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70을 내주고 30을 받더라도 통합을 이뤄내야 한다" 

DJ가 유언처럼 남겼다는 말씀이다. 물론 분명 그런 말씀 남겼을 것이다. 사실 민주당은 줄곧 DJ를 중심으로 결속된 직업정치인들과 재야 그룹들간의 통합에 의한 정치적 연합체였기 때문이다. 평화민주당과 재야 1세대인 평민련과의 통합, 3당 합당뒤 이기택 노무현등 통일민주당 잔류파들과의 통합, 김근태등 재야 2세대와의 통합, 이인제의 국민신당과의 통합 등이 DJ 주도 아래 펼쳐졌던 통합의 사례들이다.

이러한 DJ의 통합 작업에는 언제나 원칙이 있었다. 첫째가 통합의 중심은 언제나 기존의 민주당이어야 할 것, 둘째가 기득권에 연연하지 않고 통합의 대상에게 파격적인 지분을 보장할 것, 세번째가 민주당의 대의에 불복해 탈당했던 자들에게는 어떠한 양보도 하지 말 것, 네번째가 이인제손학규 같은 구 여권 출신일 경우 철저한 반성이 선행되어야 할 것, 다섯번째가 무능한 정치양아치들은 얼씬도 못하게 할 것등이다. 

꼬마민주당을 만들어 이탈했던 노무현이 재합류할때 아무런 지분 보장도 없이 단순 입당만을 허용했던 것은 그래서이고, 김종필의 자민련과는 연대는 할지언정 어떠한 통합 시도도 하지 않았던 것이 그래서이다. 이부영 박계동 김원웅등이 낭인처럼 떠돌다 결국은 한나라당에 입당할 수 밖에 없었던 것 역시 그들이 DJ의 통합 원칙을 거부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면 이번 혁통측과의 통합 작업이 무엇이 문제인지는 자명하다. 통합의 중심이 과연 민주당인가부터가 지켜지지 않고 있고, 혁통의 대주주 이해찬은 민주당의 대의와 경선에 불복해 탈당을 했던 자이며, 휘하에 있는 무능한 정치 잡탕들은 또 뭐란 말인가? DJ의 통합 원칙중 어느 것 하나 지켜지는 것이 없는데도 뻔뻔한 면상들의 입에서 알맹이 다 빠진 DJ의 유지만이 유령처럼 떠돌아다니고 있는 상황이다. 

문성근에게도 묻는다. 나는 애초부터 빅텐트론을 지지했던 사람이다. 민주당을 중심으로 진보정당들까지 모두 모이자는 것은 원래부터 민주당이 존재하는 방식이었고 DJ의 진정한 유지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주당을 중심으로 놓지 않는 당신의 백만 민란 운동을 지지하지는 못해도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기를 바랬다. 그러나 유시민과 진보정당들은 민주당을 호남지역당이라 부르며 따로 모였고, 민주당을 근본도 없는 정치양아치들에게 통째로 헌납하는 처참한 결과만이 남았다. 이것이 진정 당신이 원하던 결과인가? 실패했으면 깔끔하게 접고서 왜 실패했는지를 골방에서 치열하게 반성이나 할 것이지 뻔뻔스럽게 절반의 성공을 자평하면서 얼굴 디밀고 돌아다닐 수 있는가? 

나는 한나라당의 재집권이 끔찍하다. 그러나 쓰레기같은 정치양아치들이 5년동안 진보를 참칭하며 이 나라를 말아먹은 후에 펼쳐질 30년동안의 한나라당 장기집권이 더욱 두렵고 끔찍하다. 차라리 그럴바에는 5년을 더 견디면서 민주당이 진정한 수권정당으로 탈바꿈해서 30년 이상 장기집권하며 이 나라를 완전히 개조하는 쪽을 바라련다. 그것이 수십년에 걸친 온갖 탄압과 마타도어를 참고 견디며, 가시밭길같은 대권 삼수를 하면서도 민주당을 번듯한 수권정당으로 탈바꿈시켜 마침내 위대한 정권교체의 역사를 열었던 DJ의 진정한 유지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