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사실이 있다. 지금 민주당이야 말로 구열린당과 구민주당이 합친, 사실상의 대통합정당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민주당의 전신이 통합민주당, 그리고 대통합민주신당이기도 했다.

그러므로 민주당 바깥의 친노들이 내세우는 통합이란, 사실은 "호남색 빼기"의 다른 말에 지나지 않는다. 현재 중도 개혁 진영에서 더이상의 통합은 존재할수가 없다. 민주당 바깥의 친노들과 현재 민주당의 통합이란 통합이 아닌 헤게모니 다툼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통합에 원칙적으로 찬성한다. 단, 그 통합이란 진보좌파 세력과의 통합이어야 한다. 그리고 이때의 통합이란 87년 이후 형성된 중도 진영과 진보 진영간의 이념적 균열을 극복하는, 시대적 과제의 해결을 뜻한다.

그러므로 민주당은 친노 진영이 아니라 민주노동당과의 연대, 합당에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이것은 두가지 효과가 있다. 첫째, 민주당이 통합의 주도권을 쥘수 있다. 둘째, 통합 논의를 이념과 정책의 장으로 끌어낼수 있다. 둘째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는 통합 논의가 정치공학이 아닌, 선거 승리 이후를 준비하는 작업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선거 승리만을 생각하는 통합 논의는 승리 이후에 대해 무력하다.

그럼 어떤 방향의 통합이어야 하는가?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모두 일정한 양보와 자기반성이 요구된다. 민주당은 지난 10년, 특히 노무현 정부에 대한 자기반성이 있어야 하고, 민주노동당은 좌파적 경도를 반성해야 한다. 민주노동당은 중도세력과 활발히 연대했던 유럽 사민당의 사례에서 배울필요가 있다. 이념보다 계급을 우선시 한다면 민주당과 함께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리고 민주당은 실용주의적 테크노크라티즘을 탈피하기 위한 당 정체성의 쇄신에 나설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보적 계급세력(대표적으로 노조)와의 활발한 연대 구축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