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다 별로 자신있는 얘기들 아니지만 걍 잡다하게 늘어놔 봅니다.

소셜의 영향력은 언론에서도 엄청 주목하고 있는데요,
소셜을 트위터 페이스북에 한정해서 지칭하면(이게 보편적 시각이죠?)
저는 트위터 첨 할 때부터, 트위터가 여론을 만든다기보다, 여론의 결과를 트위터가 반영할 뿐이라고 느꼈기 때문에
그 영향력이 그렇게 높다고 생각되지가 않아요.

여기서도 종종 예를 드는 인터넷 커뮤니티들(야구, 영화, 사진, 요리 등)와 비교해봐도, 
소셜은 큰 차이점을 가지니까요.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정치에 관심없는 사람들도 꽤 오게 되어 있죠. 
야구든 사진이든 명확한 주제와 정보가 있으니까요. 
또 그런 공통점을 가진 사람들끼리의 잡다한 수다도 매력적이고요.
그런데 요즘 웬만한 대형 게시판은 반한나라파가 장악한 편이니
평소 정치 전혀 관심없던 사람이나 부동층도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정말 정치는 관심 절대 쓰기 싫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하다못해 제목이라도 보이니깐 대충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알 수 있죠.

그런데 소셜은, 자기가 취사선택해서 '구독'하는 체계라서, 그렇게 영향을 받기가 쉽지 않다고 봐요.
트윗이라면 팔로잉이 대충 세 부류일 겁니다. 
1. 자기가 찾아가서 팔로한 유명인 / 2. 원래 아는 친구와 지인 / 3. 초면이지만 걍 팔로어 늘이려고 무작위 맞팔한 사람 

1번은 당연 끼리끼리 모이게 되어 있고요(반대파를 감시나 반박하려고 일부러 팔로한 건 예외), 
3번도 주로 유명인을 같이 팔로우한 인연(?)으로 맺어지기 때문에 역시 끼리끼리되기 쉽죠.
2번은 변수가 많지만, 이 역시 아무래도 끼리끼리 법칙을 완전히 벗어나기는 쉽지 않죠.

그러니 타임라인에는 자연히 자기 정치성향에 맞는 이야기들이 주로 뜨기 마련일 거라는 거죠.
트위터의 대세이자 제일 시끄러운 반한나라파는 그들대로, 한나라파는 또 그들대로, 
부동층은 부동층대로, 정치 무관심파는 무관심파대로... 

그러니 트윗에 박원순 지지-나경원 비토가 많아서 선거에 반영되었다기보다는
사람들의 그런 여론이 트윗에 반영되어 표출된 쪽에 가깝다는 생각이예요.

물론 100% 아무 영향도 못끼쳤다는 건 아니고요. 
그 영향력의 크기가 과연 지금 호들갑떠는 만큼일까 하는 거죠.

소셜이 반한나라 경향으로 뒤덮인 것도,
기본적으로는 젊은층과 개혁층이 상대적으로 새로운 매체와 트렌드를 잘 쫓아가는 특성때문에 이뤄진 거라고 생각하고요.

차라리 나꼼수가 더 큰 영향을 끼쳤으리라 봅니다.
거긴 어쨌거나 팩트와 스토리텔링이 담긴 컨텐츠가 있으니까요.
정봉주가 문성근에게 "형 이젠 우리가 연예인이예요" 하고 으시댔다는데, '연예인' 소리가 과언도 아니죠 뭐.



소셜을 회의하는 이유가 또 있는데, 
서울은 야권이 이겼지만 양천구는 졌다는 사실이예요.

양천구 사정은 모르겠지만, 혹 인물에서 민주당 후보(전 구청장 부인인가요?)가 심히 딸렸나요??
그런 건 아니라고 전제한다면....

다른 지역도 기존 투표 성향에서 크게 어긋난 부분이 없는 걸로 보아, 이번 선거는 일단 '정권심판'은 아니라고 봐요.
집권후반기이니 '정권 견제' 정도는 들어있지만, 심판 수준은 아닌 거죠.

그런데 오로지 서울시장 선거만 정권심판 수준의 결과가 나버린 거예요.
헌데도 왜 양천구청장 선거엔 이게 반영이 안 되었을까요?
왜 똑같은 사람이 시장은 소셜대로 투표하면서 구청장은 반대로 찍었을까요?

