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씨 인터뷰가 실렸군요. 제가 동의하는 부분 (거의 다지만) 몇 부분만 발췌합니다. (전체 발췌는 저작권 위반일터이므로)

http://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30111028155655&section=01&t1=n


프레시안 : 박원순 시장이 시민후보로 나와 선거에 이겼다. 새로운 정치세력 등장의 신호탄인가?

김종인
: 기존 양당 구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게 됐다. 이미 지난 3일 박 시장이 야권단일후보로 선출됨과 동시에 기존 정당 체제에 큰 경종을 울렸다. 민주당의 존재기반을 흔들지 않았나. 대세가 기존 정치질서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이 표출되는 쪽으로 흐르고 있었고, 누구나 예측 가능했다. ..  (중략) ...
지금 사람들은 불공정하고 비민주적이고 사회적인 불안이 커지는 것을 가장 싫어한다. 이들은 복지 환경의 지나친 격차를 참지 못한다. 이런 사람들은 정부의 홍보나 통제, 매수로 변하지 않는다.

제대로 사람들을 읽지 못하니 기존 정당이 아무런 방안을 내놓지 못했다. 안철수 열풍이 왜 일어났나? 그가 하는 '청춘콘서트'를 보면 특별히 어떤 해결방안을 내놓지도 않는다. 그리고 콘서트를 보는 20대, 30대 청중들도 그에게 해결책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다만 자신의 생각과 똑같은 얘기를 하는 사람을 만나니 공감하고 박수치는 거다.

(중략)

프레시안 : 박 시장의 서울시정을 전망했으면 한다. 시민들의 요구를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종인 : 박 시장이 옛날 시민운동을 할 때와 서울시의 조직 문화가 다르다는 점을 빨리 인식해야 한다. 시장은 시의회를 상대로 정치를 해야 하는 존재다. 시 조직을 어떻게 조화롭게 끌고 갈 수 있을지도 고민해야 한다. 이는 전적으로 시장의 역량에 달렸다.

박 시장이 이제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된 셈이다. 만약 박원순이 성공하지 못하면 야권의 희망이 사라지게 된다. 박 시장이 그대로 무소속으로 갈지, 민주당과 같이 갈지는 모르겠지만, 박 시장의 새로운 시정은 내년 총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중략)

프레시안 : 박 시장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김종인 :  (중략) ... 서울시 내부의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실패를 제대로 파악해서 사회적으로 안정을 추구했으면 한다. 유람선에 불 켜고 하는 등의 일을 과감하게 재조정하고, 그렇게 확보한 예산으로 무상급식에 돌려쓰거나 사회복지 강화하면 좋겠다. 지나치게 자기 과시적인 짓만 안 했으면 좋겠다

(중략)

프레시안 : 야권도 이제 혁신과 통합의 구심점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김종인 : 야권은 워낙 갈라져 있어서 합쳐지긴 쉽지 않을 것이다. 일단 안철수 바람으로 쓸데없이 폼만 잡던 사람들은 다 날아간 것 같다. 그런데 이번 바람에도 가장 덜 흔들린 사람이 박근혜 전 대표다.

(중략)

프레시안 : 안 교수의 영향력 있는 멘토로 알려졌다.

김종인 : 영향력은 무슨 영향력. 내가 보기에 그는 개인 플레이하는 사람인 것 같은데? 안 교수도 지금 바람이 상당히 들어가 있는 상황 같다. '청춘콘서트'를 하고 다니는 것 자체가 정치행위로 읽힌다. 어떤 목적이 없이 그런 일정을 소화하진 않을 것 아닌가. 그러면 분명한 태도를 취해야지. 이런 상태로만 가는 게 자신의 인기 극대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애매한 태도가 유리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본다.

이번 보궐선거를 계기로 고민을 많이 하지 않을까 싶다. 자신이 알아서 할 일이겠지만, 만일 정치 할 의사가 있다면 내년 총선 때 어떤 형태로든 참여하지 않고서는 정치적 기류를 지속적으로 타기 쉽지 않을 것이다.

정치권에 입문한다면, 태도를 봐서 한나라당은 아닐 것 같고 야권 주자가 되려 할 것 같다. 다만 현재는 서울대라는 안전판을 끼고 있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겠지.

프레시안 : 안 교수 입장에선 현 상태를 계속 유지하며 정치권 입문 시기를 더 늦추는 게 유리하지 않을까?

