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사회 게시판
노무현은 호남 사람들이 "자기를 좋아해서 찍은 게 아니라, 이회창을 싫어해서" 찍은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는 건 '노무현이 좋아서 찍은 것'과 '이회창이 싫어서 찍은 것'은 엄밀히 말해서 다르다는 얘기지요. 적어도 노무현의 구별에 따르자면 말입니다.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나옵니다. (선거에 있어) 정치인을 '좋아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예컨대 김대중을 생각해 봅시다. 전 김대중이 현대사의 거인이며 대통령 중에 가장 존경할 만한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그가 아무런 단점이 없는 완전무결한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노태우에게서 받은 비자금은 그 자신의 민주화 투쟁 경력을 더럽힌 오점이며 대통령이 되어선 지나치게 북한에 유화적이었고, 단적으로 말해서 햇볕정책은 실패했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을 돌려 97년 대선으로 되돌아간다면(당시에는 선거권이 없어서 투표를 하지 못했습니다만) 약간의 고민 끝에 김대중에게 투표했겠지만, 그것이 김대중만이 대통령이 될 수 있다던가, 그가 아무런 결점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그저 다른 후보보다는 김대중이 낫다고 생각해서지요.
노무현의 기준대로라면 전 김대중을 좋아하는 게 될까요?
1인의 당선자를 선출하는 상대다수대표제 하의 선거에서, 최선의 후보를 고르는 방법은 제일 싫어하는 후보부터 한명씩 지워나가 최후의 한 명을 남기는 것입니다. 97년 대선에서 "다른 후보보다 김대중이 낫다"고 말하는 건, 그 자신의 선호체계에 따를 때 이회창을 위시한 다른 후보들이 더 싫다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노무현이 좋아서 노무현을 찍는 것과, 이회창이 싫어서 노무현을 찍는 것은 다를 것이 없습니다. '후보들 중에 그나마 나은 후보에게 투표한다'는 상대다수대표제 하의 선거 원리에 충실하다면 말입니다.
그렇다면 노무현은 대체 왜 그런 말을 했던 것일까요? 정치적으로 끊임없이 다른 이와 교량당하는 선거후보로서의 '정치인 노무현'이 아닌, '자연인 노무현' 그 자신을 좋아해 주길 원한 것일까요? 아니면 '노무현이 그나마 나으니까' 찍는 것이 아니라, '노무현이니까, 오직 노무현 밖에 없으니까' 찍길 원했던 것일까요? 전자라면 정치를 할 것이 아니라 팬클럽을 만들 것이고 후자라면 역시 정치를 할 것이 아니라 종교를 만들 일인데, 생각해 보면 노사모 회원들에게 비판 대신 무조건적 지지를 요구했다는 노무현에겐 정치와 팬클럽과 종교가 서로 다를 것도 없지 않았나 싶습니다.
어떤 해석이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이나요? 김경재의 해석이 설득력이 있어 보이나요 아니면 현장에서 직접 이야기를 들었던 신향략 광주일보 정치 부장의 전언이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이나요? 노무현의 이 말이 정말 호남 비하, 폄하 발언으로 들리나요? 저는 아무리 봐도 김경재가 노무현과 언론, 노무현과 호남을 서로 이간질시키려는 것으로 밖에 안보이는데요.


한가지, 저는 딱히 노무현이 저렇게 늘어놓는 말들을 참지 못하는 건 아닙니다. 다만 저렇게 명백한 워딩에서 어떻게 그런 해석을 도출할 수 있을까 순수하게 감탄할 따름이지요. 같은 맥락에서 박경철의 호성드립도 흠...포지티브 싱킹, 포지티브 싱킹.
"호남사람들이 나를 선택한 것은 전략적으로 볼 수 있으며 사실 내가 유일한 대안이 아니었나. 호남사람들의 당시 정서는 이회창 후보에 극도의 거부감을 갖고 있었고 지역구도를 타파하기 위해 경상도 사람인 나를 선택하게 된 것이 아니냐."
어쩐지 호남인들에게 더 기분나쁘게 들릴 수도 있겠네요. 이에 비하면 "내가 좋아서 찍었냐, 이회창이 싫어서 찍었지"는 농담으로 넘길 여지라도 있지... -_-
- 노무현 전 대통령과 지역주의를 주제로 직접 대화해본 적은 없나?
"있다. 2004년 봄, 필자는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저녁 식사를 한 적이 있었다. 그때 대통령은 지역주의의 심각성을 강변했다. 특별한 방법이 없을까를 물었다. 필자는 지역주의 문제를 그렇게 이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설명하고자 했다. 호남의 동질적 정치 성향을 지역주의로 단순화하기보다는 차별에 대한 항의 내지 지역 차별을 만든 권위주의에 대한 비판 의식으로 보면 문제를 합리적이고 점진적으로 풀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내 이야기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지역주의, 그냥 심하다 하면 안 됩니까'라는 말과 함께 논의를 종결시켰는데, 그때 필자는 노무현 대통령과는 지역주의 때문에 나라가 망하게 생겼다는 전제 위에서만 대화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노 전 대통령 말대로 지역주의 심하다고 하면 안 되나?
