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거의 매일 들어오는 공론 싸이트로는 아크로가 유일한데 여기에서 에노텐님과 몇몇 분들의 글은 본글을 포함해서 댓글까지 대부분 챙겨보는 편입니다. 평소에 에노텐님 글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는데, 지난번의 에노텐님 글은 평소 답지 않게 사실관계 확인이 좀 많이 부실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몇 가지 사실관계를 확인해 보았습니다.

 

 

1. 직원들에게 준 것이 CB인지 여부?

 

에노텐님의 글 인용 "공시자료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안철수씨가 125명의 직원에게 준 주식 8만주는 자사주와 같은 신주발행이 아니라 CB형식일 가능성이 높네요. 성희롱연합의 강용석 의원이 그렇게 주장했습니다. 그 넘은 국회의원이니 공시의무 밖에 있는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었겠지요."

 

--- > 우선 먼저 문제가 되는 것은 CB가 아니라 BW로 보이고 발행금액은 25억원입니다.

 

"안철수연구소가 1999 10 12일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하여 안철수 대표이사가 인수"했습니다. "동사채를 인수한 안철수 대표이사는 2000 10 13일 신주인수권을 1,710원에 행사하여 1,461,988주를 취득하였습니다. 동주식수는 공모전 발행주식총수의 27.78%, 공모후 발행주식총수의 20.38%에 해당하는 주식수이며, 확정공모가 23,000원으로 환산할 경우 336.26억원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인용 : 안철수연구소 투자설명서, 2001.8.10 http://dart.fss.or.kr)

 

--- > 이때의 기준으로도 최소 300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이 있었군요.... BW의 행사가격은 발행시에는 5만원이었는데 행사시에는 기존의 무상증자등을 반영해서 1,710원으로 조정되었습니다. BW의 행사가격이 저가인지 아닌지는 관점에 따라서 달리 볼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호도협님이 링크한 기사에 따르면, 안철수는 BW의 신주인수권을 행사한 날과 같은 날인 2000 10 13일에 전직원들에게 자기가 가지고 있는 주식 중 8만주를 나눠줄 의사를 표명하고 200010 25일에 양도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공시자료와 기사가 맞다면, BW를 준 것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BW의 신주인수권을 행사해서 취득한 주식을 줬다.' 정도인 것 같습니다.

 

 

2. 주식을 준 것이 경영권 방어목적인지 아니면 순수하게 경제적 혜택을 준 것인지 여부?

 

에노텐님 글 인용 "안철수씨가 직원 125명에게 8만주의 주식에 해당하는 전환사채를 발행한 것도 이 범주에 속하는 경영행위입니다. 물론 당시 안철수연구소의 회사채 발행등급, 상장전망, 주가전망 등과 CB발행시의 전환가격을 비교해보면 직원들에게 이득을 주는 것이었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겠지만, 그와 무관하게 경영권 방어가 주된 목적임을 부인할 길은 없습니다. 순수하게 직원들에게 경제적 혜택을 주기 위한 목적이었다면 당연히 자기의 배당금을 줄여서 현금 특별 보너스를 주었어야지요."

 

안철수가 BW를 인수한 목적은 "동사채는 안철수대표이사의 지분율이 낮아 코스닥등록후 경영권 방어용으로 발행되었으며, 동사채의 발행으로 인하여 코스닥등록후 안철수 대표이사는 지분율을 39.9%를 유지하게 되었으며, 동사채를 발행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27.6% 수준입니다."

(인용 : 안철수연구소 투자설명서, 2001.8.10 http://dart.fss.or.kr)

 

안철수는 1999 10 12일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인수할 당시에 경영권방어 목적이 분명히 있었고, 또 이때 경영권방어 목적은 이미 달성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순수"한지 아닌지는 잘 모로겠지만, 2000 10 13일에 전직원에게 경제적 혜택을 준 것도 분명합니다. (평균 650, 주당 5만원이라고 보면 개인당 평균 3천만원 가량이군요..) 그런데 두 가지를 서로 섞어서 생각할 여지는 별로 없어 보입니다. (애초에 BW를 준 것이라면 에노텐님의 생각처럼 경영권 방어가 주 목적일 수 있다고 봅니다.)