이건 지금 널리 얘기하듯이 기존정당 거부 분위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그렇더라도 굳이 민주당이 져야 할 이유는 없죠.
또 소셜이든 어디든, 박원순을 외치는 사람들이 기존 정당 말살을 목표로 내세운 것도 아니잖아요?
어쨌든 한나라당을 떨어뜨리자는 기세였지.



그런데,
박원순은 강남 지지도 많이 받았다고 했죠?
양천구도 그렇더군요. 상대적 고소득인 목동도 신정-신월동과 마찬가지로 박원순을 많이 지지했어요.
득표 차이도 별로 안 나요. 모든 동네에서 아주 엇비슷한 수준으로 박원순을 밀어줬어요.

그러나, 양천구청장은 딱 익숙한 스타일대로 목동은 한나라를, 신월 신정은 민주당을 지지했더라고요.
이걸 보면, 서울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야권에 줄 수 있는 표보다 더 많은 표를 박원순에게 몰아줬다고 볼 수 있는 거죠.


하지만..... 분명 공표된 마지막 여론조사는 경합이었고 그나마 박원순은 하향 추세였는데
게다가 출구조사에서 보듯이 오히려 개혁층이 여론조사에 적극 임하는 경향이라서
조사보다 박원순 득표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컸는데
여론조사 금지 이후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네거티브 피로? 피부과? 남편판사? 물론 그런 것도 영향을 끼쳤겠죠.
그치만 이런 것도, 소셜의 열풍도, 발벗고 나선 민주당의 도움도, 
박원순의 승리까지는 설명할 수 있지만, 갑작스런 7% 차이의 낙승은 설명하기 어렵지 않나 해요.

이건 부동층도 부동층이지만, 결국 강남이나 보수층이 대거 합류했기 때문에 가능해진 수치인데요.(양천구를 보면 더더욱)

헌데 보수층이 나경원에게 대단히 실망해서 그런 거 같지는 않아요. 
그렇다면 차라리 투표율이 떨어졌을 텐데 그것도 아니니까요.
그렇다고 박원순의 정책이 맘에 들어서는 만무하지 않겠어요?
또 정책이든 인물 검증이든 네거티브든 하도 복잡다양해서, 제대로 파악들이나 했겠어요?

그러나 이것만은 다들 알고 있었을 겝니다.
박원순이 떨어지면 안철수의 정치 앞날도 불투명해진다는 거.
나경원이 떨어지면 박근혜가 타격받는다는 거.

그런데 보수층이 박원순을 대거 선택했다?
이건 막판 안철수 등장으로 안철수를 구하자는 '각성'이 일어나서
대거 투표장으로 몰려와 박원순을 찍어준 게 아닐까 하는 거죠.
그에 비하면 박근혜를 구해야겠다는 절박감 따윈 없었고.....

그렇습니다요. 저는 결국 "이게 다 안철수 때문이다" 하고 결론을 내리고 있는 거예요. ㅋㅋㅋ
사람들이 그만큼 안철수를 학수고대하고 있다는 소리예요. ㅋㅋㅋㅋ
이거 뭐 하나마나한 소리인지 아님 얼토당토않은 소리인지, 저도 모르겠네요. ㅋㅋㅋㅋ


그러고보면 안철수는 보수층에 참 매력적인 상품(?)이예요.
기득권자라는 안정감에, 나름 약자들을 돌보는 호혜정신까지 갖췄으니 참으로 그럴듯하고
한나라당은 잘못한다면서 주야장천 외치는 건 또 '화합'이니, 신선하면서도 안정적이라 좋고
안보는 보수적이라고 하는데다 데모 한 번 안 하고 착실히 공부만 한 사람이니 빨갱이 냄새 안 나서 좋고

개혁층에도 매력적이겠지만요.
무엇보다 경영자 출신에다 중소기업 청년실업 항상 이야기하니, 
바오밥님이 지적한 일자리 창출 만큼은, 안철수가 싹 해결해줄 수도 있을 것 같아 든든하겠죠.... 

아아 대단하다 안철수 -_- 
이만 잡스럽고 길기만 한 글 줄여요. -_-;;;