김종인 : 꼭 그렇지만도 않다. 정치라는 건 열정적으로 자신의 신념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기회주의적인 자세는 지도자로서의 덕목이 없다는 것으로 읽힐 수 있다

(중략)

프레시안 : 김 수석께서 박 전 대표 측에도 도움을 준다는 얘기도 들었다.

김종인 : 내가 한나라당 당원도 아닌데 무슨 도움인가. 더군다나 나는 액티브한 정치 생활에서 떠난 자유인이다. 다만 다음에 우리나라를 이끌 대통령감으로 적절한지 아닌지 생각하긴 한다. 그런데 요새 사람들이 어디 남의 말을 듣나. 알아서 잘 나가는데.

지금 가장 중요한 건, 21세기 우리 사회가 당면한 진짜 도전이 무엇이냐를 인식하고 있는 지도자를 찾는 것이다. 대통령 당선된다고 다가 아니다. 결과를 잘 내야 하는데, 지금까지 우리나라 대통령들 중 국민들이 마음속에서 우러나서 존경하는 사람이 누가 있나.

(중략)

김종인 : 박 시장의 말대로 시민의 힘이 권력을 쥐었다. 하지만 정치란 쌓아둔 힘없이 자리만 차지한다고 성공하는 게 아니다. 국회를 거쳐 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엄청난 차이가 난다. '어느 날 갑자기'는 없다. 케네디도 엄청난 노력을 거쳐서야 대통령에 당선됐다.

프레시안 : 박 시장, 안 교수 등이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들려고 하는데, 이게 힘을 축적하는 과정 아니겠나?

김종인 : 그 사람들은 정당을 배제하려는 사고를 갖고 있는 것 같다. 독불장군 같은데, 그런 사람들은 정치하기 힘들다. 국회의원이 어떤 존재인지, 뭘 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국가의 지도자가 될 수 있겠나.

CEO야 자기가 싫으면 다 자르면 되지만, 정치는 그렇게 할 수 없다. 싫은 사람도 전부 껴안고 가야지, 그걸 못 하면 실패한다. 같은 이유로 나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의 최대 실책도 여의도 정치를 멀리한 것으로 본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을 무시하고 뭘 할 수 있나?

프레시안 : 대중의 열망을 얻는 데는 성공적이지만, 구체적 실행 능력에 불안한 측면이 있다고 보는 것 같다.

김종인 : 그런 자세로는 제대로 일을 할 수 없다. 그런 사람이 지도자가 되면 권위적 스타일로 가게 된다. 그러면 균열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프레시안 : 박 시장 이전에도 대안들이 많이 거론됐다. 문국현 전 대표는 기업 CEO 출신이었고,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도 차기 인물로 한 때 거론됐었다. 그러나 모두 실패했다.

김종인 : 허명에 날뛰는 사람들이 많잖나. 실제 그 자리에 갖다 놓으면 모르겠지만, 허명으로만 정치를 보면 나중에 후회하게 된다. 그 사람들이 다 그렇게 된 것 아닌가. 총리 하면 뭘 하나? 우리나라 역대 총리 중 기억에 남는 사람이 어디 있나?

프레시안 : 이번 박 시장의 당선을 좀 다르게 보는 이유는?

김종인 : 상황이 그렇게 된 것이지, 자기 혼자 나와서는 성공할 수 없었다. 다만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해서는 이런 과정을 거쳐가는 게 괜찮지 않나 생각한다. 하여튼 우리의 정당이 본질적으로 변해야만 하니까.

이런 회오리바람(박 시장의 당선)을 만나서 기존 정당이 정당다운 정당으로 변모하길 바란다. 이번에 시민이 선거를 통해 강제적으로 정당들 정신 차리게 했으니 한국 정치사에 괜찮은 선례로 남을 것 같다.

프레시안 : 혹시 지금 거론되는 대권주자들이 도움을 요청하면 멘토로서 역할을 할 의향이 있나?

김종인 : 모르겠다. 다들 너무 잘나서.

프레시안 : 개인적으로 만나본 사람들은 많나?

김종인 : 김두관은 두어번 봤고, 문재인은 본 적 없다. 나는 문재인 같은 사람은 대통령감이 아니라고 본다. 정치경험이 너무 없다. 인품 좋고 깨끗한 게 좋지만, 대통령이란 자리는 그런 자격만이 전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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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별로 커멘트할게 없습니다. 워낙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많이 해 주셔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