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편지-                      심 호 택

  아픈 건 그럭저력 나았소
  올해도 김장 몇 포기 담갔소

  사랑이여
  당신이 사준 고동색 파카는
  시골집 수도펌프가 입게 되었소

 *짧은 시인데 소박한 진정성이 느껴진다 할까요.


       함께 걷는 길-


 너 같은 말썽쟁이는
마누라 그림자도 밟지 말아라

 건너편 숲속 딱따구리
떡갈나무 둥치 두드리면

 알았다 염려 말아라
사내 혼자서 속으로 대답한다

 도깨비 하나씩 앞세우고
사부작사부작
아랫말 저수지 들러 오는 밤



 *뭐 아시겠지만 도깨비란 애들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시골 생활하는 부부가 애들 데리고 저수지 마실
다녀오는 풍경이 눈에 선하군요.

 *시집이 한달 대여섯권은 배달되어 옵니다. 시와 직접 관련있지도 않은 사람인데 고마운 일이지요.
한국에 시인이 만명, 아니 이만명은 되지 않을까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시인의 나라라고 해도 무리가
아닙니다.
 
  이 심호택 시인은 시집을 받아놓고보니 유고시집입니다. 원광대학에서 불문학을 가르치던 , 50대 후
반의, 시인이라면 이제 한창 무르익을 나이인데 다른 사람 문상 다녀오다 교통사고로 그렇게 되었다
하니 참 기가 막힙니다. 김근태 의장처럼 국가를 빙자한 폭력에 의해 삶을 제한당한 경우도 있지만
이렇게 허무한 경우도 있군요.

심호택  유고 시집 <원수리 시편>(창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