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한미FTA가 국회비준이 되었나 보네요. 다소 유감이긴 한데 민주당 의원 누군가가 국회에서 최루탄 깠다는 것에는 참 할말이 없어지네요..ㅎㅎ

이왕 하게 된 것 반대론자들이 우려한 그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 FTA, 그래서 개방이 주는 순기능이 더 압도적으로 실현되는 FTA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결과 시장경쟁의 원리가 아닌 반칙과 특권에 의해 독점적 지위를 누리던 시장지배자들의 기득권이 깨어지고, 공정한 자유시장 경쟁의 원칙이 전사회적으로 파급되어 부당한 지대추구와 권력의 포획으로 얼룩진 구시대적 관행들이 일소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FTA를 추진한 정치권이나 거기에 찬성한 분들이 그러한 비젼을 분명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죠. 

향후의 국정운영 속에서 그 비젼을 실현하고 FTA의 성과를 전사회적으로 고르게 향유하기 위한 다각도의 모색을 꾀하는 것은 물론, 실제 정책안에서 그 요구가 담보되고 집행될 수 있도록 찬성론자들 스스로가 좀 더 강하게 목소리를 내는 일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어 FTA가 우리 사회의 미래를 한층 더 진일보하게 만든다면 반대론자들의 우려야 말로 글로벌스탠다드를 이해하지 못한 한갓 어리석음에 지나지 않을텐데..

개인적으로는 정말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언론이나 웹상에서 보는 찬성론자들 중 김대호 소장님을 빼고는, FTA의 찬성 이유를 위와같이 설명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는 것이 아쉽군요. 수출주도형 전략으로 대한민국이 이만큼 발전할 수 있었다는 역사적 사실로 부터 개방만이 살길이다는 이데올로기를 형성하고, 그것을 축으로 문제를 문제로 보자는 반대론자들의 모든 지적을 개방 VS 쇄국의 프레임속으로 몰아넣고, 그렇다면 쇄국하자는 거냐?는 식의 귀류법 논리를 동원해 반대론자들의 의견을 묵살하거나 자신의 찬성이유를 설명하고 있던데..

이 논리의 근저에는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 이미 판명된 트리클다운 효과로 FTA가 가져오는 대한민국 대다수 서민의 이익을 설명하고, 하지만 실제 FTA로 인한 관세인하의 효과가 우리 산업의 각 부문과 전체 부문에 어떤 실익을 가져올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생략하고 있죠.

대한민국 제조업의 99%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이 해외에 판로를 개척하면서 얻게 될 실익을 막연하게 말하고만 있을 뿐, 그 99% 중소기업의 대부분이 대기업에 부품을 조달하는 하청기업으로 (직접무역이 아닌) 간접무역에 종사하는 기형적인 구도속에서 FTA체제의 이익은 결국 직접무역을 하는 수출 대기업이 향유하고, 그것이 중소기업에게 트리클다운되는..하지만 납품단가 후려치기, 일감몰아주기, 기술편취 등등..의 불공정 관행때문에 여전히 FTA가 주는 이익을 중소기업이 직접적으로 향유할 수가 없고, 그러므로 거기에 종사하는 대다수 서민들에게도 트리클 다운효과가 미치지 않게되는..이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아무런 답변없이 그저 FTA가 이득이 된다고 하면 어쩌자는 것인지..

유럽의 침체로 인해 한-EU FTA 이후 대한민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누적되는 상황에서 보듯, 미국 역시 글로벌불균형 해소를 위해 수출주도 전략의 카드를 빼들고 제조업의 부흥과 함께 자국의 발달한 금융서비스산업의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것이니, 대미무역에서 경상수지 흑자를 늘려가는 것이 쉽지만은 않겠죠. 특히 미국이 강세로 있는 하지만 실제적인 무역의 품목이 아닌 특허권이나 지재권등을 앞세워 전통적인 무역질서에서는 발생하지 않는 부가적인 이익을 꾀하고 있고, 그것의 철저한 보장을 위해 ISD등 여러가지 추가 장치까지 마련해 놓았으니 대외환경의 이러한 변화가 한국에게는 결코 유리하게 작동하지도 않을 것이고.. 

게다가 미국의 최대 강점, 무역상대국들은 적정 수준의 외환보유고를 보유해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값싼 이자를 주는 미국 국채를 사야만 하고, 이렇게 무수한 무역상대국들로 부터 초저리로 대규모 자금을 확보한 후 그것을 전세계의 위험자산에 투자하면서 크게 수익을 내게 되는 이 구도..이것 때문에 월가가 금융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고, 이것이 미국의 금융서비스산업이 발달할 수 있었던 근본이유인 것인데..

우리는 제조업 강국이기 때문에 미국시장을 향해서도 주로 실물 거래에 힘쓰겠고 그것은 재화의 생산을 통해 미국 국민들의 실생활의 필요를 채우는 것으로 연결되겠지만, 미국은 기축통화를 운용하는 이유로 본시 세계의 은행 역할을 하는 나라이고 이것은 한미간 무역거래에도 그대로 투사될 수 밖에 없는 바, 미국이 국채발행을 통해 세계로 부터 투자받은 대규모의 자금을 월가가 선봉이 되어 한국의 금융시장에 투자(혹은 투기)하던지, 혹은 산업자본에 간접투자하는 방식이 주가 될 것인데.. 

그 자본의 움직임을 마음대로 풀어둔 결과 필연적으로 나타나게 된 금융위기의 부작용을 지켜보며 전세계가 자본의 규제철폐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것이 어찌 기우일 수가 있으며, 그러한 미국 자본에 대한 규제 철폐가 주가 되는 한미FTA에 대한 우려가 왜 쇄국이 되는 것인지도 잘 모르겠고..

무엇보다 문제를 문제로 보자는 얘기를 개방을 하지말자라는 주장으로 바꿔치기 하는 것에서는, 참으로 할말이 없어지는..

FTA외의 방법으로는 무역을 할 수 없는 것이 아니고, FTA가 없을 때도 여전히 무역은 잘 하고 있었는데, 지금의 FTA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그래서 좀 더 천천히 득이 되는 방향을 모색하면서 체결하자는 것이 대체 왜 무역을 하지 말자, 혹은 개방을 하지 말자는 극단의 논리로 바꿔치기 되는 것인지를 알 수는 없지만..^^

아무튼 이왕 하게 된 FTA, 좋은 결과가 있기만을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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