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늦게 이 소식을 들었습니다. 재판선고가 12월 22일에 있다네요. 그 날은 제가 컴퓨터도 없는 곳에서 일을 할 것 같은데. 몹시 우울해집니다. 원래 8월에 선고예정이었는데 연기를 하였고, 그 이유도 잘 모르겠지만, 그것을 12월 22일에 하는 것은 유죄로 내리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대법원은 양형을 조정하는 것은 아니므로 징역 1년으로 결정되면 옷 갈아입고 바로 끌려가겠지요. 이게 좀 긴가민가 했는데 이번에 미국여권 내주지 않을 것과 연관지어 생각해보니 아귀가 맞네요. 아무리 대법원이라고 힌트가 새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미국으로 나가버린 정봉주가 차일피일 귀국을 미루면 붙잡아 가둘 방법은 없기 때문에 여권을 내주지 않은 것 같습니다.  혹자는 내년 대선까지 붙잡아 두기 위해서 8월에서 12월로 선고를 미룬 것이라고 했는데, 처음에는 웃어넘겼지만 지금은 좀 심각하게 그 개연성을 따져보고 있습니다. 이런 “행정”일은 대법관들이 하지 않고 행정담당 공무원들이나 공보비서(법관)들이 하니까 권부핵심들과 수시로 연락을 하지 않나 싶습니다. 포커칠 때 언제 패를 까는가 이런 문제같습니다,


누가 손가락질을 하더라도 저는 나꼼수를 참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아마 올해들어 그렇게 재미있게, 더구나 반복해서 몇 번을 들은 프로그램은 없을 겁니다. 저는 정봉주의 그 작위적인 깔때기 신공이 재미 우습습니다. 좋아하는 클래식도 연이어 두 번을 듣지 않는데, OOO 공항에서 비행기 기다리는 8시간 동안 3번을 들을수도 있었습니다. 내곡동이나 선관위 공격을 복기해보면 나꼼수보다 더 나은 매체, 또는 낫다 못하다를 떠나서 이렇게 맹렬히 싸운 매체는 없었다고 봅니다.  너절하다 수준낮다고 해도 그 공은 충분히 인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골게터는 골을 넣아야 골게터죠. 폼잡는게 골게터가 아니고.  이명박 쪽에서 잡아 죽이고 싶어하는 인간들 중 1위가 정봉주 주진우가 아닐까 합니다.  더구나 정봉주는 합법적으로 조질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쾌가 또 있겠습니까. 진중권이나 공희준이나 변희재가 아무리 거창한 담론과 정교한 논리로 떠들어봐도 그게 사람들에게 전달이 될 때 의미가 있는 거죠. 조선일보가 노친네들에게 읽히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의 진중권은 참 안습입니다. 재치있는 짧은 단타로 줄 수 있는 영향은 매우 제한적입니다. 예리하나 무게가 없는 진중권, 한편 예리함도 무게도 없는 변희재, 무게만 있는 공희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진중권은 갈수록 실망입니다. 동료들과 일을 하면 꼭 이런 사람이 있죠. 짦막짤막한 아이디어는 내고 깐죽거리지만 실제 일을 하려고 하면 이 핑계 저 핑계 내고 도망다닙니다. 재치는 있지만 파괴력이 없는 사람이죠.


