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정치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월가를 점령하라]는 전례 없는 독특한 시위가 시작됐고 국내에서는 비정치인들의 정치적 지지율이 비상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대중들은 이제 더 이상 수동적 구경꾼이 되기를 거부한다. 정치를 더 이상 사익만을 추구하는 소수의 부패한 반동적 직업 정치인들에게 맡기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오래전부터 기능을 상실한 전래의 대의정치제도에서 비롯된다. 의회에는 대중을 대변하는 대표자가 없다. 의원들과 대중사이에 소통이 안 되고 대중의 의사가 정치에 반영되지 않는다. 대중을 진정으로 대변하는 사람들은 선거제도의 장벽 때문에 정계에 입문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IT의 발전으로 대중의 직접민주주의가 가능해졌다. 대중들은 인터넷으로, 모바일 통신으로, 또는 현장 참여로 정치에 손수 참여하고 있다. 몇 년에 한 번씩 하는, 최악과 차악 중에서 선택해야하는 투표권 행사로는 1%를 위해 돌아가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SNS, 희망버스, ㅇㅇ콘서트, 나는 꼼수다 등등이 관심을 받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거리의 제한과 인구의 증가로 대의민주주의가 나타났지만 이제는 기술의 발달로 직접민주정치가 부활할 시점에 이르렀다. 이제는 직업정치인들에게서 권력을 상당부분 회수할 때가 된 것이다. 법안도 대중이 발의하고 정책도 인터넷이나 모바일 투표로 결정하고, 의회나 행정부는 기술적 업무만 처리하게 될 것이다. 대통령이 임명하던 장관이나, 법관, 검사들도 선거로 뽑을 것이다. 인터넷과 모바일 시대의 도래로 그만큼 정보의 공유가 쉬워졌고 투표가 값싸고 간편해졌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대외적 국가의 대표, 행정의 조정자, 비상시를 위한 해결사로서의 역할만 주어질 것이다. 


'자본주의 對 사회주의'라는 냉전시대의 산물인 '진보 對 보수'라는 이데올로기도 폐기되는 추세다. 계급문제만 빼면 사회주의도 인류의 당면 문제를 해결해줄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요즘 국내에서 회자되고 있는 복지문제는 제로섬 게임내의 한 선택에 불과한, 제도의 합리성이라는 큰 이슈에 포함되는 부차적인 이슈에 지나지 않는다. 그보다 더 시급한 근본적 문제로 정의, 합리성, 환경, 조화, 인간다운 삶, 지속가능성 등이 더 중요한 키워드로 떠오른다.


이런 흐름에 따라 앞으로 의회정치, 정당정치, 직업정치인군의 축소가 불가피하다. 당연히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새로운 흐름을 저지하려는 기존 정치인들의 저항이 존재하겠지만 누구든 대중의 의지와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