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출처는 모르겠지만, 안철수가 노조에 대해 발언한 내용이 문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안철수의 노조 관련 발언이나 노조관이 그의 경영이나 정치적 행보, 선거 등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봅니다.

발언의 맥락은 잘 모르겠지만 발언의 톤이나 그동안 안철수가 보여온 행보로 봤을 때 특별히 의미 부여를 한 발언 같지는 않습니다.

안철수연구소에 노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내용 같은데, 이게 삼성그룹의 무노조 경영 같은 소신 차원도 아니고 그냥 현재의 상황에 대한 진단이랄까 그런 내용이라고 봅니다. 물론 안철수는 안랩의 경영과 무관하게 평소에도 노조에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향후 정치적 행보에 별 변수가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회사 안에서 라인을 만드는 사람은 자른다는 얘기도 있던데, 이건 안철수 나무랄 수 없는 내용입니다. 아니, 오히려 잘한다고 칭찬해야 할 내용이죠.

조직의 공식적인 라인과 별개의 라인 만드는 친구들, 골치 아픕니다. 이거 100% 조직의 힘을 분산시키고, 의사결정 구조를 훼손하며, 조직의 정체성이나 지향점을 무너뜨립니다. 이런 놈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잘라내야 합니다. 무능한 놈들이 저런 걸 만들면 시끄럽고, 나름 똑똑한 놈들이 만들면 장기적인 암종이 되죠.

문제는 저걸 없애는 방법이 참 애매하다는 거에요. 회사 내에서 공식화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런 문제를 드러내는 것 자체가 구성원들에게 주는 심리적 영향력이 적지 않은 데다가, 조직의 공식적인 결정으로 해결하려 들어도 엄청 시끄럽기만 하고 정작 행위에 걸맞는 응징을 하기도 어려워요.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대표이사가 책임지고 문제 있는 놈들 잘라내는 겁니다. 대표이사란 게 원래 이런 걸 하라고 있는 거에요. 욕먹는 짓도 서슴없이, 책임지고 하라고 막강한 권한과 높은 연봉을 주는 겁니다. 저런 문제를 뭉기적거리면서 결정 책임을 징계위원회나 다른 쪽에 넘기는 사람은 대표이사 자격이 없죠.

회사 내 라인은 노조 문제와도 별개입니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과거 전두환 시절까지 막강한 영향력을 끼쳤던 군부 내 사조직, 하나회 같은 거라고 봐야죠. 제아무리 군부 내 엘리트들을 모아놨다 해도 저런 걸 시도하거나 참여하는 놈들은 얄짤없이 잘라내야 하는 겁니다.

저는 안철수를 전혀 지지하지 않지만, 지금 안철수 욕하는 부분은 좀 핀트가 잘못되지 않았나 싶어서 하는 얘기입니다.

이런 얘기 하면 욕 바가지로 먹겠지만, 저는 노조에 대한 좌파/진보 진영의 시각도 좀 바뀌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지금 상황에서 과연 노조가 '절대적'으로 존재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조직 형태일까요? 노조운동(흔히 말하는 어용노조 말고 원칙적인 의미에서의 노조운동)이 과연 100% 진보의 가치를 담보하는 방식일까요?

얘기가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더 이상 들어가기는 뭐합니다만, 저는 요즘(사실은 예전부터) 좀 회의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