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열심히 안쳘수라는 양반에 대한 지식을 늘려가고 있는데, 그럴수록 '이 양반, 권력을 가져서는 안되는 사람이다'는 결론으로 굳어지는군요. 그냥 무료해진 삶의 돌파구로 정치라는 새로운 놀이거리를 찾아 나선 오타쿠스런 사람으로 밖에는 안보여요. 의사 벤처기업인 교수 정치인으로 열심히 변신해온 삶. 미친듯 집중하다가 어느날 문득 흥미가 없어지면 불쑥 털고 새로운 탐닉거리를 찾아나서는 사람 아닌가 싶은거죠. 정치인 안철수씨. 우리나라 국민들의 삶이 그런 오타쿠의 재밌는 놀이 대상이 되면 안되는거자나요.

최근 안철수가 청춘콘서트에서 했던 발언이랍니다.

“시대착오적이고 소모적인 이념논쟁으로 이익을 취하는 자들은 바로 벌레입니다. 사람을 어떻게 이분법으로 나눌 수 있을까요. 자신과 뜻이 다르다고 좌우로 나누는 자들은 사회악이나 다름없습니다. 대한민국 헌법을 믿는 사람들은 모두 같은 상식파일 수 있습니다. 헌법을 이야기해도 이념으로 몰아가는 벌레가 많습니다. 정의와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시대정신입니다. 벌레 같은 자들이 사라져야 상식과 원칙이 바로 설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 주위에 시대착오적인 이념 논쟁하는 벌레 같은 자들이 있나요? 그런 자들이 있으면 벌레 보듯이 쳐다보세요”

보시다시피 이 분의 지적 능력은 인터넷에 널린 딱 중2병 환자의 수준이에요. 사회적 현상에 대한 최소한의 성찰이나 고민도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는 겁니다. 

우선 이념이 뭘까요? 이 분은 '이념'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건지 알고나 있는걸까요? 생각을 할 줄 아는 모든 인간들은 사물과 현상속에 담긴 의미를 판단하기 위한 '가치관'이라는 것을 갖고 삽니다.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갖고 사는 가치관들중에서 공통되는 부분이 존재하면 그것을 따로 모아서 바로 이념이라고 부르는거구요. 따라서 누군가가 만약 '나는 이념이 없는 사람이야' 는 말을 한다면 그것은 본인에게 가치관이 없다는 뜻이고, 그 말은 생각하기를 멈춘 사람이라는 말 밖에 안되는거죠. 다원화된 현대 사회에서 모든 사람들의 이념이 같을 수 없고, 그러므로 이념이 다른 사람들끼리 논쟁을 하게 되는 것은 현대 사회를 구성하는 핵심적인 조건입니다. 이 정도는 요즘 고1짜리들도 논술 시험을 위해 줄줄 읊어대는 쌩 기본이에요. 

예를 들어 안철수씨는 같은 콘서트에서 이런 말을 하죠. 

첫째,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둘째,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을 해야 한다. 

안철수씨가 힘주어 말하고 있는 위 내용이 바로 본인의 가치관이자,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가치관들의 공통분모, 바로 이념인거죠. 그럼 이 내용에 반대되는 가치관이나 이념을 가진 사람을 안철수씨는 어떻게 대할까요? 가령 공정한 사회보다는 아직은 대기업 주도의 성장이 우선이다는 사람이 말 걸어온다면 어떻게 할까요? 맞네 틀리네 논쟁하겠죠? 그럼 그게 바로 이념 논쟁인거에요. 안철수씨는 지금 본인 스스로를 벌레같은 자라고 부르고 있다는 것도 모르고 있는겁니다. 안철수가 진행하는 청춘콘서트? 그거 본인 이념의 동조자를 규합하기 위한 선전 선동 행위이고 그게 바로 이념투쟁이라고 부르는거에요. 이념논쟁 이념투쟁이란게 뭐 따로 있는 건줄 아시는 모양.

그리고 이 분이 주워섬기는 상식이라는 말만 해도 그래요. 상식에는 여러 층위가 있습니다. 상식에는 시대가 바뀌어도 거의 변하지 않는 절대적 상식이 있고, 시시각각 상황따라 바뀌는 상대적이고 가변적인 상식이 있어요. 그 중에 절대적 상식이란건 얼마 되지 않고, 대부분 가변적 상식이 주를 이루죠. 예를 들어 조선왕조시대에는 '임금이 나라의 주인이다'가 상식이었어요. 여기에 반대되는 의견은 역적이 되어 목이 잘려야 했구요. 그러나 지금은 어떻습니까? 누군가 "임금을 세우자" 고 주장하면 상식없는 또라이죠? 불과 십년전만 해도 공공장소나 음식점에서 대놓고 흡연할 수 있었고 그게 상식이었어요. 지금은 어떻습니까?

이렇게 어제의 상식과 오늘의 상식이 다르고, 내일의 상식은 또 다를겁니다. 하다 못해 제가 아는 상식과 와이프의 상식이 서로 달라서 다투는게 바로 부부싸움입니다. 저는 밤 10시에 온 가족이 유익한 다큐를 시청하는게 상식이고, 와이프는 재미있는 드라마를 시청하는게 상식이지요. 상식과 비상식의 싸움? 상식이 몰상식을 이겼다? 안철수씨는 대체 무슨 생각을 갖고 사는 사람인지 모르겠습니다.

정의와 상식이 통하는 세상? 상식과 원칙이 바로 서야 한다? 어떤 것이 정의이고 어떤 것이 원칙이고 어떤 것이 상식인지 누가 무엇으로 판단할건데요? 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이념인겁니다. 그런데 이념의 존재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는 안철수씨는 대체 무슨 깡으로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요? 무식한 오타쿠 인증하는 거 밖에는 다른 생각이 안들어요. 

물론 안철수씨는 '헌법을 믿는' 이라는 말을 하지요. 그러나 모든 법의 작동은 법률 조항 자체의 작동이 아니라 해석된 법률의 작동인겁니다. 헌법은 해석에 따라 이렇게도 믿을 수 있고 저렇게도 믿을 수 있는거에요. 똑같이 헌법을 믿고 준수한다는 정치인들이 미쳤다고 여 야로 갈라져서 싸우고 있습니까? 한미 FTA를 어떻게 해야 한다 헌법에 나와있어요? 지금 이념 논쟁하는 사람들이, 각자 다른 서로의 원칙과 상식을 내세우며 다투는 사람들이 벌레라니 이 무슨 망발입니까? 안철수씨는 민주주의가 뭔지 중학생 수준의 인식과 지식도 없는 사람입니다.

딱 제가 보기에 안철수씨는 요즘 정치가 좀 땡기는 머리좋고 능력좋은 중2병 히키코모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에요. 예시한 짧은 문장속에서도 지적할게 산더미고 이건 당체 어디까지 이야기를 해야 하나 견적도 안나오는 수준입니다. 부디 기대를 접으시는게 정신건강에 좋아 보입니다. 오타쿠가 대들 곳이 따로 있지 어딜 함부로 날로 먹으려고 들이댄다는 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