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앞날에 대한 걱정이 담긴 글을 읽으며 많이 배웠습니다. 진영논리에 사로잡혀 지난 시절을 반성하지 않는 정치세력 주도의 통합 흐름에 정통야당 민주당이 휩쓸려가는 것, 굉장히 안타깝고 걱정스럽습니다.

몇 몇 분들이 지적하신 것처럼 저 또한 새 민주당은 친노세력에게 접수당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당 대표는 한명숙이 될 거고, 아마 박지원은 최고위원은 되겠지만 2위도 못할 거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향후 있을 총선 때에도 그 흐름은 이어질 거라 생각합니다. 대중적으로 기존 민주당 정치인들은 구 정치인으로, 그밖에 정치인들은 신선한 정치인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공천, 당대표 경선에 여론조사와 더 오픈된 국민참여경선(당원 아닌 사람도 참여)에서 친노세력, 시민사회세력이 기존 민주당 세력의 지분을 상당히 잠식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또한 그러한 흐름은 매우 유동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알기론 열린우리당의 경우엔 당비를 납부하는 기간당원에게만 당대표, 최고위원 투표권과 선출직 공천 투표권을 부여했습니다. 그리고 여론조사는 2007년 대선후보경선같은 몇개 선거를 빼고는 하지 않은 걸로 압니다. 그바람에 열린우리당 내에서 자기들끼리 빠심을 자극해서 여론몰이를 하고 조직을 가동해서 세몰이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기들끼리는 열정적으로 어떤 주제를 가지고 싸우지만, 그런 모습이 일반 사람에겐 거부감이 들었죠.


그런데 요번 새 민주당의 의사결정, 공천구조를 보니 아예 당원이나 대의원의 권한을 거의 없애버리고, 일반 사람들에게 모든 권한을 개방했더군요. 당원이나 대의원들은 꼬박꼬박 당비내고 무슨 행사 참여하며 당에 투자하는데 그들에게 아무런 특권을 부여하지 않는 것은 정말 문제고, 어케보면 정당의 본연의 모습이 아닌 것 같습니다. 거기다 신선한 이미지를 선점한 친노세력, 시민사회세력이 여론조사나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경선에서 당장 유리하다는 건 확실하기 때문에 몇 몇 분들의 지적대로 민주당이 털렸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너무 긍정적인지도 모르겠지만 조금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70%의 의사결정권한은 누구의 것도 아니기 때문에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그 블루오션을 개척할 수 있습니다. 당장은 문재인이나 시민사회단체 사람들이 선점하겠지만 대중들은 확 달아올랐다가도 금방 실증내는데 달인입니다. 노무현 시절에 대한 그 어떠한 성찰없이 고인의 죽음에 기대어 고인과 그 시절 자신들의 행태를 미화하고 면피하는데 급급한 친노세력이나 그런 친노세력을 비판하다가 정치적 이익때문에 별다른 이유없이 함께 하는 시민사회단체 사람들이 지금 이대로 모습을 계속 보인다면 70%는 순식간에 그들을 외면합니다.


제도화 하지 않고 여론의 반응에 즉각 반응하도록 고안한 정당구조때문에 새 민주당은 상당히 불안정한 모습도 많이 보이겠지만 오바마와 힐러리를 만드는데 5000만명의 미국인이 참여했던 것처럼 수많은 대중 동원이 가능한 새 민주당의 구조를 발전적으로 다듬으면 굉장한 무기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일시적으로 사기꾼들에게 당할 순 있어도 대중들이 계속 속지는 않습니다. 저는 새 민주당이 당장은 친노세력, 시민사회세력이 주도하는 형태로 운영될 거라 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70% 일반 대중과 30% 당원, 대의원의 의사가 조화된 꽤 괜찮은 정치세력이 결국에는 새 민주당을 주도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