"우선 사실이 그렇지 않다. 한국은 경제, 문화, 역사, 인종, 언어, 종교 등 무엇을 기준으로 보아도 지역 간 차이가 크지 않은 매우 동질적인 나라이다. 다른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그렇다. 따라서 한국의 지역주의가 심하다고 하고 이를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말하는 것이 아닌, 한국 정치가 잘 안 돌아가는 것에 대해 '책임을 전가시킬 만인의 공적(公敵)을 불러들이려는 조바심의 결과이자, 사회를 근원적 악(망국적 지역주의)과 그에 맞서는 선(반지역주의)으로 양분시키고 사람들로 하여금 정의로운 전쟁에 나서도록 흥분시키지만, 그러는 사이 우리가 대면해야 할 진짜 현실을 사라지게 만드는 이데올로기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필자는 정치인 노무현에게서든 대통령 노무현에게서든 호남 차별에 대한 비판적 문제의식을 들어본 적이 없는데, 아마도 호남의 과도한 집단성을 문제로 보거나 최소한 호남 역시 지역주의 아니냐고 생각하는 듯했다. '동교동계'로 불렸던 김대중의 직계 세력과 오랜 갈등을 거치면서, 호남과 호남에 기반을 둔 세력이 민주파 안에서 기득권이 되는 것을 더 문제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고, 그들이 먼저 지역 독점을 포기해야 한다고 보았을 수도 있다. 대통령에 당선되고 나서도 노 대통령은 '호남 사람들이 나를 위해서 찍었나요. 이회창이 보기 싫어 이회창 안 찍으려고 나를 찍은 거지'라는 말을 했는데(2003년 9월 17일), 그 말이야말로 호남에 대한 노 대통령의 무의식 세계를 잘 드러내는 것 같았다.
노무현 대통령의 집권 기간 동안 정치 운영에 있어서 많은 문제가 발생한 데에는 지역주의에 대한 잘못된 이해가 큰 영향을 끼쳤던 것으로 보인다. 오랫동안 정치를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지역구라고 하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반을 가꿔 본 적이 없는 정치가 노무현이 늘 매진했던 것은 전국적 정치인이 되는 길이었다. 그는 늘 한국 정치 전체와 맞서고자 했다. 반지역주의는 그가 한국 정치 전체와 자신을 맞서게 해주는 연결 고리였고, 그는 망국적 지역주의를 해결한 지도자가 되고 싶어 했다. 그러니 우리 사회에서 지역주의라는 것이 상당 부분 전도된 이데올로기에 기초를 두고 있으며, 지역주의 없는 사회를 말하는 것 자체가 이데올로기적 허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려 하지 않은 것은 당연했다.
대통령으로 있으면서도 노 대통령은 끊임없이 열린우리당에게 호남을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놀라운 일은 그 기간 동안 지지 기반이 확대되지 않았다. 오히려 한국 '정통 야당'의 양대 지지 기반인 수도권과 호남 가운데 수도권이 사실상 궤멸되는 역설적 경험을 했다. 그 결과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에서 역대 최저 지지율로 한나라당에게 대통령 권력과 의회 권력을 내줘야 했다. 문제를 다르게 접근했더라면, 결과는 훨씬 달라졌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지역주의 문제를 이해하는 방법은 중요하다."
직접들 가서 보시죠. ^^
님은 법학 공부를 하시는줄 알고 있는데 이해가 안되는군요
법에 대한 이야기는 논리대로 하시는데 노무현이나 정치이야기는 영 논리가 꽝입니다
죄송한 이야기지만
이번글만이 아니라 번번이 독해력이나 이해력 논리등등 문제가 많습니( 인신공격적 의도는
없으니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글도 그렇습니다
님의 주장을 인정한다하더라도 문제가 있습니다
광주일보 편집장이 노빠라서 좋은의미로만 전달되었을 가능성은요
그의 말이 김경제나 다른 보도보다 더 정확하다는 근거는 어디에 있습니까
두번째로 님이 제시하신 광주일보 편집장의 말이 맞다고 하더라도 문맥이나 여러가지가 하하하님이 말씀하신대로 좀 말이 자연스럽지 않고 어울리지 않습니다
세번째로 그 말을 인정한다해도 내가 좋아서 찍었냐 이회창이 싫어서 찍었지는 어감이나 표현의 차이지 내용상 차이는 아닙니다
네번째로 호남배신 안한다라고 했는데 그 말 지켰나요
따라서 숨바님처럼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가 없고요 해도 의미가 없는 이야기입니다
노무현에 대한 호남인들의 비토는 단지 저 말 한마디때문이 아니라 그의 정치가 일관되게 호남을 짓밟는 것이었고 호남을 깨뜨려서 지역주의를 해결한다는 관점이었기 때문입니다
이회창 싫어서 찍었다는 말은 노무현의 의식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말이고 이런식의 말은 노무현의 화법에 늘 나타나는 방식이라서 소위 진정성있고 노무현의 의식세계를 잘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
심지어 노무현때 낙후지역 균형발전 예산조차 영남이 호남의 몇배라는 사실은 알고 계셨는지요
형님예산이 문제지만 노무현 예산 문재인 예산이 얼마인지 보시지요
검색은 잘하시는데
으이구님
무슨 말하다가 이런말 나오는건 그럴수 있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이런 발제는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노무현은 그 말때문에 가루가 되도록 까였고 이미 죽었고 시간도 많이 지났습니다
누가 그 주제로 엉뚱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 이상에
한가지 이야기만 줄창 올라오는것 부적절하다는것 맞는이야기입니다
흥행에도 도움이 안되고
정치/사회게시판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