최근 아크로를 보면서 느낀 것은 “10.26 선관위 부정선거“보다 ”김제동 유무죄“가 더 비중있는 논의되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명백한 공동의 적에 대한 아크로 회원님들의 상황인식을 매우 다른 것 같아서 좀 놀랐습니다. 이번 선관위 건은 그야말로 3.15 부정선거에 버금가는 그야말로 국기를 흔드는 사건입니다. 여당이 권부핵심과 짜고 선거통을 바뀌치기 한 것입니다. 당일 투표소가 그렇게 바뀐 줄을 선관위 직원도 몰랐다고 합니다. 그 전 지방선거에서 바뀌고 나서 또 바뀐 지역이 무지 많습니다. 지기 진영의 국소적 논리를 벋어나서 이 사건을 모든 야권진영이 힘으로 모아 떠들고 공격을 해야 할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선거전에 투표율 조사로 볼 때 1-2% 내외의 초박빙 상황이라고 판단하였고, 이것에 대한 권부핵심 기획팀이 개입하여 매우 체계적으로 조직한 결과입니다. 국회의원 비서는 요, 자신이 한번 더 비서하는 것이 최고 목표죠. 그런 사람은 자기가 모시는 의원이 시키지도 않는 짓은 절대 하지 않습니다. 시키는대로 하는 것이 최고의 목표죠. 어제 오늘 청와대 행정관의 개입소식이 인터넷에서 만천하에 펴졌는데 MBC에서는 첫 뉴스가 ”겨울이 왔다“ 였다고 하네요. 하긴 겨울이 왔으니 왔다고 하겠죠.  내곡동 비리를 접한 청와대의 일성은 ”근거없는 소문“이라고 했죠. 선관위 공격소식을 들은 MB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고 했다니 자신이 스스로 정답을 알려준 것이라고 보입니다. (추가: 오늘 조현오가 청와대와의 전화를 시인했습니다. 별 이야기는 없었다고 하네요. 저능한 인간들 어디가겠습니까?)


집 밖 150만원짜리 룸싸롱에서 진탕 놀다온 가장이 절약을 몸소 보이기 위하여 치약을 푹-짜서 사용하는 아이들에게 아껴 쓰라고 질타를 한다면 이건 매우 코믹한 것이죠.  또한 모순적이며 나아가서 위선적일 수도 있다고 봅니다. 노유빠, 난닝구 감별에 쏳다붙는 열정의 1/100만 모아서 이 10.26 부정선거에 투자하자는 것이 저의 주장입니다. 그 가운데에는 나꼼수 팀이 있다고 보며, 다시 그 가운데에는 정봉주가 있다고 봅니다. 대통령 선거과정 중에 BBK에 대한 허위로 인식될 수 있는 사실을 유포하고 그것으로 명예를 훼손했다고 감옥살이에 1년씩 처넣고 10년간 피선거권을 박탈하는 나라라면 이게 어디 나라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모두 나꼼수나 정봉주에 대한 호오가 다를 것이고 좋아하는 분들도 그 정도가 드르지만 이렇게 기획 감옥살이가 일어나는 지금의 대한민국이 중세 마녀를 붙잡아 불을 태우는 것과 비교해서 어떤 점이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이성은 없고 야만이 횡행하는 이런 세상이라면 저도 앞으로 제 이익만 챙기는 아귀같은 사람으로 진화할까 봅니다. 프레시안인가에 보니까 “나꼼수보면 낄낄거리면 세상이 바뀌나?” 이런 글에 대한 일반인들의 댓글이 더 감동적이었습니다. 변희재나 공희준을 글을 쓰면보면 그져 거대담론에 기대어 거창하게 품을 냅니다. 아주 좋은 글이며 감동을 주는 글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아무도 그 글을 읽지 않습니다. 시정잡배의 “씨바”보다 영향력이 없는 글입니다. 제 수준이 미천해서 그런지 모르지만 거대담론 서양철학사가 비벼진 글보다는 나꼼수의 낄낄거림이 훨씬 더 재미있고 배울 게 많습니다. 이건범이 이런 말을 했죠.  변절하는 거창함보다 변함없는 가벼움이 좋다. 저는 이건범이나 정봉주 류가 좋습니다.


정봉주가 감옥에 끌려가는 것은 별로 아쉽지 않으나(?), 그의 위악적인 깔대기 신공을 들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무척 슬픕니다. 우리사회가 이 정도 까부는 사람하나 참아주지 못하나 하는 생각에 분노가 차오릅니다. 이미 선고가 적힌 봉투를 꺼내서 읽는 일만 남아있는 이 시점에 몹시 마음이 아려옵니다.  22일 이후로는 찔끔거리며 해 온 글쓰는 일을 그만 둘까 합니다. 4년을 기다려 온 인간을 다시 일년간 감옥에 쳐 넣고 또 다시 10년을 기다리라고 하는 것.. 살아있는 사람의 얼굴 가죽 한 쪽을 벗겨내는 것이 차라리 낮지 싶습니다.  누구나 다 아는 BBK, 대법관들만 모르는 BBK. 올 겨울 추위가 참 서럽게 느껴집니다. off-  연말연시 과음 절제하시고 건강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