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몹시 학술스러운 간지 만땅이지만 내용은 걍 듣보잡 일반인의 견해이니 기대는 하지 마시길^^

현재 경제 위기가 심각한 상황으로 진행되고 있다고들 하죠. 경제학이 다루는 분야가 굉장히 다양하지만, 경제 위기에 대한 진단과 처방은 경제학의 가장 중요한 분야일 것입니다. 경제학에는 여러 다양한 유파들이 있죠. 그 중에 대표적인 유파를 고르라면 마르크스계열, 케인즈계열, 하이에크계열 정도로 구분하는게 일반적인 것 같습니다. 각자 철학적 배경이나 이론 체계가 굉장히 다르고, 경제 위기에 대해서도 각기  다른 분석과 처방들을 내놓고 있죠.

현재의 경제 위기 상황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아마도 '자본도 놀고, 노동자도 놀고, 설비도 놀고' 그렇게 생산 요소들이 제각각 흩어져서 따로 놀고 있는 상황이 아닐까 싶습니다. 생산 활동을 조직해야할 자본은 하릴 없이 투기처를 찾아 떠돌아다니고, 실업률과 가계부채는 급증하고, 설비 가동률은 급감하고 있고, 경기는 가라앉고, 여러나라의 재정 위기는 끝날 기미를 안보이고, 사회와 산업은 점점 더 양극화되고... 총체적인 난국에 빠져 있는 상황이죠. 이 때 무언가가 짠하고 나타나서 따로 놀고 있는 생산요소들을 결합시키고, 산업을 효율성있게 재조직하고 그래서 다시 경제에 활력이 발생하면 좋을텐데 말처럼 쉽게 되지 않고 있습니다.

먼저 마르크스 경제학은 모든 경제 위기의 원인을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생산' 과 '생산 수단의 사적 소유 혹은 지배'에 있다고 진단합니다. 그래서 자본주의적 생산 방식으로는 절대 경제 위기를 벗어날 수 없고, 따라서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자본주의적 생산 방식을 철폐하는 것 밖에 없다고 주장하죠. 그런데 그럼 어떻하자는 말이냐에 대해서는 아직 설득력있는 대안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과거 현실 사회주의 국가들이 국가의 공권력을 동원해 강제적으로 생산요소들을 결합시키는 방식을 채택했지만, 처절한 실패만을 교훈처럼 남긴 채 파산하고 말았죠.

다음으로는 케인즈 경제학. 국가가 재정을 동원해 유효 수요를 창출하는 방식으로써 경제 위기를 해결하고 이완되었던 생산요소들도 재결합 시킬 수 있다는게 케인즈주의의 주된 주장일겁니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케인즈주의가 1970년대 발생한 경제 위기를 전혀 해결하지 못하고 되려 악화시키는 역할을 하면서 주류경제학의 지위를 하이에크 계열 경제학에 넘겨주고 말았죠.

하이에크 계열 경제학 혹은 신자유주의는 실패한 케인즈주의의 대안으로써 등장했습니다. 경제 위기는 정부가 잘못된 방식으로 시장에 개입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고, 따라서 가급적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지 말고 내버려두면 시장의 자생력으로 저절로 해결된다고 주장합니다. 기업활동을 독려하고 창업과 모험에 따른 정당한 보상이 주어지는 사회가 되면 자본과 노동과 기술은 저절로 결합해 생산 활동이 조직될테고 그럼으로써 경제 위기는 저절로 해소된다는거죠.  따라서 정부의 역할은 재정 정책이 아니라 적절한 통화정책만으로 충분하고, 시장에서 자유로운 경쟁과 공정한 교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서비스하면 된다는 식입니다. 그러나 2008년 경제 위기가 발생한 것은 물론, 계속되는 양적완화 정책들조차 큰 효과를 내지못하고 위기가 지속되면서, 그 쪽 계열 경제학 역시 위기에 빠진 상황인 듯 합니다.

결국 경제학을 주름잡던 3가지 이론들이 그 권위를 잃고 시망 상태에 빠지면서, 각 나라들의 경제 정책들이 어떤 통일된 경제학적 논리없이 이것 저것 즉흥적으로 시도해보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한국 역시 이명박정부의 4대강 사업같은 케인즈식 처방과 FTA 추진같은 신자유주의식 처방이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두서 없이 섞여서 진행되고 있죠. 

여하튼 자본과 노동과 토지와 기술이 제각각 분리되어 놀고 있는데, 이런 경제학의 근본 문제를 짠하고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경제학이 과연 출현할 수 있을까요? 

최근  마르크스 경제학쪽에서 저를 솔깃하게 만들었던 주장이 있었는데, 주식회사제도의 발전을 통해 이미 생산수단의 사적소유는 철폐되고 사적지배의 단계로 이행되었고, 손실의 사회화와 마찬가지로 이윤의 사회화 역시 필연적으로 대두될 것이며, 자본의 사적지배에서 공적지배로 이행할 것이다라고 말하는 학자들이 있더군요. 그러나 여전히 추상적이고 학문적인 논쟁만 있을 뿐, 구체적이고 설득력있는 정책 대안들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분은 경제학의 위기가 아니라, 새로운 대규모 블루 오션 시장이 오랬동안 열리지 않고 있는 것이 세계 자본주의를 위기에 빠뜨린 주범이라고 하시던데, 상당히 그럴듯하다 싶었습니다. 인터넷과 통신 시장이 오래전에 포화 상태에 이른 이후로, 스마트폰 관련 업종들이 기존의 휴대폰 시장을 대체하며 반짝 실적을 내고는 있지만, 코끼리 비스켓 수준일 뿐이겠죠.

제가 이런 문제에 대해서 답을 논할 수 있는 능력이 된다면 여기서 이러고 있지는 않을텐데, 혹시 좋은 아이디어가 없을까요? 저는 정부가 4대강 같은 소모적인 곳에 재정을 투입하기 보다는, 화끈한 창업 장려 제도는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 이를테면 정부가 대규모 엔젤투자를 하는 방식이죠. 창업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심사를 통과한 사람들에게 등급에 따라 자금을 10억에서 100억원까지 무상지원해주는 제도는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 4대강 예산 22조원이면 자본금 10억짜리 회사 22,000개를 새로 만들 수 있겠군요. 그 중에 10%만이라도 시장에서 살아 남고, 그 중의 1%가 새로운 블루 오션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면 괜찮은 투자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49% 정도의 주식을 정부 지분으로 챙겨놔야 할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