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자료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안철수씨가 125명의 직원에게 준 주식 8만주는 자사주와 같은 신주발행이 아니라 CB형식일 가능성이 높네요. 성희롱연합의 강용석 의원이 그렇게 주장했습니다. 그 넘은 국회의원이니 공시의무 밖에 있는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었겠지요.


전환사채의 발행동기는 일반적으로 부도덕합니다.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전환사채보다는 일반 회사채 발행, 유상증자 등의 방법을 택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안철수연구소가 전환사채를 발행했다면 그 이유는 다음 세가지 중 하나입니다 (다른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참고로 안철수연구소는 지금까지 세번에 걸쳐 CB발행을 했습니다. 제가 아래에 링크한 기사에 의하면 첫번째 이유 그리고 세번째 이유입니다.


 

첫째, 대지주가 경영권을 방어할 목적으로 주주 이외의 관계인에게 발행하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창업주이고 현재 사장인 제 지분이 15%입니다. 그런데 다른 대주주 2인이 힘을 합쳐 주총에서 저로부터 경영권을 앗아가려 하고 있습니다. 이에 저는 정관을 고쳐서 종업원들을 대상으로 전환사채를 발행합니다. 이 전환사채가 나중에 주식으로 전환되면 기존 대주주들의 지분율은 줄어듭니다. 물론 사장인 저의 지분율도 15%에서 내려갑니다. 하지만 제게 우호적인 사원들은 이제 어엿하 주주가 되었고 경영권을 뺏으려는 다른 주주들에게 힘을 보태지 않을 것이므로 저는 지분 방어의 효과를 누리게 됩니다. 이른바 우호지분을 지니게 된 것입니다. 이는 지배주주의 권리를 이용하여 다른 대주주들의 권리를 침해한 셈입니다. 이른바 주주민주주의에 어긋나는 행동입니다. 그런 이유로 전환사채발행을 엄격하게 규제해야한다는 소리가 이전부터 있었습니다.

안철수씨가 직원 125명에게 8만주의 주식에 해당하는 전환사채를 발행한 것도 이 범주에 속하는 경영행위입니다. 물론 당시 안철수연구소의 회사채 발행등급, 상장전망, 주가전망 등과 CB발행시의 전환가격을 비교해보면 직원들에게 이득을 주는 것이었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겠지만, 그와 무관하게 경영권 방어가 주된 목적임을 부인할 길은 없습니다. 순수하게 직원들에게 경제적 혜택을 주기 위한 목적이었다면 당연히 자기의 배당금을 줄여서 현금 특별 보너스를 주었어야지요.

 

둘째, 정상적인 자금조달이 어려울때 주식획득기회라는 옵션을 미끼로 원활하게 채권을 소화하려는 경우입니다. 안철수연구소의 CB발행은 이것과는 거리가 멀어보입니다. 사업아이템, 당시의 벤쳐투자상황 등을 고려하면 안철수연구소가 돈을 빌리기 어려웠다고 생각하기는 어렵습니다.

세째, 특정인에게 무상으로 경제적 이득을 부여하려 하는 경우입니다. 이재용의 에버랜드 CB가 대표적입니다. 안타깝게도 이런 일이 안철수연구소에서도 일어났군요. 자사의 회사에 경영자문을 해주었다는 이유로 주주가 아닌 특수관계인에게 낮은 전환가격의 전환사채라는 경제적 이득을 선물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다른 주주들과 이전에 안철수로부터 '주식을 나눠받은' 직원들이 보유한 주식가치는 그만큼 낮아졌고, 그만큼의 경제적 손실을 보게 되었습니다. 아래 링크를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주주민주주의를 위반한 행위가 '아름다운 보은'으로 포장되고 있습니다.
(http://news.inews24.com/php/news_view.php?g_menu=022600&g_serial=45122)



 

사실 이런 일은 우리나라 기업들에 있어서 비일비재합니다. 한성대 김상조 교수 등이 주주민주주의를 부르짖는 이유도 이런 불공정함을 시정하기 위해서입니다. 공정사회를 표방하는 안철수씨가 이런 일을 했다는 점이 씁쓸합니다만... 그렇게 나쁜 일은 아닙니다. 그렇게까지 나쁜 일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