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와 관련하여 논란의 핵심으로 떠오른 ISD(투자자 국가 제소권)에 대한 여러 회원들의 좋은 글을 보고 한마디 첨가합니다. 저는 처음부터(노대통령시절을 말함) ISD가 상당히 위험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었습니다. 다행이 제가 걱정하던 문제들은 이미 여러 번 거론되어 여러 회원 들이 그 내용을 알고 있다고 보기에 반복하지는 않겠습니다. 이 글은 아래 길벗 님의 글에 대한 댓글에 해당합니다. 특히 이름없는전사 님 의견에 대체로 동의하며 길벗 님이 제기한 의문점에 대한 답변입니다.

  국가의 횡포에 맞서 투자자를 보호하려면 ISD라는 것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거꾸로 투자자가악용할 소지가 있습니다. 이 경우 배상책임자가 국가입니다. 국가는 도망갈 수도 없고 파산하기 전에는 모두 배상해야 하는 데 부담은 국민이 지는 겁니다. 개인 간의 재산다툼에 국가가 덤터기쓸 수가 있다는 말입니다. 심지어는 짜고 치는 고스톱도 가능합니다. ISD가 아니어도 이미 이런 경우가 있습니다. 용인경전철의 예를 봅시다. 국제중재법원이 이미 용인시에 5천여억을 배상하라고 판결내린바 있습니다. 물론 용인시의 잘못이 크지만 잘못한 시장, 공무원, 수요예측기관 등이 배상하는 것이 아니라 용인시민이 물어냅니다. 만약 용인시의 배상책임이 없고 업자가 알아서 투자하고 이익 내는 구조라면 이런 무리한 투자를 할 리가 없지요. 투자 파트너가 파산하면 돈 받을 길이 없으니 아무도 나서지 않을 겁니다. 증명하기는 어렵지만 짜고친 고스톱이라는 데에 만원 겁니다. 설령 전임 용인시장이 모든 죄를 고백해도 시민의 돈으로 물어주어야 하는 사실에는 변함없을 겁니다. 이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입니다. 국가(지자체)가 승인한 투자도 이런 일이 생기는 데 FTA로 투자가 자유롭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불허입니다. 심지어 개인 간의 투자로 생긴 분쟁도 국가가 배상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체코의 예를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30060927182119&section=02
보면 이런 폐해가 기우가 아니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링크한 홍기빈의 글은
위키피디아의 내용과 http://en.wikipedia.org/wiki/CME/Lauder_v._Czech_Republic
거의 같은 데 나름 요약하면 핵심은 이렇습니다
.

  블라디미르 젤레즈니(Vladimir Zelezny)라는 체코인이 '중유럽 미디어(Central European Media Enterprise: CME)'라는 회사를 설립한 미국인 로널드 라우더(Ronald Lauder)를 상대로 방송사운영을 둘러싸고 일종의 배신 내지는 배임과 같은 일을 벌였는데 그 피해 보상을 체코정부가 무려 35천만불이나 했다. 더군다나 소송을 세 곳에서 벌여서 2곳에서는 체코정부가 이기고 한 곳에서 패했는데도 전액 배상해야했다. 체코정부의 죄는 대략 감독소홀정도다.

  지금은 거의 사라진 제도지만 예전에는 회사에 입사하려면 보증인이 필요한 적이 있었습니다. 사원이 잘못하여 회사에 피해가 생기면 보증인이 대신 물어주는 제도지요. 나름 필요한 면도 있는 제도였고 부작용도 있었는 데 아무튼 그 피해는 보증인에 국한되었지요. 따라서 회사의 피해를 전액 보상받기가 어렵고 회사도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경우를 피하려는 노력을 합니다. 만약 국가가 보증인이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BIT에서의 ISDFTA에서의 ISD는 위의 보증제도에 빗대어 보면 이렇습니다.

갑돌이가 회사에서 이러저러한 직책에 있는 동안 발생한 피해는 보상하겠다는 것이 BIT에서의 ISD입니다. 당근 갑돌이의 직책이 회계책임인 경우는 피합니다.

갑돌이가 회사에서 이러저러한 직책에 있지 않는 한 발생한 피해는 보상하겠다” FTA에서의 ISD입니다. 당근 갑돌이의 직책이 회계책임인 경우는 포함됩니다 비슷해 보이지만 다릅니다. 돈을 다루는 부서가 아니어도 미처 알지 못한 곳(또는 신설된 부서)에서 사고치면 배상해야 합니다. 그 배상이 무한책임이라면 짜고치는 고스톱이 가능합니다.

  모든 제도와 법에는 허점이 있고 악용도 가능한데 잘못될 경우만 자꾸 걱정하면 할 수 있는 게 뭐냐? 라고 반문하신다면 이렇게 답하렵니다. 소위 선진국은 법과 제도가 비교적 잘 정비되어 앞에 든 예와 같은 일이 일어나기 어렵습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아닙니다. 허점이 곳곳에 있습니다. 우리 눈에는 잘 안보이지만 외국인의 눈에는 특히 전문 변호사의 눈에는 잘 보입니다. 물론 FTA를 기회로 우리도 제도를 정비하면 되지 않느냐 하겠지만 제 판단에 따르면 제도가 정비될 쯤 우리는 다른 말을 국어로 쓰고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