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em.chicagokyocharo.com/board/contentsView.php?idx=506717


http://ny.christianitydaily.com/view.htm?id=190501&code=c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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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 이글턴, <신을 옹호하다 - 마르크스주의자의 무신론 비판> (모멘토, 2010), pp. 12-3.

[Terry Eagleton, Reason, Faith, and Revolution: Reflections on the God Dabate (Yale University Press, 2009)]

 

솔직히 말하면, 나는 1960년대에 아마추어 신학자로 학문의 길을 시작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끝난 이후, 에드바르트

스힐레벡스라는 이름의 철자를 말할 수 있는 사람이면 누구라도 네덜란드의 네이메헨에 본부를 둔 난삽한 신학 잡지들 중

하나의 편집위원회에 곧바로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시절의 얘기다. 이런 점에서, 리처드 도킨스나 크리스토퍼 히친스 같은

사람들 - 이후로는 편의상 두 사람을 '디치킨스(Ditchkins)'로 줄여 부르기로 하자 - 이 실없는 소리를 해댈 때 뭐가 잘못됐

는지 알아차릴 만큼의 신학적 지식은 내게 있다고 생각한다. 히친스와 도킨스를 너무 성급하게 하나로 뭉뚱그리기 전에,

히친스의 <신은 위대하지 않다 God is Not Great>와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 The God Delusion>은 크게 다르다는 점을 

먼저 지적해 두어야겠다. 히친스의 책은 멋스럽고 재미있으며 몸을 데일 정도로 열정적이고, 읽지 않고는 견딜 수 없게 잘 

쓰였지만, 도킨스의 책에는 그런 수식어가 하나도 어울리지 않는다. 도킨스의 교조적인 맹렬함이 문체에도 파고든 것이다. 

한편 크리스토퍼 히친스는 저토록 날리기 전에는 내가 속한 극좌파 정치조직에서 동료로 활동했다. 그러나 히친스가 더 높은 

곳을 향해 꾸준히 매진하고 그 과정에서 바빌론의 시민으로 귀화*하는 정치적 발전을 이루어낸 데 비해 나는 예전의 낡은 

정치적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발달장애의 전형적 사례라고나 할까.


* 히친스의 '전향' 즉 우선회와 미국 귀화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