 

 

3. 에버랜드의 CB와 유사한 사례인지 여부?

 

에노텐님 글 인용 "특정인에게 무상으로 경제적 이득을 부여하려 하는 경우입니다. 이재용의 에버랜드 CB가 대표적입니다. 안타깝게도 이런 일이 안철수연구소에서도 일어났군요. 자사의 회사에 경영자문을 해주었다는 이유로 주주가 아닌 특수관계인에게 낮은 전환가격의 전환사채라는 경제적 이득을 선물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다른 주주들과 이전에 안철수로부터 '주식을 나눠받은' 직원들이 보유한 주식가치는 그만큼 낮아졌고, 그만큼의 경제적 손실을 보게 되었습니다. 아래 링크를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주주민주주의를 위반한 행위가 '아름다운 보은'으로 포장되고 있습니다."

 

--- > 우선 '주주민주주의'라는 표현은 에노텐님이 whataday님에게 설명한 내용을 보면, 오히려 '소수주주 이익보호'라는 표현이 더 나아 보입니다.

 

에버랜드의 전환사채 건 (자세히 살펴본적이 없어서 잘 못 알고 있는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1) 에버랜드가 저가로 전환사채 발행을 결의 : 3자 배정은 아닌 것으로 생각되고 제3자 배정이 아니라면, 전환사채의 경우 구주주 우선배정권이 인정되므로 저가로 발행하는 행위 자체가 '소수주주의 이익'을 침해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항이 이사회와 주주총회 결의사항입니다.

 

(2) 구주주 몫으로 배정된 전환사채를 삼성전자등 주주회사가 인수 포기(실권) : 삼성전자등 에버랜드 주주회사들은 저가로 발행된 전환사채의 인수를 포기(실권, 이사회결의만으로, 주총결의 사항은 아닌 것으로 보임)함으로서 주주회사들인 삼성전자등은 손해를 보았습니다. 이러한 삼성전자등 에버랜드 주주회사들의 정당한 사유가 없는 인수 포기 의사결정(이사회결의)은 삼성전자등의 해당회사의 소수주주의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배임)에 해당합니다.(판결이 났나요?)

 

(3) 에버랜드 이사회는 삼성전자등 주주회사가 인수를 포기한 실권주를 이재용 남매에게 배정함으로서 최대주주가 되고 에버랜드는 차후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 위치가 됩니다.

 

(4) 마지막으로 이렇게 복잡하게 거래를 구성함으로서 경영권은 승계가 되었는데, 이에 합당하다고 생각되는 세금은 거의 내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안철수연구소의 전환사채 건

 

(1) 안철수연구소는 저가의 CB를 발행하면서 구주주들이 우선배정권을 전적으로 포기하고 제3(유승삼)에게 발행하는 이사회결의, 추총결의(했겠죠?)

 

(2) 세금을 내는 대상인지 아닌지, 대상이라면 냈는지 안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 에노텐님이 언급하신 것처럼 에버랜드나 안철수연구소가 전환사채를 통해서 "특정인에게 무상으로 경제적 이익을 부여"한 것은 맞지만, 제가 보기에 이것만을 가지고 전체적으로 에버랜드 전화사채에서 일어난 일이 안철수연구소의 전환사채에서도 일어났다고 보기에는 차이점이 더 커 보입니다.

 

그리고, '경영자문에 대한 보은'이 대주주인 안철수만의 생각이고 소수주주들이, 예를들어 주총결의 시에 반대의견을 주장하거나, 의사표시를 했었다면 이는 소수주주의 이익을 침해한 것이 맞다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