로운 사안에 대해 의견을 나눠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거의 사라지고 그냥 자기 얘기 좀 들어보라는 사람들만 남았단 얘기입니다.

사실 아크로는 현안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수준을 높여보자는 쪽을 지향했다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현재 아크로 상황은 크레테님의 자료에 기반한 노무현 정권 평가 제의가 몇몇분에게 논문 발표도 아닌데 자료 안갖다바치면 비판도 못하냐면서 대차게 까인 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봅니다.
이미 근거와 자료에 기반한 토론위주로만 가기엔 너무 와버린만큼, 보다 큰 현안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덧붙이자면 뭐, 하지만 여기서 계속 노무현, 노빠 '비난'에 열 올리시는 몇몇 분들에게는 그 일이 가장 큰 현안일테니 그분들이 변하는건 큰 기대를 하지 않습니다.
코지토님, 돌아오신거 반갑구요, minue님, 보나님, 요새 잘 안보이시는 meta님이나 오마담님 등등, 여하간에 다들 좀 돌아오셔서 글 하나씩이라도 써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럼 저도 조용히 가끔 댓글이나 달면서 의미없는 개싸움 안할 수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